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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묵상

약함을 즐겨라 (아씨시의 프란치스코)

하지만 우리는 우리의 약함들을 매우 기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거룩한 십자가를 매일 지고 가는 것을 대단히 즐길 수 있습니다.


- 아씨시의 프란치스코 (Francis of Assisi, 1182-1226),

"권고들(Admonitions)" V. 8.



나는 최근 몇 년동안 삶을 '즐겨라(enjoy)'는 권면을 자주 들었다. 그렇다면 나는, 그리고 우리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즐겨야 할까? 아씨시의 성자 프란치스코는 우리가 남들보다 아름다운 외모를 갖고 있거나, 부유하거나, 귀신을 쫓아내는 것과 같은 기적을 행한다고 해서 그것을 기뻐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이러한 것들은 오히려 우리에게 장애물들이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이것들은 모두 우리에게 속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신 프란치스코는 우리가 즐길 수 있는 것은 "우리의 약함들"과 우리가 매일 지는 "십자가"라고 가르친다.


"약함"과 "십자가"! 이것들 때문에 우울해지고 삶이 버거워지는데, 오히려 이 무거운 짐들을 즐기라니……! 


만약 우리 삶의 목적이 자신의 욕심을 채우며 편하게 사는 것이라면, 이것들을 결코 즐길 수가 없다. 그러나 만약 우리 삶의 목적이 주님을 닮고, 매일의 삶 속에서 그분과 일치를 이루어 가는 것이라면 "약함"과 "십자가"를 즐거워 할 수 있다. 주님께서 친히 세상의 모든 약함을 지시고, 십자가에 오르셨기 때문이다 (마8:17). 사순절이 깊어 가는 오늘, 나의 약함과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주님을 발견할 수 있다면, 그리고 주님의 약함과 십자가에 내가 동참할 수 있다면, 벌거벗겨진 나의 약함과 내게 주어진 매일의 십자가를 즐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 바람연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