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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묵상

평온과 사랑: 기도 생활의 꽃과 열매 (에바그리우스)

수도자는 모든 사람으로부터 떠나 있는 사람이며, 동시에 모든 사람과 함께 있는 사람이다.

-폰투스의 에바그리우스(Evagrius Ponticus: 344-399), 《기도론》, 124.

image from evagriusponticus.net

기도하기 위해서는 세상으로부터 물러나 홀로 있을 줄 알아야 한다. 이런 기도 생활이 깊어지면, 기도자는 욕망과 정념에 흔들리지 않는 평온(apatheia)에 이르게 된다. 에바그리우스는 이러한 평온에서 참된 사랑이 시작된다고 가르친다. 그리고 이러한 사랑은 기도자로 하여금 모든 사람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게 하며, 그가 모든 사람과 함께 있음을 깨닫게 한다(《기도론》, 125). 그러므로 욕망과 정념에서 벗어난 기도자는 아파하는 사람과 함께 아파하고, 슬퍼하는 사람과 함께 눈물 흘리는 사람이 되며(12;15), “세상에 얽매여 있는 사람들보다 더 효과적으로그런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된다(A. 라우스, 《서양 신비 사상의 기원》, 169). / 남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