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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묵상

하나님께 전달되는 목소리 (닛사의 그레고리)

만약 지도자가 하나님과 대화 할 수 없는 자라면 백성들은 하나님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 그러나 지도자의 위치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외모에만 관심을 두지 하나님을 볼 수 있는 은밀한 부분들에 대해서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는다. ……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용기를 내도록 권유하는 동시에, 하나님을 향해 울부짖고 있었던 것이다. 하나님께 전달되는 목소리는 단순한 외침이 아니라 순수한 양심에서 우러나오는 묵상을 통해서 나온다.

 -닛사의 그레고리우스 (St. Gregorius Nyssenus, 335-395), 고진옥 옮김, 《모세의 생애》, (은성출판사, 2003), 111.


설교를 위해 강단에 올라가기 전 습관마다 행하는 일이 있다. 거울을 바라보는 것이다. 넥타이는 잘 매어져 있는지, 머리는 잘 빗기어져 있는지, 강대상에서 성도님들을 만나기 전에 마지막 점검을 하는 것이다그리고 그 날의 본문에 맞추어서 설교를 한다. 때로는 목소리를 높여 소리치기도 한다. 기도하라고, 말씀 좀 읽으라고…. 마치 어렸을 적 어머님께 들었던 잔소리를 하는 것 같다. 소리치는 사이로 슬며시 나 자신을 숨긴다. 그러고선 내가 드러나지 않고 말씀만 드러나게 하는 것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한다.


닛사의 그레고리 때도 나 같은 설교가, 나 같은 교회의 지도자들이 있었나보다. 모세의 생애를 읽다가 이 구절에서 뜨끔했다. 지도자가 하나님과 대화 할 수 없는 자라면 백성들은 하나님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 난 거울은 바라보고 성도들에게 목소리는 높이면서, 얼마나 하나님께 울부짖으며 백성들을 권면했는가? 모세는 백성 앞에서 온유했고, 하나님 앞에선 간절했다. 절규했다점점 더 하나님 앞에선 조용하고 성도들 앞에서 시끄러워지는 나를 볼 때마다 때가 묻는 것 같다. 그래. 하나님께 전달되는 목소리는 단순한 외침이 아니라 순수한 양심에서 나오는 묵상을 통해서다.” 오늘도 하나님 앞에 소리를 드리려 조용히 성경책을 편다. / 소리벼리 정승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