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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묵상

렉시오 디비나의 ‘기도’ (귀고 2세)

오 주님, 주님이 성경의 양식을 쪼개 주실 때, 그 말씀에서 주님 자신을 제게 보여주십니다. 그 때 제가 주님 보기를 더 원할수록, 주님을 보기를 더욱 사모할수록, 주님은 제게 성경의 글이 아닌, 그 껍데기의 의미가 아닌, 글 안에 숨겨있는 의미로, 그 깊은 말씀 안으로 저를 인도하십니다.


- Guigo II(?-1188), Ladder of Monks and Twelve Meditations, trans. Edmund Colledge and James Walsh (Kalamazoo, MI: Cistercian Publication, 1981), 69.


귀고 2세는 수도승의 사다리에서 렉시오 디비나(Lectio Divina)를 읽기(Lectio), 묵상(Meditatio), 기도(Oratio), 관상(Contemplatio) 네 단계로 정형화해서 알려 준다. 그 중 어느 단계라도 소홀히 할 수 없지만 기도(Oratio)의 시간은 읽기를 통해 얻은 정보적 앎이, ‘묵상의 단계를 통해 뿌리내리고, ‘관상’의 단계에서 꽃피기 위해, 꼭 거쳐야하는 숙성의 시간이다.


기도의 시간은 성서의 문자가 정보를 감싸고 있는 포장지가 아니라 나의 숨은 존재를 깨워주는 생명임을 더 간절히 알아가게 한다. 기도의 시간은 나를 하나님과 관상의 세계 속으로 이끌어, 하나님과 나의 구분이 없는 연합의 신비를 경험하게 한다. 그 속에서 나의 지리하고 곤한 영혼은 새 의미 앞으로 나아가며, 척박한 영혼은 하늘에서 흩뿌려 주시는 잔잔한 은혜를 맛보게 된다.


오라티오! 

"주님, 앎을 바꾸어, 주님과 만남의 경험을 통해, 변화로 나아가게 하소서!"/ 이경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