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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 생활/시 한 송이

가을이 들어선 날

가을이 들어선 날

                      


이번 가을은 예의를 갖추었다.

한 걸음씩 조심스레 다가와

얼굴을 붉히고 있다.


모든 변화와 변신에는 

갑작스러움보다는 한 걸음 한 걸음

조심스러움이 아름답다.


하루 아침에 다 바뀌었다고

하루 아침에 다 바뀔거라고

입에 침을 튀기며 말하는 이들이여

거짓을 삼가고

이 가을 앞에 침묵하라.


신앙은 

기쁜 긴장감을 둘러메고 

청정한 걸음걸이로 쉼 없이 걸어가는 

길이거늘...


오래된 오늘 임 택 동

Photo by 이범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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