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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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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수와 함께 사는 삶 (디트리히 본회퍼) 그 얼마나 아름답고 즐거운가! 형제자매가 어울려서 함께 사는 모습!(시 133:1) …… 그가 오신 목적은 하나님의 원수들에게 평화를 주려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도 홀로 수도원적인 은둔생활을 할 것이 아니라, 원수들 가운데 살아야 한다.- 디트리히 본회퍼(Dietrich Bonhoeffer, 1906-1945), 정지련, 손규태 옮김, 《신도의 공동생활》(Gemeinsames Leben), (서울: 대한기독교서회), 21. 형제자매가 어울려서 함께 사는 모습이 아름답고 즐겁다고? 정말?난 반댈세!! 형제자매, 공동체로 함께 산다는 것은 죽기보다 힘든 일이다. 그런데 왜 성경은 아름답다 했는가? 그것은 공동체를 그리고 나를 힘들고 아프게 하는 자들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기에, 마치 습지가 땅..
위대한 영적소명은 연대하는 인간이 되는 것이다. 위대한 영적 소명은 남들과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남들과 동일한 실체와 존재가 되는 것, 남들과 하나가 되는 것임을 나는 드디어 깨달았다. 조금이라도 튀어 보일까싶어 삶의 주변부를 헤매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 중심부로 들어가는 것이 나의 소명이다. 거기서 모든 인간과 연대하게 된다.- 헨리 나우웬(Henri Nouwen, 1932-1996), 《두려움에서 사랑으로》(서울: 두란노, 2011) , 142.
기억과 생각 너머에 (무지의 구름) 마치 하나님과 당신 사이를 압박하는 기억들과 생각들을 전혀 몰랐던 것처럼, 당신안에서 행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행하십시오. 그 기억들과 생각들 너머에 또 다른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십시오. 그 무엇이 무지의 구름에 가려져 계신 하나님이시라면, 당신의 기도는 점차 가벼워질 것입니다.- 작자 미상, The Cloud of Unknowning.(Mahwah, New Jersey: Paulist Press), 181. 하나님에 관한 지식이 오히려 하나님 임재 안에 거하는데 걸림돌이 될 때가 있다. 우리의 기억과 생각들이 일그러진 자아와 그릇된 욕망을 담아 내게 되면, 하나님께 가까이 가려는 우리의 어떠한 시도와 기도도 공허한 울림에 그칠 수 있다. 기억은 과거 경험에 대한 우리의 자의적 해석일 수 있으며, 생각은..
토마스 머튼과 윌리엄 쉐넌 (4) : '파라다이스 여행'과 '내적 체험' 2014년 8월의 추천 도서 토마스 머튼과 윌리엄 쉐넌 (4)'파라다이스 여행'과 '내적 체험' * '토마스 머튼과 윌리엄 쉐넌' 시리즈 (1) 고요한 등불(Silent Lamp) http://spirituality.co.kr/258 (2) 토머스 머튼: 생애와 작품(Someting of a Reble) http://spirituality.co.kr/282 (3) 머튼 백과사전 (The Thomas Merton Encyclopedia) 외 http://spirituality.co.kr/288 (4) 파라다이스 여행과 내적 체험 (Paradise Journey & Inner Experience) 이 달은 시리즈의 마지막으로 머튼(Thomas Merton, 1915-1968)의 《내적 체험》과 이 책에 대한..
달콤한 기도 (어거스틴) “내 영혼이주님의 징계로 인하여 실망하지 않게 하시고주님의 자비를 찬양하기에 피곤하지 않게 하소서.주님의 자비로 나를 그릇된 길에서 구해주셨으니주님께서 내가 이때까지 따르던 모든 달콤한 유혹보다더 달콤한 나의 기쁨이 되어주소서”- 히포의 아우구스티누스(Augustinus of Hippo: 354-430). 선한용 역. 《성 어거스틴의 기도》(서울: 대한기독교서회), 60. 가을학기에 라는 수업을 계획했다. 성경에 나오는 기도부터 시작해서 영성사에서 중요한 기도문과 기도 방법들을 학생들과 함께 훑어볼 계획이다. 자료를 찾던 중 선한용 교수님이 엮어서 번역한 《성 어거스틴의 기도》를 읽게 되었다. 신대원 시절에 선한용 교수님의 강의 을 들으며 감동 받은 기억이 났다. 선 교수님은 평생 어거스틴을 연구하고 강..
진짜와 가짜 본래 마음이야 하나님을 닮아 곱고 청명하고 아름다운 것을. 사실, 내 마음이라 불릴만한 것도 따로 없지. 내 마음 내 님과 하나니까, 내 마음 찾으러 들어가면 반드시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 찾아질 것 아닌가. 하나님 아버지께서 사랑하시고 기뻐하셨던 아들의 참 마음이 찾아 질 것 아닌가. 그것이 진짜니까. 근데, 이것은 뭔가. 종일토록 정신 나간 아낙네 머리 풀어 헤친 것처럼 사방팔방 뛰어 다니면서 발에 닿는 것은 다 뻥뻥 차고 다니는 이것은. 채인 사람은 이유 몰라 섭하다 눈물 찔금 짜고. 눈물 방물 맺혀 서럽게 바라보는 까만 눈동자 들여다보면, 내가 제 정신인가, 내가 사람 맞나 싶은데. 이것이 도체 뭐란 말인가. 아! 이거 가짜 아닌가! 가짜 맞구먼. 어째서 가짜가 진짜 노릇하고 있고. 또 어째서 가..
자기 포기 (잔느 귀용) 실제로 자기 포기는 하나님의 뜻 안에서 나의 뜻을 끊임없이 버리고, 아무리 선해 보여도 나의 모든 자연적인 성향을 포기하는 것이다. 그래야 오직 하나님이 선택하신 것만을 온전히 선택하게 된다. … 과거는 완전히 잊고 미래는 섭리하심에 맡긴 채 현재는 하나님에게 내드려야 한다. - 잔느 귀용(Jeanne Guyon: c. 1648-1717), 《친밀한 기도(A Short Method of Prayer)》, 1부. 5장. 과거의 후회나 상처를 잊기는 쉽지 않고, 미래를 하나님의 섭리에 맡기는 것도 불안하다. 현재를 완전히 나의 것으로 삼고 싶은 욕망은 그 어느 것보다 크다. 이것이 나의 자연적 성향인데 잔느 귀용은 이를 포기하라고 말한다. 나의 뜻과 판단이 어느 것보다 중요한 시대를 살면서 하나님의 뜻을 존..
침묵이신 주님 (C. S. 루이스) ......침묵이신 주님, 저를 엄습하시어, 저를 제가 가진 사상으로부터, 당신에 대해 가진 사상으로부터도 자유케하소서. C.S. Lewis, “The Apologist’s Evening Prayer,” in Poems, ed. Walter Hooper (London: Geoffrey Bles, 1964), p. 129. 하나님은 '뛰어 넘는'(transcend) 분이시다. 하나님은 우리 생각을 뛰어 넘으시고, 우리 상상도 훌쩍 뛰어 넘으신다. 인간이 하는 생각과 상상이란 기껏해야 '말'이다. 말을 잃어야 하나님을 만난 것이다. '말로 다 할 수 없는' 분을 만났다면 말이 많을 수 없다. 대신 '침묵'에 들어간다. '말씀'이라고도 불리는 그 '말을 뛰어넘는' 세계에. / 이종태 '변증가의 저녁기도' 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