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결을 낳는 침묵 (사막 교부들의 금언집)

한 줄 묵상 2013.11.24 07:21


압바 이사야가 말했다. "말하기보다 잠자코 있는 것을 좋아하라. 침묵이 보물을 쌓아두는 것이라면, 말하는 것은 보물을 흩뜨리는 것이다."  


《사막 교부들의 금언집: 주제별》, ch.4, 18.


침묵한다는 것, 반드시 순기능만 있는 것은 아니다. 침묵을 통해 거짓과 잘못을 숨길 수도 있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무너뜨리고 파괴할 목적으로도 쓰인다. 부모의 자녀들을 향한 침묵은 종종 벌로써 쓰일 때도 있다. 

사막 수도자들이 얘기하는 침묵은 이런 것들과는 다르다. 그리고 단순히 입으로 말을 그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침묵은 사막 수도자들에게 자신들의 내적 고요함과 평화를 찾고 유지하기 위한 반드시 필요한 훈련이었다. 

이런 침묵은 생명력을 가져다 준다. 각종 소음으로 요동하고 있는 자신을 알아차릴 수 있도록 해준다. 자신의 소리를 내려놓음으로 비로서 하나님을 듣게 된다. 다른 사람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귀가 생긴다. 무엇이 진정한 소리이고 무엇이 소음에 불과한 지를 깨닫게 된다. 언제 말을 해야하고 언제 침묵을 지켜야 할지를 분별할 수 있게 된다. 

내적 평화를 얻고자 하는가? 깨어서 침묵 가운데 앉아 있어보라. 하나님의 품이 좀 더 가까이 느껴질 것이다.  그 품은 더 이상 숨겨지지 않은 상처나고 더렵혀진 나를 스스럼 없이 안아주는 따스함이다. 

원로가 말했다. "염려하지 않는 것과 침묵과 내밀한 명상은 순결을 낳는다." (ch 5 , 29) 

/ 임택동

posted by 바람연필

은혜는 꿀벌 같이 일하신다 (마카리우스)

한 줄 묵상 2013.03.28 16:02

벌통 속에 은밀하게 벌집을 짓는 꿀벌처럼, 은혜는 은밀하게 우리 마음 속에서 그의 사랑을 만들어 가신다. 쓰디쓴 것으로 가득한 마음을 달콤한 것으로 바꾸고, 거친 마음을 부드럽게 바꾸어 놓는다.


마카리우스(Macarius of Egypt, c.300-390) 저, 이후정 옮김, 『신령한 설교』 (은성), 16.7.




마카리우스는 신앙 생활에서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과 그분의 일하심에 민첩하게 반응할 수 있도록 깨어 있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설명하면서, 꿀벌의 비유를 들려 준다. 그리고 뒤이어 세공 장인의 비유를 들려준다. 장인은 그의 공방 안에서 금과 은을 틀에 부어 진귀한 모양을 만들고, 거기에 아름다운 문양을 새겨 값진 물건을 만든다. 마침내 완성되면 장인은 그것을 밝은 곳으로 가지고 나와서, 그것이 찬란하게 빛나게 한다 (16.7). 


주님께서는 진정한 세공 장인이시다. 주님은 당신을 경외하고 늘 주목하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 오셔서 조용히 일하신다. 그래서 그 마음을 새롭게 하신다. 쓴 물을 쏟아내는 우리 마음을 달콤한 꿀을 내는 곳으로 바꾸신다. 그리고 거칠고 날카로운 마음들을 어루만지고 다듬어서 부드럽고 원만한 것으로 바꾸어 놓으신다. 설사 우리 마음이 죽은 자들의 뼈와 온갖 부정한 것들”(23:27)같은 불결한 생각들로 가득하다 해도, 주님의 은혜는 그 속에서 보석과 같이 빛나는 선한 생각들을 만들어 가신다. / 새결새김 

posted by 새결새김

순수한 양심 위에 서는 것 (조지 폭스)

한 줄 묵상 2013.01.11 16:14

주님은 세상에서 고귀하게 여겨지는 직업인 의사와 목사와 법률가들이 지혜와 참된 믿음과 하나님의 법과 공평성에서 벗어나, 의사는 몸을 치료해 주는 척하며, 목사는 영혼을 치료하는 척하며, 판사는 사람들의 재산을 보호해주는 척하고 있음을 보여 주셨다. 목사들은 사람들을 하나님께로 인도하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참된 믿음으로부터 벗어나 있었는데 참된 믿음의 비밀은 순결한 양심(a pure consciousness)에 있는 것이었다.


조지 폭스 (George Fox 1624-1691), The Journal, chapter 2, 

The First Years of Ministry (1648-1649)년의 글 중에서

 

조지폭스의 영성은 당대의 지도자들과 권위자들에 대한 끊임없는 실망과 거기에서 오는 순수한 신앙에로의 회복을 갈구하는 데에 있다. 순수한 신앙은 무엇일까?


순수한 신앙이란 하나님이 창조하신 목적에 따라, 자신이 서 있어야 하는 자리에서 제 역할을 다 하는 것이다. 폭스는 당시 고귀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로 여겨지던 의사, 목사, 법률가들이 그 목적에서 떠나 다만 위선을 떨며 자기 욕망과 욕심에 따라서만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 그러면서 그는 참된 믿음은 곧 순결한 양심 위에 서는 것이라 말한다.

 

며칠 전 본 드라마 <학교>의 마지막 장면의 여운이 쉽게 가시지 않는다. 입시 위주, 수능 위주의 교육에 갇혀 있는 학교에서 기간제 여교사 한 사람이 선생의 본 모습, 교육의 본 모습으로 되돌아가기 위해 학교와 힘겨운 싸움을 한다. 교장이나 동료 교사, 그리고 학부모들은 싸늘하고 조롱하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지만 그녀에게 가장 힘든 것은 학생들마저 자신의 마음을 외면하고 자기들에게 필요하고 성적을 올리는 데 필요한 정보만을 요구하는 것이다. 결국 모두에게 외면당하고 학교를 그만두려는 그녀에게 정작 수능 위주 교육의 대표자라 할 수 있는 한 동료 교사가 그녀를 잡고 소리친다. “여기서 그만 두면 안 됩니다. 왜냐하면 당신이 내가 되고 싶던 바로 그 교사였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싸우는 것은 학교도 학생도 아니고 잘못된 사회의 시스템입니다.”

 

본질과 너무 멀어져 버린 사회를 살아가는 것은 본질에 뿌리 내린 삶과 사회를 꿈꾸는 자들에게 정말 힘든 싸움이다. 시스템을 바꾸는 것은 한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어려운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폭스의 글은 본질로 돌아가려는 우리에게 도전과 더불어 소망의 메시지를 준다. 그것은 본질을 갈구하는 우리가 먼저 “순수한 양심” 위에 서야 하며, 그럴 때 우리는 제도와 체계의 변화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개개인의 순수한 양심의 회복을 통해 제도와 체계의 변화를 도모하는 것, 너무 낭만적 생각에 불과한 것일까? / 소리벼리

posted by 소리벼리

그리스도인의 품격 (존 웨슬리)

한 줄 묵상 2012.12.21 04:58
  • 다른 사람들의 불완전함에 가슴 아파하고 있는데, 오히려 저의 불완전함을 직면하게 해주는 글이네요.

    그리고 웨슬리가 말한 '마음의 순결'은 사막의 수도자들이 전 삶을 걸고 추구한 '마음의 순수함(purity of heart)을' 생각나게 합니다. "마음이 깨끗한 사람은 복이 있다. 그들이 하나님을 볼 것이다."(마태복음 5:8). 품격 있는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을 볼 것이니!

    BlogIcon 바람연필 2012.12.20 15:08 신고

[감리교인은] 하나님을 사랑하므로 그의 이웃을 자기 몸같이 사랑한다.’ 그는 모든 사람을 자신의 영혼처럼 사랑한다. 그는 자기 원수들, 참으로 하나님의 원수들까지 사랑한다. 그를 미워하는 자들에게 선을 행하는 것이 그의 힘 밖에 있을지라도 그는 그들을 위해 기도하기를쉬지 않는다. 비록 그들이 그의 사랑을 멸시하고 오히려 그를 모욕하고 핍박할지라도말이다.


 존 웨슬리 (John Wesley, 1703-1791), 『그리스도인의 완전』 

(이후정 옮김감리교신학대학교출판부), 16.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을 위해 선을 행하는 것이 어려운 경우, 그를 위해 기도하기를 쉬지 않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완전의 한 발현이라고 웨슬리가 말하고 있다. 어떻게 이런 사랑의 완전이 신자의 삶 속에서 나타날 수 있는가? 웨슬리에 의하면, 신자들은 그의 마음이 순결하게 될 때 이러한 완전에 이를 수 있다. 즉, 신자의 감정과 의지(욕망)가 자기 뜻이 아니라 자기를 보내신 이의 뜻을 행하려고 할 때, 이웃에 대한 완전한 사랑이 신자의 삶 속에서 구현된다


이런 마음의 순결을 위해서 신자는 그의 모든 소원이 하나님과 그분의 이름만을 기억하도록 늘 힘써야 한다. 그러면 그의 영혼의 눈이 순일(純一)해진다. 그리고 그의 눈이 성하므로 온 몸은 빛으로 충만해진다이 때 그에게 떠오르는 생각마다 하나님을 지향하고, 그리스도의 법에 순종한다. 또한 그의 사랑이 질투와 악의와 분노와 모든 불친절한 기질로부터 그의 마음을 정결하게 한다 (위의 책 17쪽).


이런 사랑의 완전을 내 살아 생전에 이룰 수 있을까? 웨슬리는 그의 동생 촬스 웨슬리의 찬양시를 인용하여 그렇다, 가능하다. 그러니 그것을 갈망하라고 말한다.


         거짓말 못하시는 당신이 당신의 법을 내가 지켜 행하라고 하지 않으셨나이까

           주여, 사람들이 부인해도 나는 믿나이다 …… 당신은 참되심을.


 (촬스 웨슬리, 성화의 약속, p.141)



이런 완전을 바라는 것이 감리교인의 품격이라고 말한다. 이런 성품이 나에게서 나타나기를……. 그리스도님, 성령님 저를 도우소서!




그리스도인의 완전

저자
존 웨슬리 지음
출판사
감리교신학대학교출판부 | 2006-11-10 출간
카테고리
종교
책소개
감리교회의 창시자 존 웨슬리의 『그리스도인의 완전』. 그리스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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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결새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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