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상태를 알게 해 줄 단 한 사람 (조지 폭스)

한 줄 묵상 2012.10.04 03:15
  • 목회자의 입장에서 스스로를 성찰하게 하는 글입니다. 그런데 평신도의 입장에서 우리 영혼의 상태를 말해 줄 "단 하나의 존재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다"라는 말은 '목회자, 또는 영성지도자가 과연 필요한가?'라는 극단적인 물음을 가지게 할 수도 있을 듯 합니다. 이것이 퀘이커 영성의 본질과도 관련이 있는 것 같은데, 다음 기회에 이에 대해서 좀더 설명과 토론이 필요할 듯합니다.

    그리고 <신학도>는 신학생의 고뇌가 잘 느껴지는 풋풋한 시입니다. 시에서 화자가 갈 길을 모르는 상황 속에서도 길을 인도하는 분을 느끼지 못하는 일종의 '어둔 밤'과 같은 경험을 하고 있는 듯 합니다. 그러한 어둔 밤 속에서 진정 길을 인도하는 분을 만난 신학생, 목회자는 어둔 밤 속에 있는 성도들을 도울 수 있는 경험있는 지도자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BlogIcon 바람연필 2012.10.04 04:58 신고
  • 학부 때에 영문학과나 몇몇 일반학과 교수님들 중심으로 목회자 없는 교회, 성직자와 평신도의 구분이 없는 교회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한편 새로우면서도, 이단이 아닐까라는 막연한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조지 폭스나 퀘이커 교도들이 던져주는 본질적인 질문은 너무 익숙해지고, 능력없이, 분별력없이 성도들 위에 군림해 버린 권위에 대한 저항이었겠지요. 더군다나 권위주의적 혹은 가부장제적 질서에 너무나 익숙해져 있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이들의 영성은 편안함보다는 불편함이나 두려움을 주기도 합니다. 저도 계속 공부해보며 한국사회에서의 이들의 영성적인 가능성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급한 글 잘 다듬어주셔서 감사합니다.

    BlogIcon 소리벼리 2012.10.04 10:10 신고

성직자들이나 그들과 구분된 경험적인 설교가들에게조차 가졌던 모든 희망이 사라져버렸다. 이제 외부적으로 나를 도와주고,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말해 줄 사람은 아무도 남지 않았다. 그 때, 바로 그 때너의 상태를 말해 줄 단 하나의 존재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다라는 음성을 들었다. 그 음성을 들었을 때, 내 마음은 기쁨으로 요동쳤다.

 

조지 폭스 (George Fox 1624-1691), The Journal, 1647의 일기 중 11번째 글 중에서

 



목사로서 살아가기가 적지않게 부끄럽고 부담되는 시절이다. 끊이지 않고 언론에 오르내리는 기독교, 특히 목사들의 잘못에 대한 소식을 들을 때면 낯이 뜨거워질 때가 많다. 조지 폭스의 시대 때도 많은 사람들이 성직자들을 불신하였다. 그래서 평신도 설교가들이 나왔고, 또한  다른 이들의 말보다 체험을 신뢰하는 사람들이 많았다폭스는 이와 같이 성직자들이 죄와 불신앙에 갇혀 사람들에게 아무런 영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던 시절,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이 은혜 가운데서믿음과 능력을 밝히시는 분임을 경험하였다.


목사는 또는 신학도는 사람들이 하나님을 만나서 그분 안에서 고통을 벗어 버리고 참된 기쁨을 누리도록 돕는 자이다. 그런데 내가 누군가의 영적인 고통에 둔감하여 그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목사로서의 나의 정체성과 삶의 목적들이 과연 무엇인지 되돌아보게 된다결국은 다시 예수 그리스도 앞으로 겸손히 나아가 먼저 나의 영혼을 살펴보고, 다시 사람들을 섬길 수  수밖에 없다.

 

얼마 전 예전에 썼던 글들을 정리하다가 신학교 시절에 썼던 시 한 편을 다시 읽게 되었다. 그 때의 열정과 순수함이 십 년이 훨씬 지난 오늘 내 마음에 다시금 돌맹이 하나를 던진다.

 

 

신학도

 

인생을 내어놓고 그 길을 가리라

맘 먹은 지도 수백 일.

내 하나 인생이야 아무것도 아니라고

그냥 사명을 쫓으리라 했지만

하루 하루 살아가는 삶이 버겁다.

 

뒤를 보지 말고 그저 나를 따르라는

그 말씀이 이젠 하루하루

나를 체념케하는 그런 몸부림...

 

하루에 하나씩 썩어져가는 가슴이야

시간을 기울여가며 견딘다지만

갈 길 몰라 멈추어 있는

발걸음은 어떡해야 떼어버릴 수 있을까.

 

옛날이야 썩은 가슴하고 한 달란트 상금하고

바꾸는 듯한

멋쩍음이라도 있었건만

이젠 아무리 가슴을 썩혀봐야

남는 건

또 하루의 한숨...

 

이게 정금인가, 이게 그냥 연단인가...

그냥 광야 가운데서 죽어 없어지는

숱한 먼지 중의 하나가 될까

빈 가슴은 애타건만

멀리

내 길을 인도하는 분은

인기척조차 없다.

 

/ 소리벼리

posted by 소리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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