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나무 (마카리우스)

한 줄 묵상 2014.02.02 02:11
  • 그래서 하나님이 가지 치기를 하시나 봅니다. 열매 맺지 못하는 나무 가지 뿐만 아니라 열매 맺는 나무 가지도 더 많은 성령의 열매를 맺게 하기 위해서요.
    다시 한번 저를 돌아 보게 하심에 감사 드립니다.

    adaya 2014.02.02 13:01 신고

사람의 마음은, 마치 수많은 가지들과 잔가지들로 이루어진 나무와 같다. 우리 영혼의 나무에는 수많은 생각의 가지들, 계획과 의도의 가지들이 있다. 그런데 그중 어떤 가지들은 사탄에게 장악되어 있다.

- 마카리우스(Macarius of Egypt, c.300-390) 지음, 이후정 옮김, 《신령한 설교》 (서울: 은성), 26.9.


사람의 마음이 수많은 가지들을 가진 나무와 같다는 이 말이, 사람의 뇌가 서로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는 수많은 뉴런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현대 과학의 주장과 통하는 면이 있어 보인다고 말하면 너무 지나친 주장일까? 아무, 우리 마음 혹은 영혼이 수많은 가지들을 가진 나무와 같다고 본 4세기 영적 거장의 통찰은 놀랍다.

 그 영혼의 나무 중 일부가 사탄에 의해 장악되어 있다는 말은 더더욱 놀랍다. 마카리우스는 상당한 수도 생활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연단하고 정화한 수도자들조차, 그들의 마음속 어딘가엔 여전히 사탄의 유혹과 공격에 장악당한 부분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인간이 거룩한 도성에 이르기까지(26.23), 우리의 영혼이 그리스도의 완전한 사랑에 빈틈없이 연결되기까지(26.16; cf.3:18), 사탄이 우리 영혼의 어딘가를 장악하는 일은 계속될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그런데, 마카리우스에 말에 따르면, 이렇게 우리 영혼 한 켠이 사탄에게 장악당하는 것을 주님께서도 바라신다는 것이다(26.15)! 주님은 왜 그리스도인인 우리들의 영혼을 사탄이 공격하도록  허용하시는 것일까? 그것은 우리를 훈련시키 위함이라고 마카리우스는 말한다. 처음에는 어린아이이던 우리들이 악한 영향력과의 싸움을 치르면서 점점 단련되어서 강하게 성장하도록 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26.15). 이를 위해서 주님은 우리의 고군분투를 늘 지켜보신다. 그리고 그때 그때 필요한 은총과 은사들을 더하여 주신다(26. 24). 이러한 싸움은 분명 쉬운 싸움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주님께서 주시는 은사들을 가지고 사악한 영향력들의 맹렬한 공격을 이겨내고, 우리 속에서 그 세력을 완전히 몰아내고 우리 마음을 순전하게 하는 일을 이루게 될 것이다(26.24). / 남기정



posted by 새결새김

자기 부인의 무기 (로렌조 스쿠폴리)

한 줄 묵상 2012.12.26 17:04
  • "내 힘만 의지할 때는 패할 수 밖에 없도다..." 마르틴 루터의 <내 주는 강한 성이요>가 생각나네요.

    BlogIcon 산처럼 2012.12.27 14:50 신고
(영적 전쟁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은 자신에게 의지하지 않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형제여, 명심하십시오. 이것이 없이는 당신이 원하는 승리를 얻지 못할 뿐 아니라 적의 작은 공격에도 저항하지 못할 것입니다.

- 로렌조 스쿠폴리 (Lorenzo Scupoli: c. 1529-1610),

《보이지 않는 전쟁》, Unseen Warfare. (Ch. 2.)


로렌조 스쿠폴리의 <보이지 않는 전쟁>은 한국의 기독교인들에게 다소 낯선 고전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성 훈련에 대한 실천적 지침과 교리적 가르침은 동-서방 교회의 영적 지도자들에게 지속적인 영향력을 발휘해왔다. 16세기 로만 가톨릭 사제인 로렌조 스쿠폴리(Lorenzo Scupoli)의 저작 Spiritual Combat은 18세기 그리스 정교회의 수도승 니코데무스(Nicodemus)의 손을 통해 그리스어로 번역 및 편집되었으며, 이후 19세기 러시아 정교회의 주교인 은둔자 테오판(Theophan the Recluse)은 이를 러시아어로 번역했다. 그리고 이 러시아 번역은 다시 영어판의 기초가 되었다. 번역 및 편집을 통해 Unseen Warfare 라는 제목을 붙였던 니코데무스는 이 책이 수세기 동안 갈라졌던 동방교회와 서방교회의 다리 역할을 하길 소망했다. 그는 교회적이거나 교리적인 접근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동일한 적에게 대응하는 영적 전쟁을 함께 할 때에 동서방의 반감이 해소되리라고 기대했다.

 

그는 무엇보다 영적 전투가 일어나는 전장이 우리의 마음이자 내적 인간이며, 전투 기간은 우리의 전 삶이라고 명시한다. 이어 영적 전쟁에서 승리하고 신앙의 온전함을 얻기 위한 네가지 무기를 제시한다. 그 첫번째 무기가 '자신에게 의지하지 않음'이다.  그는 아담의 죄 이후 우리가 영적, 도덕적으로 나약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높이는데 익숙해져있다고 밝힌다. 이 영적 질병은 너무나 교묘하기에 감지하기 어렵고, 자기 사랑에 갇혀 하나님의 은혜의 시작을 막아버린다.  사실 이 자기애는 모든 고통의 뿌리이며 실패의 근원이다.  그럼에도 현대는 이것을 포기하는 순간 영적 전쟁이 아니라 삶 자체가 패배나 무의미한 것으로 전락하게 될 것처럼 우리를 속인다. 


그러나 로렌조 스쿠폴리, 니코데무스 그리고 테오판은 이 자기 부인이 필수적인 영적 무기임을 가르쳐준다. 또한 이것 없이는 강렬한 전투가 아니라 적의 작은 공격에도 넘어지고 말 것이라고 경고한다. 2013년, 이 신비한 자기 부인의 무기를 들고 보이지 않는 전쟁에서 더 많은 동료를 얻는 삶을 기대해본다. / 작은소리찾기


posted by 작은소리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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