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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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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프란치스꼬와 성녀 글라라의 글 2014년 1월의 추천 영성 고전 성 프란치스코에 대해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거의 없겠으나, 그가 '글'을 남겼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적은 것 같다. 프란치스코가 유명한 것은 그의 '삶' 때문이다. 마땅히 그래야 한다. 누구의 '삶'을 아는 것이 정말 그를 아는 것일 터. 그러나 과연 우리는 정말 프란치스코의 삶을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일까? 프란치스코처럼 이름이 널리 알려진 사람일 경우 오히려 우리가 그의 삶에 대해서 제대로 잘 모르고 있기 쉬운 것 같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미 우리가 그를 '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에 대한 이야기를 무수히 들어봤다고 해서 말이다. 하지만 그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어보았다고 해서 정말 그를 아는 것은 아니다. 아니, 오히려 그를 오해하고 있기 싶다. 그의 이..
찬 바람이 불면, 그대 무슨 생각하시나요? : 본회퍼의 《옥중서간》 2013년 12월의 추천고전 찬 바람이 불면, 그대 무슨 생각하시나요?: 디트리히 본회퍼의《옥중서간》 이 달에 함께 나누고 싶은 고전은 디트리히 본회퍼(Dietrich Bonhoeffer, 1906-1945)의 《옥중서간》이다. 본회퍼가 형장의 이슬로 사라져 간지가 벌써 68년이 되었지만, 그의 사상과 신학이 녹아 있는 《옥중서간》은 작금의 한국 교회와 신앙인들에게 더욱 회람되어야 하는 책이 아닌가 한다. 특히 한 대학생의 ‘대자보’로 시작된 ‘안녕하십니까’의 물음은 예외 없이 우리 기독인들이 답해야만 하는 ‘경건과 저항’에 관한 물음이라고 하겠다. 찬 바람을 견디다 못해 이미 얼어붙은 농토처럼 굳어 있는 우리네 영혼에 ‘경건의 의미’와 ‘세상에 대한 저항 정신’에 불을 지필 수 있는 책, 《옥중서간》!..
인문학과 성경 읽기 조각이나 그림을 감상할 때에 그 작품의 각 부분을 곰곰이 살펴본다면, 전에는 보지 못했던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성경을 읽을 때) 이 놀라운 광경 (지붕을 뚫고 내려진 중풍병자를 고치신 일) 앞에 잠시 멈추어 서서 (너의 이성을 동원해서) 경건한 호기심을 가지고 내용을 세밀하게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 제임스 트래이시(James Tracy), "인문주의자들의 성서 이해: 영혼의 양식," 《기독교 영성 II》, 질라이트 편집(Jill Raitt), 엄성옥 이후정 공역 (은성), 386. 요즘 십여 명의 청년들과 함께 ‘제자훈련’이라는 이름으로 만나고 있다. 총 세 단계의 훈련 과정인데 첫 번째 과정을 수료한 친구들과 이제 막 두 번째 과정으로 들어왔다. 대견하고 기특하다. 공부하..
장명등을 밝히는 사람들 :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와 <사막 교부들의 금언집> 2013년 8월의 추천 고전장명등을 밝히는 사람들 :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와 《사막 교부들의 금언집》 시간을 '때우기 위해' 교회 북까페의 책장을 기웃거리다가 반가운 제목을 발견했다. 이전에 어디선가 광고를 보고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책인데, 이곳 태평양 바다 건너편에서 마주치게 된 것이다.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 공지영은 평소 좋아하는 작가이고, 지리산도 스무 살 때 무거운 배낭 위에 텐트까지 얹어서 기다시피 올랐던 '지리산 등반대'의 초록빛 추억이 깃든 산이다. 게다가 평소 제법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학교'에 관한 글이라 책 제목을 보는데 군침이 막 돌았다. 그러나 책장을 몇 장 넘기지 않아도 이 책이 나의 예상과 달리 '교육'에 관한 책이 아니라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
은둔 그리고 참여 (안토니의 생애) 2013년 6월의 추천고전 안토니의 생애 (The Life of Antony) 우리에게 비교적 익숙한 영성 고전을 소개하고 싶다. 《안토니의 생애 (The Life of Antony)》는 수도원 운동의 창시자라고 불리우는 이집트의 안토니우스(Antonius of Egypt 또는 Ant(h)ony the Great)를 소개한 책이다. 비록 이 책은 약 1700여년 전에 쓰여졌지만, 순전한 삶을 추구하는 그리스도인들 사이에서 지금까지 애독되어 왔고, 지금도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그리스도인들이 한 번 쯤 곱씹고 고민해볼 만한 여러 가지 질문들을 던지고 있다. 예를 들면, 안토니우스의 가르침과 설교의 주요 주제들은 무엇인가? 저자 아타나시우스는 안토니우스를 통해 당시 아리우스주의자들에게 어떤 말을 하고 싶었던 ..
로렌스 형제의 <하나님의 임재 연습> 2013년 4월의 추천 고전하나님의 임재 연습 The Practice of the Presence of God Brother Lawrence of the Resurrection 지음 "우주의 중심은 어디인가요? 하나님은 저 하늘에 거하시나요?""무엇 때문에 우리가 짧은 한 순간의 경배로만 만족해야 하겠는가?" (34) 이 질문은 하나님을 향한 열망에 관한 것이다. 하나님을 향한 마음이 짧은 경배의 순간으로 끝나는 것을 안타까워했던 이들이 되물었던 질문이다. 쉬지않고 기도하며 예배하고자 했던 많은 이들은 이 질문을 시작으로 지속적인 하나님의 임재에 대한 소망을 키워갔다. 그러나 이 고백이 자주 드려지던 장소, 곧 예배나 기도의 처소를 벗어나게 되었을 때 그래서 일상의 자리에 발을 딛기 시작하는 순간에 이 ..
《그리스도를 본받아》와 다그 함마르셸드 1961년 9월 18일 세계를 놀라게 한 비행기 사고가 있었다. 콩고 내전을 끝낼 평화협상을 중개하러 가던 유엔 사무총장의 비행기가 아프리카 밀림 상공에서 추락, 그를 포함 탑승객 전원이 사망한 사고/사건이었다. 사고가 아니라 암살이라는 의혹이 일었다. 심증은 충분했다. 그가 이루려고 애쓰는 평화를 달가와 하지 않는 세력이 분명 존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물증은 아직까지(는) 발견되지 않았다. 대신, 그 사고현장에서 '발견'된 것이 있었다. 존 F 케네디가 '금세기 가장 위대한 정치가'라고 평했을 만큼 뛰어난 지도력을 발휘했으며, 사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할 만큼 세계 평화를 위해 헌신했던 그 사무총장의 '내면세계'였다. 사고현장에서 발견된 그의 서류가방에는 그가 그 살벌한 갈등의 현장 한복판으로 가면서 ..
존 웨슬리의 《그리스도인의 완전》 2013년 1월의 추천고전 존 웨슬리의 《그리스도인의 완전》 이후정 옮김. 서울: 감리교신학대학교출판부, 144 쪽. 1726년에 …… 내 마음, 즉 내 온 마음을 하나님께 드리지 않는다면, 비록 내가 인생 전체를 그분께 드린다고 해도 내게 아무런 유익도 있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의도의 단순성(simplicity of intention)과 정감의 순수성(purity of affection),” 즉 우리의 모든 말과 행동을 모두 아우르는 하나의 의도와, 우리의 모든 감정을 지배하는 하나의 열망은 “영혼의 두 날개”이며, 이들 없이 우리는 절대로 하나님께로 날아오를 수 없다는 것을 그때 깨달았습니다 (§3, p.8). 성탄과 주현절이 있는 이 절기는 우리에게 오신 주님과 더불어 새로이 영적 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