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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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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주함과 압박은 폭력입니다 (토마스 머튼) 현대 생활의 분주함과 압박은 타고난 폭력의 한 형태, 아마도 가장 흔한 형태이다. 상충하는 수많은 염려들에 스스로를 내어주고, 지나치게 많은 요구들에 항복하며, 너무 많은 계획들을 세워서 실천하고, 모든 사람을 모든 것에 있어서 도와 주기를 원하는 것은 폭력에 굴복하는 것이다. 아니 그것은 폭력에 협조하는 것이다. 활동주의자의 광기는 …… 자신이 하는 일이 풍성한 결실을 맺지 못하도록 파괴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그 일을 풍성하게 하는 내적 지혜의 뿌리를 죽이기 때문이다. 토마스 머튼 (Thomas Merton, 1915-1968) Conjectures of a Guilty Bystander (NY, Garden City: Image, 1989), 86. 매일 저녁 잠자리에 누워 하루를 돌아보면, 늘 여..
We appreciate your busy-ness! (팡세) "인간의 온갖 불행은 단 하나의 사실에서, 즉 한 방에 조용히 머물러 있을 수 없다는 사실에서 유래한다는 것을 나는 발견하였다." - 파스칼(Blaise Pascal, 1623–1662), 팡세The Pensées (이환 옮김, 서울대학교출판부), p. 159 어느 가게에서 나오다가 이런 문구를 보았다: "We appreciate your business!" 그런데 순간, 그 말이 "We appreciate your busy-ness!" 로 읽히면서, 마치 악마가 내 뒤통수에 대고 하는 말로 들렸다. Carl Jung이 한 말과 중첩되었기 때문인데, "현대인은 영혼을 잃어버렸다"(「Modern man in Search of a Soul」)고 말하는 그는 어디선가 이렇게 말했다: "Hurry is not ..
마음 모으기 (그리스도를 본받아) "내면의 길을 걷는 이들은 늘 자신을 다시 모아 들이며, 바깥 것들에 자신을 잃어버리지 않는다. 그는 바깥 일들이나 해야할 일들에 치이는 법이 없으며, 무슨 일이 닥치든, 그 일을 거뜬히 수용해 낸다." 토마스 아 켐피스(Thomas à Kempis: c. 1380–1471), 《그리스도를 본받아》, book 2, ch. 1. 늘 일에 치여 사는 것은 일이 너무 많아서일 수도 있지만, 내가 너무 많아서 일 수도 있다. "내 속에 내가 너무 많기" 때문일 수 있다. 영성가들은 '나'가 "하나로 모아지기"(recollection)를 바라고 힘썼다. 어거스틴은 "하나(one)이신 하나님을 떠나 복잡한(many) 세상 속에 흩어저 버린 나를 다시 하나로 모아주소서"라고 기도했다. 내가 하나로 모아지면, 즉,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