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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포의 아우구스티누스(Augustinus of Hip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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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부한 드라마를 이젠 끝내자 왜 후회할 짓을 자꾸 반복하게 되는 것일까? 나는, 우리는, 과연 이 짓을 그만 둘수 있기나 한 걸까? 우리는 늘 반복해서 죄를 짓고, 하나님은 그런 우리를 언제나 자비롭게 용서하고. 또 우리는 죄를 짓고, 하나님은 또 우리를 한량없이 용서하는 이 드라마를 우리는 언제까지 찍어야 하는 것일까! 우리는 언제나 변함없이 항상 나쁜 죄인 역할이고, 하나님은 언제나 그런 우리를 '단지' 용서하시기만 하는 그런 역할을 보기가 이제 좀 슬슬 지겨워지지 않는가 말이다. 혹자는 이렇게 질문하지 않겠는가? "무슨 신이 자기 사람을 맨날 나쁜 역할에 앉혀 두냐?" 고. 우리가 인간은 응당 나쁜 짓을 하는 존재라 여기고, 죄인의 역할을 당연시하고 안주할 때, 제기되는 가장 큰 도전은 그러한 안주가 하나님을 욕보이는 꼴이 된..
지금 자녀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뭘까? (히포의 아우구스티누스) 제 가족들은 [정욕으로] 곤두박질치고 있던 저를 결혼이라는 방법으로 구해내려고 시도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유일한 관심사는 제가 최대한 효과적으로 말하는 법을 배워서 웅변으로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 히포의 아우구스티누스(Augustinus of Hippo: 354-430) 《고백록》, Book II, ii (4)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을 읽다 보면, 마치 현대의 이야기로 여겨질 정도로 공감이 되는 부분들이 있다. 북아프리카의 타가스테(Thagaste)라는 중소 도시에 살던 아우구스티누스의 부모들은 부유하지는 않았지만 교육열이 '뜨거운'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어린 시절부터 영특했던 아우구스티누스를 큰 도시 카르타고(Carthage)에 보내어 공부시키기 위해 일찍부터 저축을 하기..
누구와 사랑에 빠졌는가 (아우구스티누스) 그래서 저의 영혼은 건강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 영혼은 궤양을 앓고 있으면서도 밖을 향해 자신을 내던졌습니다. 비참하게도 감각적인 것들과 접촉해서 제 몸을 긁으려고 애를 썼던 것입니다. 그러나 감각적인 것들은 영혼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결코 사랑받는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히포의 아우구스티누스(Augustinus of Hippo: 354-430) 《고백록》, Book III, i (1). 아우구스티누스는 자신의 젊은 시절을 돌아보며, 당시 자신의 영혼이 병들어 있었다고 말한다. 그는 "내면의 양식"이신 하나님을 향한 굶주림 속에 있으면서도, 그것을 느끼지 못하고 외적인 것들로 자신의 내면의 허기를 채우려고 했다. 그는 영혼이 궤양으로 뒤덮였는데, 감각적인 것들에다가 자신의 몸을 긁음으로써 고통을..
사막의 열매 3 : 바쁜 여가, 조용한 활동(컬른의 브루노) 실제로 강한 의지를 가진 사람들은 이곳[사막]에서 자기 자신에게로 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원하는 만큼 그곳에 거할 수 있을 것입니다. 덕의 씨앗들을 부지런히 재배하고 낙원의 열매들을 기쁨으로 먹으면서 말입니다. 이곳에서 우리는 눈(eye)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 눈은 신성하신 신랑을 명료하게 바라 봄으로써 그로 하여금 사랑으로 상처입게 한 그 눈입니다. 그리고 그 눈은 맑아서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을 볼 수 있게 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바쁜 여가를 보낼 수 있으며, 조용한 활동 속에서 쉼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전투의 고생스러움으로 인해, 하나님의 운동 선수들에게는 간절히 기다리던 보상이 주어집니다. 그 보상은 세상이 무시하는 평화와 성령 안에서의 기쁨입니다. 컬른(쾰른)의 브루..
주님을 알게하소서 (히포의 아우구스티누스) 언제나 한결같으신 주님, 제가 저 자신을 알고 당신을 알게 하소서. 이것이 저의 기도입니다. 히포의 아우구스티누스 (Augustinus of Hippo: 354-430, Soliloquia. II.I.I) 초대 교부/영성가들은 물질세계에 대한 지식(scientia)은 하나님을 아는 지식(sapientia, wisdom)과 다르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어거스틴은 말한다. 변화하고 쇠락하는 물질계에서는 하나님, 곧 언제나 변함 없으신 그분을 아는 지식을 얻을 수 없다. 그러므로 인간이 하나님을 찾아 만나는 길은 인간 자아(the self)의 가장 깊은 곳에 있는 하나님의 형상(imago Dei, the image of God)을 향하는 내면적 여정(via interior)이어야 한다. 나를 깊이 아는 길이..
히포의 아우구스티누스: 전기 역사를 통틀어 (성서 기자들을 제외하고) 히포의 아우구스티누스(Augustine of Hippo, 354-430) 만큼이나 유명한 기독교 저자가 또 있을까? 진리 찾아가는 한 영혼의 영적 여정을 담은 그의《고백록》은 약 1600여 년 동안 수많은 이들을 자신과 같이 영적 여정에 오르도록 격려해왔고, 서구 문학에서 '자서전'(Autobiography)이라는 장르의 효시가 되는 작품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인물에 관한 좋은 평전이 최근에 한국에서 새롭게 번역 출간 되었다. 아우구스티누스의 자서전이 자신의 내적 여정과 회심 과정을 1인칭으로 이야기한 고백이라면, 아우구스티누스에 관한 피터 브라운의 평전은 어거스틴의 삶과 사상을 후기 로마시대라는 사회 역사적 상황을 고려하여 제3자의 관점에서 전체적으..
마음 모으기 (그리스도를 본받아) "내면의 길을 걷는 이들은 늘 자신을 다시 모아 들이며, 바깥 것들에 자신을 잃어버리지 않는다. 그는 바깥 일들이나 해야할 일들에 치이는 법이 없으며, 무슨 일이 닥치든, 그 일을 거뜬히 수용해 낸다." 토마스 아 켐피스(Thomas à Kempis: c. 1380–1471), 《그리스도를 본받아》, book 2, ch. 1. 늘 일에 치여 사는 것은 일이 너무 많아서일 수도 있지만, 내가 너무 많아서 일 수도 있다. "내 속에 내가 너무 많기" 때문일 수 있다. 영성가들은 '나'가 "하나로 모아지기"(recollection)를 바라고 힘썼다. 어거스틴은 "하나(one)이신 하나님을 떠나 복잡한(many) 세상 속에 흩어저 버린 나를 다시 하나로 모아주소서"라고 기도했다. 내가 하나로 모아지면, 즉, 하..
당신 안에서 쉴 때까지 (히포의 아우구스티누스) ❝ 당신께서 우리를 당신을 위해 만드셨기 때문에 우리의 마음은 당신 안에서 쉴 때까지 요동합니다.❞ 히포의 아우구스티누스 (Augustinus of Hippo: 354-430) 《고백록》, Book I, i (1). 어린 시절 《엄마 찾아 삼만리》라는 만화영화를 본 적이 있다. '마르코'라는 이름의 어린 소년이 돈을 벌러 간 엄마를 찾아 온갖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탈리아에서 아르헨티나까지 간다는 내용이다. 자세한 줄거리는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엄마를 찾아가는 소년의 이야기를 보며 가슴이 짠했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낳아주신 부모를 그리워하고 찾아가는 것이 사람의 자연적인 본성인 것처럼, 보다 더 근원적으로 우리를 창조하신 그분을 그리워하고 갈망하는 것은 우리 인간 영혼 깊은 곳에 숨겨진 본성이다.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