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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묵상

누구와 사랑에 빠졌는가 (아우구스티누스)

그래서 저의 영혼은 건강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 영혼은 궤양을 앓고 있으면서도 밖을 향해 자신을 내던졌습니다. 비참하게도 감각적인 것들과 접촉해서 제 몸을 긁으려고 애를 썼던 것입니다. 그러나 감각적인 것들은 영혼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결코 사랑받는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히포의 아우구스티누스(Augustinus of Hippo: 354-430) 고백록, Book III, i (1).


아우구스티누스는 자신의 젊은 시절을 돌아보며, 당시 자신의 영혼이 병들어 있었다고 말한다. 그는 "내면의 양식"이신 하나님을 향한 굶주림 속에 있으면서도, 그것을 느끼지 못하고 외적인 것들로 자신의 내면의 허기를 채우려고 했다. 그는 영혼이 궤양으로 뒤덮였는데, 감각적인 것들에다가 자신의 몸을 긁음으로써 고통을 잊으려고 했다. 그는 열일곱 살 때에 한 여인을 만나, 사랑하고 사랑받기를 추구했지만, 결국 쾌락의 노예가 되고 말았다. 그는 참 비참하고 가련한 신세였다. 하지만 나중에서야 그는 깨달았다. 감각적이고 육체적인 즐거움에는 영혼이 없기 때문에, 사막의 신기루와 같은 것이기 때문에, 그것들은 참 사랑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그의 내면의 허기를 채울 수 있는 양식은, 그의 영혼의 질병을 치료하고 고통을 없애줄 수 있는 의사는 오직 하나님뿐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재미있는 텔레비젼 프로그램이나 영화가 끝나면, 여러 사람과 함께 즐겁게 있다가 혼자 있는 시간이 되면, 바쁜 일들로 정신 없이 보내다가 여유가 생기면, 열심히 준비했던 공연이나 어떤 행사가 끝나면, 또는 힘써 달려 갔던 어떤 목표를 이루면, 사람들은 종종 내면의 허기와 갈증을 느낀다. 위궤양처럼 속을 쿡쿡 찌르는 영혼의 아픔을 느낀다. 당신은 그 허기와 아픔을 어떻게 해결하는가? 가까이에 있는 스마트폰을 집어 들거나 TV를 켜는가? 아니면 그 허기와 고통을 잊기 위해서 운동이나 어떤 다른 일에 자신을 밀어 넣는가? 친구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수다를 떠는가? 감각적인 즐거움으로 헛되게 몸을 긁고 있지는 않는가?


기억하자. 감각적인 즐거움으로는 결코 내면의 허기와 영혼의 아픔을 해결할 수 없다.

질문하자. 나는 진정 사랑해야 할 대상과 열애에 빠져 있는가? / 권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