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와 함께 살던 사람들의 이야기 (방성규 지음)

2012년 12월의 추천 도서

 

방성규 지음, 《모래와 함께 살던 사람들의 이야기: 사막 수도자들의 영성과 삶》(이레 서원, 2002).

 

봉쇄수도원에서 일상을 만나다

2002 신학대학원 졸업을 학기 남겨두었을 , 교회에서 파트타임 전도사로 사역을 하며, 모자란 학비를 벌기 위해 과외, 출판사 일 등 여러 아르바이트를 하며 그렇게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었다. 졸업 후의 진로와 결혼, 여러 가지 일상에서의 삶의 문제들 앞에서 점점 지쳐가고 있던 학기, 신대원 수업의 일환으로 교수님과 학우들과 함께 인천에 있는 봉쇄 수도원을 방문했다. 봉쇄 수도원은 바깥 출입을 제한하며 곳에서 평생 머물면서 수도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다. 당시 나는 수도원을 현세 도피적이고 비성경적이라 여기고 있었는데, 그곳에서 만난 이들은 마치 군대 훈련소 주간에 방문했던 영창 속의 사람들을 생각나게 했다. 그 만큼 봉쇄 수도원에 대한 나의 첫인상은 무섭고, 낯설었다. 그들을 수는 있었지만 수도 중이던 그들과 이야기를 수도 없었고, 그들 또한 우리에게 관심이 없는 듯 하였다


미리 교수님의 부탁이 있었던지 수도자가 나와서 수도원을 안내해 주었고, 그리고 우리에게 마디 말을 했다. "개신교 신학생들이 보기에 우리가 어떻게 보일 알 만합니다. 속세를 떠난 사람들처럼 도피한 사람들로 보일 수도 있지요. 세상 안에서 사람들과 어울리고 부딪치며 살아가는 삶이 어쩌면 맞는 것이겠지요.  교회는 세상 사람들을 하나님께로 실어 나르는 배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이라는 바다 속에서 사람들을 하나님께로 인도하는……. 그런데 배도 때때로 길을 잃지요. 세상 속의 그리스도인들이 길을 잃었을 때에 잠시 바라보며 길을 되찾는 등대처럼, 저희 수도자들은 세상 속의 교회가 길을 잃었을 때에 번이나마 빛을 비추어 있는 그런 소망을 가지고 매일 매일 똑같은 일상을 훈련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때때로 우리도 교회 목사님들의 설교를 듣거나 읽습니다. 그들의 말씀의 깊이와 기도의 분량에 때때로 도전을 받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신문을 보면 많은 목사님들이 때로 사사로운 일상의 문제 안에서 넘어지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들의 넘어짐이 결코 말씀이 없거나 기도가 모자라서 생긴 같진 않습니다. 일상에 대한 훈련, 삶에 대한 연습이 좀 부족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우리가 여기서 수행하는 것은 반복적인 매일 매일 속에서 일상에 대한 훈련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일상에 대한 훈련!"

매일 매일 일상 속에서 지쳐 그리스도의 은혜마저 볼 수 없 때에 수도사의 마디는 내게 잔잔한 감동을 주었고, 일상 속의 많은 문제가 그들의 반복되는 일상의 훈련 속에서 정말 초라하게 느껴졌다. 그렇게 수도원의 방문은 삶을 조금씩 바꾸었고 미국에서 영성을 공부하게 한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미국에 와서 지나 나를 수도원으로 데리고 갔던 교수님의 부고 소식을 들었다. 가슴 한 편이 아련해져 왔다. 한국에 잠시 기회가 있어서 방문하던 때에 그분의 유작처럼 남아 있던 권의 책을 가지고 돌아왔다. ' 교수님'의 ' 책'이 바로 방성규 교수님의모래와 함께 살던 사람들의 이야기: 사막 수도사들의 영성과 이다.

 

오늘도 말을 걸어오는 모래 바람의 이야기

이 책은 3세기 콘스탄틴 황제가 즉위한 후의 초대교회 교부들에 대한 책이다. 박해 받아 순교자가 넘쳐나던 기독교가 기독교 공인 오히려 이방 타인들을 탄압하던 '종교' 되었던 때에,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에 동참하는 진정한 의미의 신앙생활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몇몇의 무리가 이른바 ' 다른 순교'(white martyrdom)를 하기 위해 사막으로 들어가 수도자들이 되었다. 책은 이들 사막수도자들의 훈련의 기쁨과 육체, 감정, 생각, 영성, 공동체에 관한 구체적인 훈련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책에는 막연히 초대교회사를 공부하고자 유학을 갔던 저자가 어떻게 사막 수도사들을 만나게 되었고, 그들에 대해 공부하면서 자신이 갖고 있던 좁은 신학, 편견에서 벗어나 기독교인으로서 최선을 다해 사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깊은 고민을 풀어가는지의 여정이 나타나있다. 중세 시대의 유물로서 타락의 온상지로만 여겨졌던 수도원과, 현실의 도피자로서만 여겨졌던 수도사들이 고대 기독교 삶의 영적 원천이었고, 오히려 교회를 새롭게 했던 적극적인 헌신자들이었다는 것은 방성규 목사님께 충격이었고 도전이었으며 발견이었다.


성경 안의 '광야' '사막'과의 관계, 모래 바람이 되고자 했던 수도자들의 소박한 꿈에 대한 이야기는 좁은 신학의 테두리에 갇혀 있는 많은 기독교인들에게 우리가 근거하고 있는 신앙과 비전에 대한 넓은 시각을 열어준다. 초대 교회 사막에서 살았던 수도자들을 현대인의 독자에게 전해 주기 위해 과거에 살았던 이들이 남긴 책과 자료, 그리고 그것에 대한 묵상과 기도를 통해 깊은 대화를 나누고 그들을 시공간을 넘어 오늘을 사는 현대인에게 말을 걸어오도록 고민한 그의 글은 영성을 공부하는 나의 고민과 정확히 일치한다.


학기의 수업. 그리고 번의 수도원 방문, 그리고 방성규 교수님의 삶과 그분이 남긴 유작모래와 함께 살던 사람들의 이야기》 예전 수도사가 말한 대로, 내가 다시 일상의 문제에 빠져 허덕일 때마다 틈틈이 들여다보며 잃어버린 길을 되찾는, 나에게 있어서 등대 같은 책이다. 비록 이책은 출간된지 10년이 넘었지만 사막의 수도자들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나 일상 생활에서 깊은 영성의 뿌리를 내리길 원하는 이들에게 좋은 길라잡이가 것이다.  /소리벼리



모래와 함께 살던 사람들의 이야기

저자
방성규 지음
출판사
이레서원 | 2002-07-31 출간
카테고리
종교
책소개
사막 수도사들의 영성과 삶을 소개한 책. 사막의 수도자들과의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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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소리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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