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와 평화의 입맞춤 (길선주)

한 줄 묵상 2013.08.20 07:03

그리고 오늘 이후로는 "의는 평화와 입을 맞춘다." 하는 말을 기억하고, 정의의 기초 위에 서서 싸움할 자가 될 것 같으면 정의의 무대에서 평화의 막이 열리도록 "위로부터 손을 펴서 지배하소서!" 하고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개개인도 죄를 범하고 회개하지 않으면 마음에 평화가 오지 않는 법입니다. 가정 안에 싸움이 있을지라도 의로운 자가 이기지 못할 것 같으면 그 가정에 참 평화는 오지 않습니다. 나라와 나라 사이에 오늘과 같이 싸움이 일어나는 것은 어떤 곳이든지 불의한 까닭입니다. 이후 세계 역시 정의와 인도에 의하여 행하지 않으면 참말 평화는 오지 않을 줄로 생각합니다. 다시 말하는 것이지만 아무쪼록 여러분은 시편 85편 10절에 "의는 평화와 서로 입을 맞춘다."는 이 말로써 하나님 앞에서 기도하며 또한 구하시기를 간절히 희망하는 바이올시다.


- 길선주 지음, KIATS 엮음,《길선주》한국 기독교 지도자 강단 설교 시리즈 (서울: 홍성사, 2008), 187-88.


가정과 국가, 세계의 평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정의가 바로 서야한다!


1907년 평양 대부흥 운동으로 유명한 길선주 목사는 "평화의 서(曙, 새벽)"라는 그의 설교에서 위와 같이 역설하고 있다. 이글은 3·1운동 직후인 1921년 7월에 출간된 《종교계 제명사 설교집》에 일제의 검열에 의해 일부가 삭제된 채 수록되어 있다. 그는 "의와 화평이 서로 입 맞추었으며"라는 시편 85편 10절 말씀에 근거하여, 불의와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 정의와 인도(人道, 인간이 마땅히 지켜야할 도리)의 토대 위에 세우지 않는다면 진정한 평화가 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지금 한국에서는 지난 대통령 선거 기간 동안 저질러진 불의를 밝히고 바로잡으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반대편에서는 반성 없이 더 큰 거짓으로 잘못된 것을 은폐하고, 오히려 다른 이들을 모함하는 불의하고 비열한 몸부림도 거세다. 그리고 한 편에서는 이를 침묵으로 관망하거나, 명백하게 죄를 밝히지도 않은 채 선거에서 이기려면 어느 정도의 '작전'은 필요했을 것이라며 관대하게(?) 이해하고 넘어가려고 하고 있다. (아마 적지 않은 수의 목회자들과 교인들이 세 번째 부류에 들어가지 않을까 짐작해 본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5월 미국 의회 연설에서 DMZ 세계평화공원 구상을 밝히고, 며칠 전 8·15 경축사에서 이를 북한에 제안하였다. 전쟁과 분단의 상징인 DMZ의 일부에 평화 공원이 조성된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길선주 목사의 말씀처럼 먼저 불의를 바로잡고 정의를 굳게 세우지 않는 한 평화공원은 언제라도 전쟁과 갈등으로 폐쇄될 가능성이 높은 '정치쇼의 공연장'이 되고 말 것이다. 현재 불의의 힘을 빌어 탄생한 것으로 강하게 의심 받고 있는 (그리고 그 일부가 사실로 드러난) 박근혜 정부가 잘못된 것을 명백하게 밝히고, 이를 진솔하게 사과하며, 말 뿐만이 아니라 마음까지 환골탈태(換骨奪胎)하지 않는다면, 비무장지대 전체를 평화공원으로 조성한다고 하여도 대한민국과 한반도의 참된 평화는 요원할 것이다. 그러므로 "정의의 무대에서 평화의 막이 열리도록" 간절히 기도하라는 길선주 목사의 말씀이 더욱 뼈저리게 와닿는다. / 권혁일


posted by 바람연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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