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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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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의 선조를 통한 분별 (요한 카시아누스) 그때 모세가 말했다. "참 분별은 오직 겸손할 때 얻어진다. 겸손의 그 첫 번째 증거는, 되어진 모든 일들이나 생각들이 우리의 (신앙) 선조들의 조사에 맞춰질 때이다. … 자신의 결정에 의해서가 아니라, 신앙 선조들의 모델에 의해서 사는 사람(수도자)은 결코 속임을 당하지 않는다. - 요한 카시아누스(John Cassian: 360-435), John Cassian: Conferences(New York: Paulist Press, 1985), Conference 2 no.10, p.67. 매일 하나님의 선하신 뜻을 찾고 따르겠다고 다짐하지만, 실존이 가진 한계를 넘어서는 분별과, 영적 자유를 향한 여정의 순수성은 쉽게 찾아지지 않는다. 이럴 때 믿음의 선조들이 걸어온 길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은 숙..
백투더클래식 서문 읽기
바라보며 살아가기 신앙은 하나님과 그리스도에 대해서 논쟁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그분께 순종하는 것입니다. - 조지 폭스 (George Fox, 1624-1691), The Journal, chapter 4. A Year in Derby Prison (1650-51)년의 글 중에서 영적인 갈급함을 채우기 위해 수많은 목회자와 구도자들을 찾았던 조지 폭스는 그들과의 많은 대화 속에서 길을 찾지 못하고 안식을 찾지 못했다. 오히려 논쟁은 그를 더 방황하게 만들고 공허하게 하였다. 그런 과정을 통해 폭스는 다른 무엇, 다른 누구가 아닌 오직 그리스도와 자기 자신 안에서 참된 빛을 발견하고 참된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신앙은 논쟁이나 배움이라기보다는 바라보는 것이다. 탑처럼 지식을 쌓아가는 것이 아니라 그냥 그리스도를 바라보며 ..
'무서워하지 말라'는 것이 복음이다 (Lectio _ with Taize) 루가 12:22-32.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어린 양떼들아, 조금도 무서워하지 말라. 너희 아버지께서는 하늘 나라를 너희에게 기꺼이 주시기로 하셨다." 하나님의 친 아드님께서 하시는 말씀이니 분명 믿을 만한 말씀이다. 이 말씀만 믿고 살자. 담대히 살자. 세상은, 악마는 한다. 주님은 고 하신다. 는 것이복음이다. 야고 1:17-27. 하느님께서 여러분의 마음 속에 심으신 말씀을 공손히 받아들이십시오. 그 말씀에는 여러분을 구원할 능력이 있습니다. 어느 날 내 마음 속에 심겨진 말씀, 그 말씀의 육화(incarnation)가 되는 것이곧 구원이다. 이사 55:6-11. 우리의 주님께 돌아오너라. 너그럽게 용서해 주시리라. 내 생각은 너희 생각과 같지 않다. 나의 길은 너희 길과 같지 않다..
그리스도교의 가장 완벽한 규칙 (요한 크리소스토무스) 그리스도교의 가장 완벽한 규칙, 정확한 정의, 절정은 모든 사람에게 유익한 것을 추구하는 것이다…. 사람이 이웃의 구원을 위해서 일하지 않고서도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믿을 수는 없다. - 요한네스 크리소스토무스(Johannes Chrysostomus). 칼리스토스 웨어(Kallistos Ware, 1934- )의 《정교회의 길》(The Orthodox Way), 엄성옥 옮김(은성, 1999), 60쪽에서 재인용. 칼리스토스 웨어는, 여기에 인용한 크리소스토무스의 말이 삼위일체의 교리가 지닌 실질적인 함의(含意)이며, 이것이 삼위일체의 삶을 산다는 것이 의미하는 바라고 말한다. 곧, 그리스도인으로서 삼위일체 하나님의 본성과 일치하는 삶을 사는 것은 이웃의 구원을 위해서 일하는 것이다. 웨어는 다음과 같이..
수치와 책망을 겸손히 (아씨시의 프란치스코) 다른 사람이 해 주는 충고와 책망과 꾸지람을 마치 자기가 자신에게 하는 것 같은 인내심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종은 복됩니다…. 변명하는 데 빠르지 않고 본인이 범하지 않은 죄에 대해서도 수치와 책망을 겸손되이 참아 견디는 종은 복됩니다. -아씨시의 프란치스코(Francis of Assisi), 《성 프란치스꼬와 성녀 글라라의 글》(분도출판사, 2004), 영적 권고 23.얼마 전에 지인에게 충고 한마디를 들었다. 아니, 충고라고 하기엔 동정과 호의가 가득한 조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날 하루 종일 마음이 평화롭지 못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당신이 뭔데', '뭘 안다고' 같은 단어들이 내 안에서 하루 종일 춤을 추었다. 형제 자매들에게 듣는 책망과 충고들은 신앙과 인격을 성숙시키는 좋은 거..
걱정은 절대 할 필요가 없습니다 (손양원) 밤마다 꿈속에 당신의 마음의 근심과 몸이 불안한 것을 보았는데, 아마 근심 걱정에 눌려 병이 된 모양 같습니다. 그러나 근심과 걱정은 절대 할 필요가 없습니다. 걱정이랑 병 중에 병이요, 죄 중에 큰 죄가 되는 것이외다. -손양원 (1902~1950), "부인 정양순 사모에게 보낸 편지 2," 《손양원》(홍성사, 2009), 131. 손양원 목사님이 1942년 10월 14일 옥중에서 쓴 편지의 일부이다. 매달 정해진 날에 면회를 오던 아내가 찾아오지 않자, 그는 밤마다 꿈속에서 불안과 걱정 가운데 있는 아내의 모습을 보았다. 그것은 아마도 사모님의 불안이 목사님께 전해졌다기보다, 목사님 당신의 마음속에 걱정이 자라났던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이 편지에서 아내에게 절대 걱정하지 말라며 당부하는 말씀은, 곧..
'체험' 이상의 것 (본회퍼) "내 은혜가 네게 족하다"(고후 12:7). 우리는 하나님 '체험'을 고집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우리는 '체험'이 아니라 '은혜'로 구원 받는다. '은혜 체험'으로 구원 받는 것도 아니다. 우리는 '오직 은혜'로 구원 얻는다. 은혜는 은혜 '체험' 이상의 것이다. 은혜는 우리가 '믿어야' 하는 무엇이다. 디트리히 본회퍼(Dietrich Bonhoeffer: 1906-1945), Spiritual Care (Philadelphia: Fortress Press, 1982), 55. 자신에게 하나님 '체험'이 부족하다며 근심하는 이들에게 주는, 루터교 목사 본회퍼의 영적 조언이다. 하나님의 임재/현존을 '느끼는' 것은 귀한 체험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임재/현존이 느껴지지 않을 때에도 '말씀'에 입각해 하나님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