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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리치의 줄리안(Julian of Norwi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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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아들도 넘어졌습니다 (노리치의 줄리안) 아담이 넘어졌을 때, 하나님의 아들도 넘어졌습니다.'When Adam fell, God's Son fell' 노리치의 줄리안(Julian of Norwich: 1342 – c.1420),《하나님 사랑의 계시 Showings》, LT, ch. 51. 줄리안이 그토록 어려워 하던 계시였던 '주인과 종에 관한 비유'의 한 구절이다. 줄리안은 자그만치 20여년을 자기 눈에 보여진 계시를 이해하기 위해 기도하고 묵상하고 하나님과 대화한다. 당시 흑사병으로 인해 유럽 인구의 3분의 1이 죽고, 100년 전쟁, 농민 혁명, 아비뇽의 유수 등으로 극심한 혼란이 일어날 때, 사람들은 이 모든 것이 죄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라 생각하며 절망했다. 우리는 무엇인가 비극적인 일이 우리 가운데 생길 때에 누군가의 죄, 혹은 우..
믿음의 눈 (노리치의 줄리안) 그리고 나서 나는 (마음의 눈으로) 한 순간 하나님을 보게 되었는데, 그 비전에서 나는 그분께서 만물 안에 계신 것을 보았다......만사는 다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이며,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에 죄는 없다......(따라서) 죄란 그저 없는 일이다(sin is no deed). 노리치의 줄리안(Julian of Norwich: 1342 – c.1420),《하나님 사랑의 계시 Showings》, LT, ch. 11. '계시' 중에 줄리안은 '순간' 하나님을 보게 되었다("I saw God in a point"). 줄리안이 보니, 모든 것에 하나님이 계셨고("He is in all things"), 모든 일은 다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이었다("there is no doer but He"). '궁극적 실재'를 ..
영혼의 일 (노리치의 줄리안) 하나님께서는 쉼없이 당신을 찾는 영혼을 기뻐하신다. 우리 영혼이 하는 일이란 무엇인가? 그저 찾고(seek) 아파하고(suffer), 신뢰(trust)하는 그 일 뿐. 이는 우리 영혼 안에서 성령께서 하시는 일이며, 그러다 특별한 은총을 받는 영혼은 하나님의 얼굴을 뵙게 된다. 믿음과 소망과 사랑 가운데 하나님을 찾는 일이야말로 우리 주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이며, 그러다 그분의 얼굴을 뵙게 되는 영혼은 기쁨으로 충만해진다. 나는 깨달았다. 하나님께서 우리 영혼에 산고를 허락하고 계시는 이 때, 그분을 찾는 일은 그분의 얼굴을 뵙게 되는 일 못지 않게 좋은 일이다. 노리치의 줄리안(Julian of Norwich: 1342 – c.1420),《하나님 사랑의 계시 Showings》, LT, ch. 5. 우리는..
좋음 (노리치의 줄리안) 좋은 것을 좋은 것이게 하는 그 '좋음'(goodness)은 곧 하나님이다. 어떤 것이 좋은 건 하나님을 가졌기 때문이다. 노리치의 줄리안 (Julian of Norwich: 1342 – ca.1420), 《하나님 사랑의 계시 Showings》, LT, ch. 8. 줄리안에게 하나님은 '좋은' 분이다. 아니, '좋음'(goodness) 자체다. 무엇이 좋은 건 그것에게 하나님이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을 가진 것이기에 그것이 그렇게 좋은 것이 된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이 세상 살면서 무언가 좋은 것을 접했다면, 그건 곧 우리가 하나님을 접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하나님을 이렇게 알고 있는가? 우리는 하나님을 '좋은' 분이라 고백하긴 하지만, 줄리안처럼, 또 칼빈처럼, 하나님을 "모든 '좋음'의 원천"(f..
보라, 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노리치의 줄리안) 기쁜 표정을 지으시며 우리 주님께서 당신의 상처난 옆구리 안을 들여다보셨습니다. …… 선하신 주님께서 더 없이 기쁨 가득한 음성으로 말씀하셨습니다, "보라, 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했는지!"(Lo, how I loved thee.) 노리치의 줄리안(Julian of Norwich, ca.1342 – ca.1416), 《하나님 사랑의 계시 Showings》, LT, ch. 24. 고난주간은 봄에 있다. 이 땅에 봄이 온 건 '고난'이 있었기 때문임을 기억하기 위해서다. 거룩한 고난. 이를 알아본 한 시인이 이렇게 노래했다. "봄" 기다리지 않아도 봄이 오고 /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너를 보면 눈부셔 일어나 맞이 할 수 없다./ 입을 열어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 나는 아무것도 미리 알릴 수가..
당신을 주소서 (노리치의 줄리안) 좋으신 하나님, 제게 당신을 주소서. 저는 당신으로만 채워질 수 있고, 당신만 못한 것을 구하는 것은 당신께 합당한 기도가 못되기 때문입니다. 당신만 못한 것을 구하는 이는 빈궁할 수밖에 없습니다. 오직 당신만이 모든 것이시기 때문입니다. 노리치의 줄리안(Julian of Norwich: ca.1342 – ca.1416),《하나님 사랑의 계시 Showings》, LT, ch. 5. 좋은게 좋은게 아니다. 가장 좋은 것은 따로 있다. 가장 좋은 것(Summum bonum)은 하나님이다. 하나님을 가질 때 우리는 전부를 가진다. 주님, 주를 원하게desire 하소서. 나의 모든 것 되시는 주님을 가져 세상을 다 가진 사람처럼 살아가게 하소서. / 산처럼 al shal be wel, and al shal be..
거룩한 갈망 _ 개암 비전 IV (노리치의 줄리안) 하나님보다 작은 것은 그 무엇도 우리에게 충분하지 않다. all that is less than He is not enough for us. 노리치의 줄리안(Julian of Norwich: ca.1342 – ca.1416),《하나님 사랑의 계시 Showings》, LT, ch. 5. 온 세상 만물을 다 가져도 인간의 마음은 차지 않는다. 인간의 마음은 온 우주보다 크기 때문이다. 인간의 마음은 오직 하나님으로만 채워질 수 있다.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imago Dei)대로 지음 받았기 때문이다. 인간 영혼을 인간 안에 있는 '하나님의 형상'으로 보았던 어거스틴은 이렇게 고백했다: 님 향해 우리를 지으셨으니 우리 마음은 님 안에서 쉬기까지는 안식하지 못합니다. 줄리안 역시 같은 고백을 한다: 하나님과..
기쁨의 원천 (노리치의 줄리안) 기쁨이 충만하다는 것은 곧, 모든 것들에 깃들어 계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는 것입니다."The fullness of joy is to contemplate God in everything." 노리치의 줄리안(Julian of Norwich: ca.1342 – ca.1416),《하나님 사랑의 계시 Showings》, LT, ch. 35. 기쁨이란 말을 쉽사리 동원하기 힘들 정도로 우리가 당면한 오늘은 녹록지 않습니다. 요즈음 많은 사람들의 입에서 "힐링"이라는 말이 회자되는 것만 보아도 이같은 현실을 대변하고 있는 듯 합니다. 의롭고 착한 이들이 어려움을 당하고, 악하고 저울을 속이는 자들이 오히려 흥하는 오늘 이 엄동(嚴冬)의 땅에서, 하나님의 손길을 감지하는 일은 우리의 능력을 벗어난 일입니다. 그래서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