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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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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는 언덕 위에 서는 사람 (조지 허버트) 목사는 여가 시간에 활동에서 벗어나 언덕 위에 서야 한다. 그는 거기서 양떼를 생각하며 두 종류의 악과 두 종류의 악한 사람들을 발견한다. - 조지 허버트 (George Herbert: 1593-1633), 《시골 목사(The Country Parson)》, 제24장. 많은 현대인들이 그렇지만 보통 지역 교회(교구)를 섬기는 목회자는 참 바쁘다. 특히 조지 허버트가 살던 17세기 영국의 지역 목회자들은 종종 자신의 교구에서 의사 또는 법률 대리인의 역할도 담당해야 했기에, 그들이 '해야할 일 목록'에는 참 많은 것들이 올라가 있었다. 허버트에 의하면 이런 바쁜 일상 중에도 목회자가 반드시 해야할 일이 있는데 그것은 분주한 매일의 생활 공간을 벗어나 "언덕 위에" 서는 것이다. 그곳에서 그는 자신이 섬기는..
예수 권세, 내 권세 (아파미아의 요한) 밖으로 드러나는 행위를 네 내면에 거하시는 주님에게 늘 점검 받도록 하라. 네 행위가 다른 사람 앞에서 하는 꾸며낸 행위가 아닌, 네 주님 앞에서 하는 진실함이 되도록 하라. - 아파미아의 요한(John of Apamea), The Syriac Fathers on Prayer and the Spiritual Life (Kalamazoo, MI: Cistercian Publications Inc.), 86. 당시 공기마저 더럽히는 종교인들에 눌려있던 마가복음의 민초들은 예수님의 등장이 그들이 알던 거짓 지도자들 같지 않고, 권세있는 자와 같다고 환호한다(막 1:22). "예수 권세, 내 권세!" 그 권세를 '코스프레'(costume play)하려고 수많은 종교인들이 아말감을 금이빨로 바꾸고, 목사직을 CE..
사순절, 이 거룩한 기간에 (누르시아의 베네딕트) 수도자의 삶은 사순절의 연속이어야 한다. 그러나 이렇게 할 수 있는 강인함을 가진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에, 우리는 사순절 동안만이라도 공동체의 모든 형제[자매]들이 지극히 순결한 삶의 방식을 유지하고, 이 거룩한 기간 동안 평소 가지고 있던 태만에서 벗어날 것을 촉구한다. - 누르시아의 베네딕트(Benedict of Nursia, 480-ca.547), 《베네딕트의 규칙서》 권혁일, 김재현 옮김, 제49장. 1-3. (서울: KIATS, 2011), 94. 사순절은 “거룩한 기간”이다. 그것은 이 기간 동안 집중적으로 묵상하는 예수의 삶과 고난,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사랑이 거룩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 기간은 우리가 “지극히 순결한 삶의 방식을 유지”하고 게으름을 벗어 버리면, 거룩하신 주님을 좀 더..
생각 보고서 (이집트의 안토니우스) 우리는 마치 보고서를 제출하듯 자신의 행동들과 영혼의 움직임을 기록해야 합니다. 그리하면 그것들이 알려지는 것이 수치스러워서 죄를 짓지 않을 것이며 악한 것을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자신이 죄짓는 것이 발각되기를 원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 입니다. 또 죄를 지은 사람은 그것이 알려지지 않게 하려고 거짓말을 하려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서로를 지킨다면 간음하지 못하듯이, 서로에게 보고하는 듯이 자신의 생각들을 기록한다면 더러운 생각들이 알려지는 것이 수치스러워 그러한 생각들로부터 자신을 지킬 것입니다.- 아타나시우스(Athanasius, 295-373) , 《안토니의 생애》, ch. 55. 외부와 거의 단절된 채 살아간 사막의 수도승들, 특히 홀로 있는 독수도승들은 외부의 유혹에서는 상대적으로 자유..
지금의 자리를 떠남 안토니는 많은 사람들 때문에 방해를 받게 되었고 자신이 의도했고 원했던 바대로의 은둔생활이 가능하지 않게되자, 주님이 자신을 통해서 역사하시는 일들 때문에 스스로 우쭐해지거나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실제보다 더 크게 여길까 염려했다. 그래서 그는 심사숙고 끝에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챌 수 없는 위쪽지역 테베로 떠났다. - 아타나시우스(Atanasius, 295-373) , 《안토니의 생애》, 49. 얼마 전 추석을 맞이 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이동하느라 차들이 모든 도로들을 가득 채우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자기의 소원과 희망을 좇아, 있던 자리를 떠났던 사람들이 다시 잠시나마 돌아가는 길이었다. 익숙하고 또 삶의 기반이 잡힌 "지금의 자리"를 떠나기는 쉽지 않다.분명하고도 더 나은 그 무엇인가가 있을 때 ..
참된 삶 (그리스도를 본받아) 바깥 소리를 듣지 않고 내면에서 들려오는 참(truth)의 음성과 가르침에 귀 기울이는 귀는 복되다. 바깥 것들을 보지 않고 내면 세계에 주목하는 눈은 복되다. 토마스 아 켐피스(Thomas à Kempis: c. 1380–1471), 《그리스도를 본받아》, book 4, ch. 1. '참'된 삶이란 속이 가득 '차' 있는 삶이다. '거짓'된 삶이란 '거죽'만 번지르르한 삶이다. 어떻게 하면 참된 삶을 살 수 있을까? 토마스 수사는 "네 안을 보라"고 말한다. "내면의 소리를 들으라"고 말한다. 앞만 보고 달려가지 말자. 안을 보자. 안을 볼 줄 알아야, 위로 비상ascent할 수 있다. 앞만 보고 달려가다가는 밑(地獄)으로 꺼져버릴 지 모른다. / 산처럼
말 기계와 앵무새 (길선주) "사랑하는 형제자매들이여, 간절히 원하고 바랍니다. 행실을 말하는 바에 합당하게 하여 능히 사람의 마음을 감화시키는 참 그리스도인이 되고, 말 기계와 앵무새가 되지 마십시오." 길선주 (1869-1935), 1906. 2. 15. 어느 날 길선주 목사가 한 외국인의 집 앞을 지나다가 사람들이 떠들고 노래하는 소리를 듣고 호기심에 들어갔다가 깜짝놀랐다. 그곳에는 한 사람이 홀로 "나팔통 같은 기계"를 틀어놓고 있었던 것이다. '축음기'(record player)였다. 이후 그는 어떤 그리스도인들이 신문에 실은 글 또는 강단에서의 한 연설에 감동되어 그들을 만나보았으나, 실제 그들의 행동이 그말과 글에 조금도 일치하지 않는 것을 보고 실망하고서는 그가 축음기에 속았던 경험을 생각해내었다. "말 기계"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