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의 어깨 위에 선 난장이 (블루아의 피터)

한 줄 묵상 2013.11.29 03:36

개들이 아무리 나에게 짖어대고, 돼지들이 꿀꿀댄다 할지라도, 나는 옛 선현들의 글을 본받아 행하는 일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언제나 나의 공부가 될 것이며, 내 기력이 다하는 날까지 나는 결코 이것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거인들의 어깨 위에 서 있는 난장이들과 같다. 그 거인들 덕분에 우리는 그들보다 더 멀리 볼 수 있다. 우리의 고전 공부는 우리들의 소견보다 더 훌륭하고 정교한 선현들의 식견을, 시간의 망각과 사람들의 무관심으로부터 꺼내어 새롭게 되살려내는 일이다.

               - 블루아의 피터, “Letter 92,” Patrologina Latina, J. P. Migne 엮음, vol. 207, col. 209.

 12세기 프랑스의 정치가이자 신학자였던 블루아의 피터(Peter of Blois, c.1130–c.1203)가 남긴 이 말은 영적 고전 읽기가 왜 필요한지를 잘 보여준다. 오늘날 수많은 비판과 잡음들로 주변이 소란하다. 이런 혼란을 벗어나 바른 길을 찾는 데에 영성 고전 읽기는 분명 큰 유익이 될 것이다. 비록 우리의 소견은 일천(日淺)할지라도, 영적 거장들의 어깨 위에 선 덕분에 우리는 그분들보다 더 높은 식견을 가지고, 바른 신앙의 길을 전망할 수 있게 될 것이므로……/ 새결새김 남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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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하는 신앙인 (존 웨슬리)

한 줄 묵상 2013.10.30 09:00

“[감리교인들]이 영적 독서에 열심을 내지 않는다면, 그들이 은혜 속에서 성장한다는 것은 실로 불가능한 일입니다. 책을 읽는 사람들만이 하나님과 그분의 세계를 깊이 아는 사람들이 될 수 있습니다.”

존 웨슬리 (John Wesley, 1703-91), “A Letter to George Holder” (8 Nov. 1790) in Telford ed., Letters, 8: 247.

 

웨슬리는 감리교인들이 열심히 독서하는 사람들이 되기를 바랐다. 그는 감리교인은 하나님과 그분의 사랑을 알려주는 책들을꾸준히 읽는 사람들이 되어야 한다고 당부한다(General Rules of 1743). 그는 설교자들에게 이러한 독서는 더욱 더 필수적임을 강조하였다. 그는 감리교 설교자들에게 젊은 대학생들처럼열심히 독서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자신이 추천하는 책들을 하루에 7시간씩 읽게 하였다(The Minutes of 1746 and 47).

웨슬리는 개인과 공동체의 영적 성숙에 고전 읽기가 필수적임을 잘 인식하고, 그것의 실천을 끊임없이 강조한 신앙 지도자였다. 그는 민중들의 신앙 고전 독서 실천을 뒷바침하기 위해 다양한 기독교 전통에서 비롯된 수많은 고전들을 편집하고 출판, 배포하는 일에 많은 힘을 썼다. 학자들의 조사에 의하면, 18세기 영국에서 가장 많은 책을 편집, 출판한 이가 바로 존 웨슬리였다고 한다(The Cambridge Companion to John Wesley, 145). 이는 그가 영적 독서를 진작하기 위해 들인 노력이 얼마나 대단한 것이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러한 영적 고전의 중요성에 대한 강조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적지 않다. 한국 기독교인들이 가지고 있는 성경에 대한 열심을 신앙 고전 읽기로까지 확대한다면, 한국 교회는 신앙의 성장과 성숙에 위한 새로운 전기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웨슬리 자신도 한 책의 사람(homo Unius libri)"이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신앙 생활에 있어서 성서의 역할를 중시했던 사람이었다. 그는 이런 성서 중심의 신앙에다가 신앙고전 읽기를 더하는 것이 사람들의 영적 성장에 더 없이 효과적이라는 것을 깨닫고 그것을 강조했던 것이다. 고전 읽기는 우리가 성서의 세계를 보다 깊고 폭넓게 이해하는 데에 바탕과 길잡이가 될 것이며(성서 해석의 가장 중요한 길잡이는 교회의 전통이다!), 또한 고전 읽기는 성서적 신앙이 삶의 실천으로 이어지게 하는 데에도 힘과 지혜를 줄 것이다. 왜냐면 고전이란, 성경을 품고 살았던 신앙 선현들의 경험에서 나온 작품들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성경과 고전 읽기의 상호 작용이 우리의 신앙 실천을 바른 성장으로 이끌 것이다. / 남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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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의 열매 3 : 바쁜 여가, 조용한 활동(컬른의 브루노)

한 줄 묵상 2013.07.18 16:08

실제로 강한 의지를 가진 사람들은 이곳[사막]에서 자기 자신에게로 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원하는 만큼 그곳에 거할 수 있을 것입니다. 덕의 씨앗들을 부지런히 재배하고 낙원의 열매들을 기쁨으로 먹으면서 말입니다. 이곳에서 우리는 눈(eye)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 눈은 신성하신 신랑을 명료하게 바라 봄으로써 그로 하여금 사랑으로 상처입게 한 그 눈입니다. 그리고 그 눈은 맑아서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을 볼 수 있게 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바쁜 여가를 보낼 수 있으며, 조용한 활동 속에서 쉼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전투의 고생스러움으로 인해, 하나님의 운동 선수들에게는 간절히 기다리던 보상이 주어집니다. 그 보상은 세상이 무시하는 평화와 성령 안에서의 기쁨입니다.


른(쾰른)의 브루노(Bruno of Cologne, c. 1030 - 1101), Ep 2.2; Sch 88:82-85.



컬른의 브루노는 사막에서의 수도 생활을 '바쁜 여가'와 '조용한 활동'으로 묘사한다. 보통 '여가(leisure)'란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한가로움을 즐기는 시간을 말한다. 그런데 '바쁜 여가'라니!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여가(otium)에 대한 고대 사람들의 생각을 잠깐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고대 로마 공화정 시대에 때에 여가란 공적인 활동으로부터 일시적으로 벗어나거나 완전히 은퇴하는 것을 의미했다. 그러나 공공의 선을 중시하던 이들에게 이런 여가는 결코 한가함 속에서 늘어지는 '게으름'이어서는 안 되었다. 고대의 작가들에게 있어서 '명예로운 여가(otium honestum)' 또는 '품격있는 여가(otium liberale)'는 공공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문학적, 철학적 탐구를 의미했다. 그래서 로마의 철학자이자 정치가였던 키케로(Marcus Tullius Cicero, BC.106~BC.43)는 용납 가능한 여가는 역설적으로 활동적이라고 보았다. 이러한 '공적인 일'과 '여가' 사이의 긴장이 히포의 아우구스티누스의 시대에도 흘러 들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이 긴장을 기독교적인 바탕에서 풀어내면서 여가는 성경을 읽고 연구하는 데에 쓰여져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그에게 있어서 여가는 관상(contemplation)과 성경 연구를 위한 선행조건이었으며, 하나님 나라 추구를 위한 환경이었다. 또한 아우구스티누스는 동시대의 기독교 작가인 놀라의 파울리누스(Paulinus of Nola, c.354~431)와 비슷하게 여가를 수도생활과 관련시키기도 하였다. 그는 수도생활을 '성스러운 여가(sanctum otium)'로 묘사하였으며, 수도자들이 게으름과 한가한 잡담에 빠지는 것을 경고하였다. 그러므로 키케로와 마찬가지로 아우구스티누스에게 있어서 여가는 활동적이다. 


컬른의 브루노가 말한 '바쁜 여가(otium negotium)'는 이런 배경 속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는 세상에서의 일들을 모두 내려놓고 사막으로 들어가 고독과 관상에 속에 사는 수도자들의 삶이 한가하고 게으른 삶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추구하는 바쁜 여가이며 조용한 활동이라고 말하고 있다. 여기서 브루노가 말하는 조용한 활동은 외적인 수도 생활 뿐만 아니라, 기도 안에서 정점을 이루는 내적 활동을 의미한다. 실제로 브루노는 당대의 매우 뛰어난 지성인이며 행정가였지만, 거의 오십 세가 되었을 때에 대학과 교회에서의 모든 직책들을 내려놓고 몇 명의 지인들과 함께 사막으로 은거하였다. 그리고 위의 인용문에서 자신들의 물러남이 세상으로부터의 이기적인 도피나 열매 없는 게으름이 아니라고 말하는 듯하다.


지금 한국은 휴가철이다. 굳이 휴가를 운운하지 않아도, 속도가 빠르고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요소들이 많은 오늘날의 사회 속에서 여가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는 많은 이들의 관심사이기도 하다. 그리고 평균 수명의 연장과 더불어서 우리가 은퇴 후에 보내야할 시간도 더 길어 졌다. 여가 시간 또는 휴가 기간 동안 아우구스티누스가 추구한 것처럼 성경을 연구하며 바쁘게 보내라고 한다면, 많은 이들이 질색할지도 모르겠다. 물론 아우구스티누스 또는 브루노와 오늘날의 현대 그리스도인은 다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우리의 여가, 휴가, 은퇴가 게으름 속에서 낭비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우리의 여가는 좀 더 깊이 있게 하나님 나라를 추구하는 데에 사용되어져야 한다. 사막이 거룩한 여가를 보내기 위한 적당한 장소인 이유는 다른 일들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고 하나님과 그의 나라를 추구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나님 나라를 추구한다는 것이 고립 속에서의 성경 읽기와 기도만으로 제한되어서는 안 되지만, 실제적으로 우리 삶에서 열매맺는 공적 활동을 위해서도 사적인 고독은 필수적이다. 그리고 그 고독은 게으름이 아니라 '바쁜 여가, 조용한 활동'이 되어야 한다. 우리의 여가, 휴가 또는 은퇴 계획 속에 고독 속의 독서와 기도를 넣어 보면 어떨까?  다시 말해 지리적인 사막이 아니라 우리 마음의 사막을 찾아 가는 여행을 해보면 어떨까? 또는 평소에는 일상에 매여 하지 못했던 하나님과 이웃들을 위한 일을 실천하는 계획을 세워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와 같은 품격 있는 여가 속에 사막의 열매인 '쉼'이 있다. / 권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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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웨슬리의 영적 독서를 위한 조언 (모음)

한 줄 묵상 2013.02.25 14:46

웹진 <산책길> 2, no. 1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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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두기 

존 웨슬리의 "영적 독서를 위한 조언"은 그가 토마스 아 켐피스의 《그리스도를 본받아》를 간추려 요약본으로 출간하면서 그 책에 쓴 서문의 일부이다. 그러므로 이 글에서 웨슬리가 말하는 영적 독서는 '영성 고전 독서', 곧 영성 생활에 도움이 되는 신앙의 선현들의 글을 읽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아래의 글은 "영적 독서를 위한 조언"이라는 제목으로 <한 줄 묵상>에 다섯 번에 걸쳐 연재 되었던 글들을 하나로 묶은 것이다. 웨슬리의 조언을 아래의 해설/묵상글과 함께 읽는다면 오늘날 우리의 영성 고전 독서에 좋은 길잡이가 되리라 생각한다.


첫째매일 일정 시간에 영적 독서를 하겠다고 스스로에게그리고 주위 사람들에게 선언하고이것을 지키십시오…….


둘째, 순수한 의도로, 그대의 영혼의 양식을 얻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고, 이 독서에 임하겠다는 다짐으로 이 독서를 준비하십시오. 그리고 읽는 동안, 하나님께서 그대의 눈을 열어 주셔서 그분의 소원을 알아 보고, 그것의 실행을 결단하고, 나아가 그것을 이루기까지 그대를 이끌어 주시기를 비는 간절한 기도로 이 독서를 준비하십시오.


셋째, … 반드시 여유있게, 신중히,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가며 읽어야 합니다. 읽는 중간 중간 잠시 멈추어 하나님의 은혜가 그대에게 비추는 깨달음의 빛을 받아들이도록 하십시오. 이를 위해, 때때로 읽은 것을 되돌아 보고, 그것을 짧은 문구로 만들어 반복적으로 되새기십시오……. 그대에게 큰 깨달음을 주는 문장들, 특히 그대의 영적 성향과 실천에 요긴한 구절들은 반복해서 여러 번 읽는 것이 유익합니다.


넷째그대가 읽은 것에 상응하는 감흥을 일깨우도록 하십시오그저 지식만 더할 뿐 감동도 열정도 없는 독서는 무익합니다읽으면서 행간에 하나님을 향한 간절한 열망을 더하십시오그분의 빛 뿐아니라 그분의 열정을 구하십시오.


마지막으로항상 주님께 드리는 화살기도로 영적 독서를 마무리하십시오. 그리하여 …… 그대의 마음 밭에 뿌려진 좋은 씨들이 주님의 복을 받아자라고 열매 맺고나아가 그 열매가 영원한 삶을 낳게 하십시오.


 

존 웨슬리(John Wesley, 1703-1791), Part of the “Preface” to his Abridgment of Thomas à Kempis’ Treatise of The Imitation of Christ (1735)



 

<첫째 조언에 대한 해설과 묵상>


존 웨슬리는 사람들의 영적 성장을 돕기 위해 많은 글을 쓰는 한편많은 영성 고전들을 편집하고 출판하는 일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리스도를 본받아》는 그가 가장 소중히 여긴 고전 중 하나이다그는 이 책을 자기 시대 상황에 맞게 창의적으로 번역하여 출판하였다이 책의 서문에서 웨슬리는 영적 유익을 도모하기 위해 이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를 다섯 가지로 정리하여 제시하고 있다그리고 나서 비단 이 책뿐 아니라 모든 영성 고전을 이와 같은 방법으로 읽어 달라고 신자들에게 부탁하고 있다.

 

위에 소개된 인용문은 그 다섯 가지 중 첫번 째 조언의 첫 문장이다웨슬리는 영적 삶에서 질서(orders)와 규칙(rules)를 중시한다 (그래서 얻게된 별명이 Methodist이다!). 그에 따르면 영적 완성(entire sanctification)까지 이르는 생활즉 구원의 여정(the order of salvation)을 잘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영적 규칙(rules)를 따르는 것이 효과적이다이와 관련해서 어거스틴도 습관의 폭력에 대해 말한 적이 있다하나님 아닌 다른 것들을 향해 굳어진 우리의 욕망감정기억들은 그릇된 문화와 습관을 만들어 냈고그것들이 우리가 하나님의 은혜를 감지하고 그것에 따라 사는 삶의 기쁨을 누리지 못하게 하는 가장 큰 장벽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습관의 폭력을 청산하고 구원의 질서를 따라새로운 삶의 습관을 형성하는 것이 성화의 길이라고 웨슬리는 보았다. 주위 사람에게 자신의 결심을 알리는 것은 그러한 습관을 형성하기 위해 공동체의 도움을 구하는 것이다성령의 도움심과 신앙 공동체의 도움에 자신을 개방하고그들과 함께 성서와 신앙 선현들의 영적 고전 읽는 일은 그릇된 습관의 폭력을 이겨내기 위한 실천 중 가장 중요한 것의 하나일 것이다.




<둘째 조언에 대한 해설과 묵상>

 

순수한 의도는 문자적으로는 의도의 순수성(The purity of intention)”이라고 옮길 수 있.  이말은 그리스도인이  어떤 일을 행하고자 할 때그 의도와 열망이 언제나 하나님만을 향한 순수하고 온전한 사랑에서 비롯되어야 함을 가리키는 말이다웨슬리 영성에서 의도의 순수성은 한 신자의 영적 수행이 완전 성화를 향하고 있는가를 분별하는 가장 중요한 판별 기준이다웨슬리는 우리의 노력이 온전히 하나님께만 바쳐지지 않고 나 자신을 위하는 것이 된다면, 이는 결국 사실상 사탄을 위하는 것이 되고 만다고 말한다.


영적 독서 뿐 아니라 모든 영적 실천은 그것이 무엇이든지 간에 반드시 나의 일부만이 아니라 나의 온 마음과 뜻과 힘과 정성을 다 드리는 것이어야 한다.  또한 그것을 수행하려는 열망은 언제나 하나님 사랑에서 비롯되어야 하고그것을 이루려는 모든 시도는 언제나 하나님을 소원을 이루겠다는 의도에서만 나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수행은 아무 유익이 없는 일이되고 말 것이다. 




<셋째 조언에 대한 해설과 묵상>

읽은 것을 되돌아 보고(recollect) : 신앙 생활에서 기억(recollect)은 매우 중요하다. 어거스틴이 상기시켜주는 바처럼 우리의 기억은 우리의 영혼에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우리의 '구원은 기억에서 시작'된다. 구원은 하나님의 구원사(史)와 나의 삶의 역사가 만나서, 내 삶이 하나님의 구원 역사의 일부가 되는 것이다. 이 일은 내 기억을 하나님의 구원 이야기로 채워가는 데서 가능하다.


토마스 아 켐피스의《그리스도를 본받아》

짧은 문구로 만들어 반복적으로 : 이 서술은 베네딕트회에서 정리된 성서적 기도 방법인 렉시오 디비나(Lectio Divina)의 원리를 떠올리게 한다. 렉시오는 말씀을 읽고(Lectio), 그것으로 기도하고(Oratio), 그것을 숙고하고(Meditatio), 컨템플레이트(Contemplatio)하는 네 단계를 매일 주기적으로 반복하면서 살아가는 기도 실천이다. 이 실천은 하나님을 끊임없이 기억하는 일을 실현한 기도의 실례이다. 여기서 컨템플레이션(Contemplatio, 관상)은 말씀에 대한 깊은 묵상을 통해 내가 말씀과 하나가 되고 그 속에 머물러 있는 것을 의미한다. 읽은 말씀 중 마음에 가장 와닿는 구절을 끊임없이 신중하게 반복하는 일은 이러한 컨템플레이션에 이르는 데에 도움 되는 중요한 실천 중의 하나로 여겨졌다. 웨슬리의 영적 독서 방법도 이와 같은 일을 중요성을 강조한다. 가장 감동되는 한 구절을 호흡에 맞추어 지속적으로 반복하면, 우리는 일을 하면서도 하나님의 말씀과 은사에 나의 의식(awareness)을 지속적으로 집중할 수 있다. 즉 짧은 구절의 반복은 내가 언제나 하나님의 임재 속에 살 수 있도록 도와 준다. 




<넷째 조언에 대한 해설과 묵상>

우리의 읽기가 지식만을 얻기 위한 독서(reading for information)에 머물지 않고이를 넘어 삶의 변화를 일으키는 독서(reading for transformation)가 되도록 하는 것이 영적 독서의 핵심이다이러한 변혁을 위한 독서를 하기위해서는 우리의 이성뿐 아니라 감성과 의지까지 함께 모아 읽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 마음은 이성감성(열정), 욕망(의지)으로 이루어져 있다그러므로 우리의 이성과 열정과 의지을 참여시켜온 마음으로 하는 영적 독서는 우리의 마음을 변화시키고[1],  이러한 마음의 변화는 우리의 행동을 가져온다. 우리의 행동은 우리의 감정과 욕망과 생각에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그리고 행동의 변화가 지속되면 새로운 습관(habit)이 된다그리고 습관의 변화는 삶의 변화를 가져온다그러므로 변혁적 책읽기는 거룩한 말씀이 우리의 몸을 입는 일이다[2].




<다섯째 조언에 대한 해설과 묵상>

화살 기도(ejaculation)란 아버지예수님하나님, 저를 도와 주소서주여,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주님께 영광!하나님 찬미받으소서! 와 같은 짧은 경구로 간결하지만 간절하게 드리는 기도를 말한다. 하나님을 향한 기도로 영적 독서를 마무리하면서신자는 하나님과의 일치를 유지하는 컨템플레이션(contemplation)의 상태에 머물면서 동시에 그리스도를 따라 자신의 삶의 자리로 돌아와 그리스도와 동역하는 사도직을 수행하는 해 나간다.

 

이상 다섯 가지로 정리된 '웨슬리의 영적 독서에 관한 조언'은 성서 읽기와 영성 고전 읽기에 적용하면 영성훈련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기독교 역사의 거의 모든 시대에서 영적 독서는 중요한 기도 실천 중의 하나였다이 기도[영적 독서]는 무엇보다 우리가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은혜를 누리고하나님의 뜻과 열망을 깨달아 그것을 받드는 삶을 살기 위한 가장 중요한 실천이다웨슬리의 영적 독서에 관한 가르침은이런 기도 실천을 심화하려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을 주리리 확신한다


 / 번역, 해설  새결새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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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의 조명을 위한 기도 (마르틴 루터)

한 줄 묵상 2012.11.18 05:51
  • 아득한 옛날, 기독교영성 고전 또한 오늘 새롭게, 바르게 읽을 수 있도록 기도해 봅니다. 그 옛날과 오늘에 가교를 놓아주실 성령님......

    BlogIcon 오래된 오늘 2012.11.18 07:10 신고

주 하나님, 친애하는 아버지. 당신은 성령을 통해서 당신을 믿는 이들을 가르쳐 오셨고, 그들의 마음을 밝혀 주셨습니다. 이제 같은 성령을 통해서 저희에게 바른 이해를 주십시오. 그리하여 저희가 당신의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 곧 저희 주님을 통해서 항상 그분의 위로와 능력 속에서 기뻐할 수 있게 하소서. 아멘.


- 마르틴 루터 (Martin Luther, 1483-1546), Luther's Prayers, ed. by Herbert F. Brokering (Minneapolis: Augsburg, 1994), 66.



말씀을 읽기 전에, 말씀을 전하거나 듣기 전에 이 기도를 드려보면 어떨까? 말씀을 통해 주님의 위로와 능력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항상 기뻐할 수 있도록……. / 바람연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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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적 독서를 위한 조언 5 : 화살 기도(존 웨슬리)

한 줄 묵상 2012.11.07 17:07
  • ejaculation을 '화살 기도'라는 용어로 옮긴 것이 흥미롭습니다. 짧은 문구로 독서 가운데 주신 은혜를 요약하고, 하루 종일 그 기도를 반복하는 것이 영적 독서의 경험을 삶에 녹여 내는 데에 도움이 되는 듯합니다.

    BlogIcon 바람연필 2012.11.08 17:14 신고
  • "영적 독서를 위한 조언" 시리즈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독서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맞다면, 영적 독서가 영적인 사람을 만든다는 말은 더더욱 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BlogIcon 산처럼 2012.11.11 05:20 신고

"마지막으로, 항상 주님께 드리는 화살기도로 영적 독서를 마무리하십시오. 그리하여 …… 그대의 마음 밭에 뿌려진 좋은 씨들이 주님의 복을 받아, 자라고 열매 맺고, 나아가 그 열매가 영원한 삶을 낳게 하십시오." 


존 웨슬리(John Wesley, 1703-1791), Part of the “Preface” to his Abridgment of Thomas à Kempis’ Treatise of The Imitation of Christ (1735)




화살 기도(ejaculation)아버지, 예수님, 하나님, 저를 도와 주소서, 주여,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주님께 영광!, 하나님 찬미받으소서! 와 같은 짧은 경구로 간결하지만 간절하게 드리는 기도를 말한다. 하나님을 향한 기도로 영적 독서를 마무리하면서, 신자는 하나님과의 일치를 유지하는 컨템플레이션(contemplation)의 상태에 머물면서 동시에 그리스도를 따라 자신의 삶의 자리로 돌아와 그리스도와 동역하는 사도직을 수행하는 해 나간다.

 

이상 다섯 가지로 정리된 '웨슬리의 영적 독서에 관한 조언'은 성서 읽기와 영성 고전 읽기에 적용하면 영성훈련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기독교 역사의 거의 모든 시대에서 영적 독서는 중요한 기도 실천 중의 하나였다. 이 기도[영적 독서]는 무엇보다 우리가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은혜를 누리고, 하나님의 뜻과 열망을 깨달아 그것을 받드는 삶을 살기 위한 가장 중요한 실천일 것이다. 웨슬리의 영적 독서에 관한 가르침은, 이런 기도 실천을 심화하려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을 주리리 확신한다/ 새결새김

posted by 바람연필

영적 독서를 위한 조언 4 : 열정을 구하라 (존 웨슬리)

한 줄 묵상 2012.11.03 03:18

"넷째로, 그대가 읽은 것에 상응하는 감흥을 일깨우도록 하십시오. 그저 지식만 더할 뿐 감동도 열정도 없는 독서는 무익합니다. 읽으면서 행간에 하나님을 향한 간절한 열망을 더하십시오. 그분의 빛 뿐아니라 그분의 열정을 구하십시오."


존 웨슬리(John Wesley, 1703-1791), Part of the “Preface” to his Abridgment of Thomas à Kempis’ Treatise of The Imitation of Christ (1735)




우리의 읽기가 지식만을 얻기 위한 독서(reading for information)에 머물지 않고, 이를 넘어 삶의 변화를 일으키는 독서(reading for transformation)가 되도록 하는 것이 영적 독서의 핵심이다. 이러한 변혁을 위한 독서를 하기위해서는 우리의 이성뿐 아니라 감성과 의지까지 함께 모아 읽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 마음은 이성, 감성(열정), 욕망(의지)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므로 우리의 이성과 열정과 의지을 참여시켜, 온 마음으로 하는 영적 독서는 우리의 마음을 변화시키고[1],  이러한 마음의 변화는 우리의 행동을 가져온다. 우리의 행동은 우리의 감정과 욕망과 생각에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행동의 변화가 지속되면 새로운 습관(habit)이 된다. 그리고 습관의 변화는 삶의 변화를 가져온다. 그러므로 변혁적 책읽기는 거룩한 말씀이 우리의 몸을 입는 일이다[2]./ 새결새김



[1] 마음의 변화가 성서적 의미의 회개, 메타노이아’이.

[2] 영어에서 habit습관을 의미하기도 하고, 우리가 입는 을 의미하기도 한다


posted by 바람연필

영적 독서를 위한 조언 3 : 기억과 반복 (존 웨슬리)

한 줄 묵상 2012.10.29 07:26
  • 'recollection'을 '반추(反芻)' 또는 '되새김'이라는 단어로도 번역하는 것 같아요. 이전의 기억, 읽은 말씀 또는 영적 경험을 다시 꺼내어 곰곰이 되씹는다는 의미에서 '되새김'이라는 말도 괜찮은 듯 합니다.^^

    BlogIcon 바람연필 2012.10.30 02:04 신고

"셋째, ……… 반드시 여유있게, 신중히,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가며 읽어야 합니다. 읽는 중간 중간 잠시 멈추어 하나님의 은혜가 그대에게 비추는 깨달음의 빛을 받아들이도록 하십시오. 이를 위해, 때때로 읽은 것을 되돌아 보고, 그것을 짧은 문구로 만들어 반복적으로 되새기십시오……. 그대에게 큰 깨달음을 주는 문장들, 특히 그대의 영적 성향과 실천에 요긴한 귀절들은 반복해서 여러 번 읽는 것이 유익합니다."


존 웨슬리(John Wesley, 1703-1791), Part of the “Preface” to his Abridgment of Thomas à Kempis’ Treatise of The Imitation of Christ (1735)




읽은 것을 되돌아 보고(recollect) : 신앙 생활에서 기억(recollect)은 매우 중요하다. 어거스틴이 상기시켜주는 바처럼 우리의 기억은 우리의 영혼에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우리의 '구원은 기억에서 시작'된다. 구원은 하나님의 구원사(史)와 나의 삶의 역사가 만나서, 내 삶이 하나님의 구원 역사의 일부가 되는 것이다. 이 일은 내 기억을 하나님의 구원 이야기로 채워가는 데서 가능하다.


짧은 문구로 만들어 반복적으로 : 이 서술은 베네딕트회에서 정리된 성서적 기도 방법인 렉시오 디비나(Lectio Divina)의 원리를 떠올리게 한다. 렉시오는 말씀을 읽고(Lectio), 그것으로 기도하고(Oratio), 그것을 숙고하고(Meditatio), 컨템플레이트(Contemplatio)하는 네 단계를 매일 주기적으로 반복하면서 살아가는 기도 실천이다. 이 실천은 하나님을 끊임없이 기억하는 일을 실현한 기도의 실례이다. 여기서 컨템플레이션(Contemplatio, 관상)은 말씀에 대한 깊은 묵상을 통해 내가 말씀과 하나가 되고 그 속에 머물러 있는 것을 의미한다. 읽은 말씀 중 마음에 가장 와닿는 구절을 끊임없이 신중하게 반복하는 일은 이러한 컨템플레이션에 이르는 데에 도움 되는 중요한 실천 중의 하나로 여겨졌다. 웨슬리의 영적 독서 방법도 이와 같은 일을 중요성을 강조한다. 가장 감동되는 한 구절을 호흡에 맞추어 지속적으로 반복하면, 우리는 일을 하면서도 하나님의 말씀과 은사에 나의 의식(awareness)을 지속적으로 집중할 수 있다. 즉 짧은 구절의 반복은 내가 언제나 하나님의 임재 속에 살 수 있도록 도와 준다.  / 새결새김

posted by 바람연필

영적 독서를 위한 조언 2 : 순수한 의도로 (존 웨슬리)

한 줄 묵상 2012.10.13 05:08
  • 영적독서야말로 "준비가 반"인 것 같습니다. 마음의 자세를 다시 가다듬어 봅니다.

    BlogIcon 산처럼 2012.10.14 02:38 신고

둘째, 순수한 의도로, 그대의 영혼의 양식을 얻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고, 이 독서에 임하겠다는 다짐으로 이 독서를 준비하십시오. 그리고 읽는 동안, 하나님께서 그대의 눈을 열어 주셔서 그분의 소원을 알아 보고, 그것의 실행을 결단하고, 나아가 그것을 이루기까지 그대를 이끌어 주시기를 비는 간절한 기도로 이 독서를 준비하십시오."

 

존 웨슬리(John Wesley, 1703-1791), Part of the “Preface” to his Abridgment of Thomas à Kempis’ Treatise of The Imitation of Christ (1735)



 

 순수한 의도는 문자적으로는 의도의 순수성(The purity of intention)”이라고 옮길 수 있.  이말은 그리스도인이  어떤 일을 행하고자 할 때그 의도와 열망이 언제나 하나님만을 향한 순수하고 온전한 사랑에서 비롯되어야 함을 가리키는 말이다웨슬리 영성에서 의도의 순수성은 한 신자의 영적 수행이 완전 성화를 향하고 있는가를 분별하는 가장 중요한 판별 기준이다웨슬리는 우리의 노력이 온전히 하나님께만 바쳐지지 않고 나 자신을 위하는 것이 된다면, 이는 결국 사실상 사탄을 위하는 것이 되고 만다고 말한다.


영적 독서 뿐 아니라 모든 영적 실천은 그것이 무엇이든지 간에 반드시 나의 일부만이 아니라 나의 온 마음과 뜻과 힘과 정성을 다 드리는 것이어야 한다.  또한 그것을 수행하려는 열망은 언제나 하나님 사랑에서 비롯되어야 하고그것을 이루려는 모든 시도는 언제나 하나님을 소원을 이루겠다는 의도에서만 나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수행은 아무 유익이 없는 일이되고 말 것이다. / 새결새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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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적 독서를 위한 조언 1 : 매일 일정한 시간에 (존 웨슬리)

한 줄 묵상 2012.10.02 16:00
  • 네, 나이를 먹어갈 수록, 인간에 대해 좀 더 알아갈수록, '좋은 습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BlogIcon 산처럼 2012.10.03 06:07 신고

첫째, 매일 일정 시간에 영적 독서를 하겠다고 스스로에게, 그리고 주위 사람들에게 선언하고, 이것을 지키십시오……”.

 

- 존 웨슬리(John Wesley, 1703-1791), Part of the “Preface” to his Abridgment of Thomas à Kempis’ Treatise of The Imitation of Christ (1735)



 

존 웨슬리는 사람들의 영적 성장을 돕기 위해 많은 글을 쓰는 한편, 많은 영성 고전들을 편집하고 출판하는 일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리스도를 본받아》는 그가 가장 소중히 여긴 고전 중 하나이다. 그는 이 책을 자기 시대 상황에 맞게 창의적으로 번역하여 출판하였다. 이 책의 서문에서 웨슬리는 영적 유익을 도모하기 위해 이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를 다섯 가지로 정리하여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나서 비단 이 책뿐 아니라 모든 영성 고전을 이와 같은 방법으로 읽어 달라고 신자들에게 부탁하고 있다.

 

위에 소개된 인용문은 그 다섯 가지 중 첫번 째 조언의 첫 문장이다. 웨슬리는 영적 삶에서 질서(orders)와 규칙(rules)를 중시한다 (그래서 얻게된 별명이 Methodist이다!). 그에 따르면 영적 완성(entire sanctification)까지 이르는 생활, 즉 구원의 여정(the order of salvation)을 잘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영적 규칙(rules)를 따르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와 관련해서 어거스틴도 습관의 폭력에 대해 말한 적이 있다. 하나님 아닌 다른 것들을 향해 굳어진 우리의 욕망, 감정, 기억들은 그릇된 문화와 습관을 만들어 냈고, 그것들이 우리가 하나님의 은혜를 감지하고 그것에 따라 사는 삶의 기쁨을 누리지 못하게 하는 가장 큰 장벽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습관의 폭력을 청산하고 구원의 질서를 따라, 새로운 삶의 습관을 형성하는 것이 성화의 길이라고 웨슬리는 보았다. 성령의 도움심과 신앙 공동체의 도움에 자신을 개방하고, 그들과 함께 성서와 신앙 선현들의 영적 고전 읽는 일은 그릇된 습관의 폭력을 이겨내기 위한 실천 중 가장 중요한 것의 하나일 것이다. / 새결새김

posted by 새결새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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