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

(589)
토마스 머튼과 윌리엄 쉐넌 (1) : 고요한 등불 2014년 4월의 추천 도서 토마스 머튼과 윌리엄 쉐넌(1)고요한 등불 (Silent Lamp) 이 달의 추천 도서로 토머스 머튼(Thomas Merton, 1915-1968) 독서를 위한 윌리엄 쉐넌(William H. Shannon, 1917-2012)의 책들을 선정하였습니다. 쉐넌은 머튼을 좀 더 잘 알고자 하는 독자라면, 또는 머튼을 공부하고자 하는 학자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안내자(guide)입니다. 그는 머튼의 타계 직후인 1970년대부터 그가 가르치던 나사렛 대학교(Nazareth College, Rochester, New York)에서 머튼 강의를 시작했고, 1887년에는 몇 명의 학자들과 함께 국제 토마스 머튼 학회(International Thomas Merton Society)를 설립..
이 땅, 조선을 위한 십자가 운보 김기창 화백은 조선의 예수님을 그려냈다. 십자가의 피가 이 촌박한 땅에 뿌려지기 원하는 마음으로 이 땅(한국)의 예수님을 그려낸 듯하다.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우리 나라의 사회 문화적 상황 속에서 이해하고 제시하려는 시도이다. 에서는 예수님이 화폭 중앙이 아니라 가장자리에 위치하고 있다. 대신 화폭의 중앙과 오른쪽은 이 땅의 민초들에게, 그것도 여성들에게 할애되어 있다. (서양의 십자가 그림과 비교하면 이러한 차이가 분명히 나타난다.) 마치 예수님의 십자가는 이 땅의 약자를 위한 복음(복된 소식)이었다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주님, 이 땅, 조선을 굽어 살피소서!가장 미련한 자가 중심이 되는 세상이 되게하소서비탈길 따라 하늘로 올라간 예수님처럼 이 땅도 스올에서 일어나 주님따라 올라가게 하소서!/ ..
땅 자매가 드리는 찬양 (아씨시의 프란치스코) 찬양 받으소서, 나의 주님, 우리의 자매인 어머니 땅(Mother Earth)을 통하여,땅은 우리가 생명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고 우리의 삶을 관리해줍니다,그리고 땅은 색깔을 지닌 꽃들과 식용 풀잎들과 함께 다양한 과일을 만들어냅니다. - 아씨시의 프란치스코(Francis of Assisi, 1181-1226), 중에서 아씨시의 프란치스코는 땅이 하나님께 드리는 찬양을 노래한다. 이 땅은 지구이기도 하고 흙이기도 하다. 프란치스코가 보기에 땅은 어머니이다. 흙 위에서 살아가는 모든 생명을 낳아 기른다. 동시에 땅은 자매이다.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창조하셨기 때문이다. 생명을 낳아 기르고 유지하는 일 자체가 땅 자매가 하나님께 드리는 찬양이다. 봄에 우리는 땅에 뿌리를 박고 올라오는 귀여운 풀잎들, 새로..
그리스도의 수난은 우리를 강하게 하소서 사랑하는 사람이 고통 속에서 한숨과 눈물을 흘리고 있을 때, 그 자신이 감당하고 있는 고통의 무게감 때문에 다리가 휘청이고 무릎을 땅에 꿇게 될 때, 우리는 어떻게 하게 될까? 특히, 그 고통이 하나님의 뜻을 수행하는 데 어쩔 수 없이 꼭 따라 붙는 그림자와 같다면, 나와 당신을 위해 고통을 포기하고 도망치자고 해야 할까? 아니면, 힘내라고, 할 수 있다고, 함께 가자고, 도와 주겠노라고, 나도 끝까지 함께 할 것이라고 포기하지 말자고, 힘을 보태고 격려하게 될까? 아니면, 고통당하는 그를 보는 것이 더 고통스러워 그를 떠나버리게 될까? 《영신수련》 첫 페이지에 실린 오래된 기도문 "Anima Christi"[그리스도의 영혼은]는 이렇게 말한다. "그리스도의 수난은 저를 강하게 하소서" 라고. 그리스도의..
다드림 (아빌라의 테레사) 하지만 주께서 영혼을 몽땅 차지하시기 위해서는 말보다도 그 이상의 것이 필요합니다. 주께서 어느 청년에게 "완전한 자가 되고 싶으냐?"고 말씀하셨을 그때처럼 말입니다. ……마땅히 할 일을 주께서 말씀하실 때 마치 복음서의 청년처럼 슬퍼하면서 등을 돌린다면 주님한테서 무엇을 바랄 수 있겠습니까? - 아빌라의 테레사(Teresa of Avila: c. 1515-1582), 《영혼의 성(The Interior Castle)》, 3궁방, 1장. 6,7절. 아빌라의 테레사는 총 일곱 궁방으로 이뤄진 영적 여정에서 3궁방에 이른 영혼을 축복합니다. "모든 싸움을 주님의 자비로 여기고 끈질긴 노력으로 제 삼 궁방으로 들어간 그들에게 '행복하여라. 주님을 경외하는 이!'" 라고 선언해줍니다. 이 영혼은 구원의 탄탄대로..
십자가 왕도 (<그리스도를 본받아>) 십자가에 구원이 있고십자가에 생명이 있으며십자가에 보호가 있고십자가에 위로가 있으며십자가에 마음의 힘이 있고십자가에 영혼의 즐거움이 있으며십자가에 덕의 극치가 있고십자가에 거룩의 완성이 있다. - 토마스 아 켐피스(Thomas à Kempis: c. 1380–1471), 《그리스도를 본받아》, book 2, ch. 12 ("거룩한 십자가의 왕도(王道)에 대하여"). 토마스 수사는 믿음의 삶에 '왕도'(royal road)가 있다고 말한다. 바로 '십자가의 길'이다. in cruce salus (/sub cruce salus)"십자가 안에/아래 구원이 있다." 우리는 다른 데서 구원을, 생명을, 보호를, 위로를, 힘을, 즐거움을, 덕을, 거룩을 찾으려 하고,그래서 찾지 못해 우울과 절망에 빠지는 것 같다...
은총의 징표 (귀고 2세) 내면의 흠집들을 씻어주고 죄의 불을 꺼주는 저 눈물은 참으로 복됩니다. 내 영혼아, 이 눈물 안에서 네 신랑이신 분을 알아 모셔라 …… 한숨과 눈물, 바로 이것이 네 신랑께서 네게 주시는 놀라운 선물이며 위로이다. 이러한 눈물은 그분이 네게 마시라고 주시는 은혜로운 음료이다. 이 눈물이야말로 너의 일용할 양식이 되게 하여라. 이 양식은 사람의 마음을 강하게 하며, 꿀과 벌집보다도 더 달콤하다. -귀고 2세(Guigo II, ?-1188) 《관상생활에 관한 편지(The Letter on the Contemplative Life)》 VIII장 12세기 카르투지오회 수사인 귀고 2세는 《관상생활에 관한 편지》에서 읽기, 묵상, 기도, 관상이라는 4가지 영성훈련의 단계를 체계적으로 설명한다. 특히 하나님의 임재..
꽃, 비, 그리고 사순절 꽃, 비, 그리고 사순절 누구하나 눈길 주지 않는 외로움아무도 손 내밀어 덜어주지 않는 아픔이 있다.그럼에도 길가의 풀들이 꽃망울을 머금었다. 온 밤을 가슴 졸이며한 줌의 소망조차 흩어지는 암울함 저절로 무릎을 꿇게 되는 이른 새벽 절박함그럼에도 해쓱해진 얼굴을 들고 묵묵히 걸어갈 길이 있다.피워 올려야 하는 꽃이 있다.숨(Ruach)을 들이키며 내뱉는 살아있는 사람(Adam)의 마땅한 길과 꽃이 있다. 남 모르게 견뎌온 지난 겨울길가의 풀들이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천상(Heaven)에서 떨어지는 봄 소낙비가 박수치며 기뻐하고 있다. /임택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