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 줄 묵상

신앙생활은 존재의 뿌리를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영적자아는 만족을 구하지 않습니다. 그 자아는 존재하는 것 자체로 만족합니다. 존재의 뿌리가 하나님께 있기 때문입니다.

- 토마스 머튼(Thomas Merton: 1915-1968) 《묵상의 능력》(The Inner Experience)(서울: 두란노)


세속적인 것을 얻어서 만족을 얻는 사람은 세속적인 사람입니다. 그러면 영적인 것을 얻어서 만족하면 영적인 사람입니까? 꼭 그렇다고 말할 수 만은 없습니다. 세속적인 열망과 집착이 영적인 것으로 포장만 바뀌는 경우도 있습니다. 직분을 향한 열망, 교회 안에 힘있는 부서를 향한 암투, 신앙생활로 인해 개인적 성공을 이룬 사람들에 대한 시기와 질투는 영적인 것 속에 숨겨진 세속적인 야망을 보여줍니다.

머튼은 영적이든 세속적이든 무언가를 얻는 것에서 만족하는 삶의 방식은 영적인 사람이 아니고 참된 자아를 찾는 사람의 움직임이 아니라고 설명합니다. 영적인 사람은 무언가를 소유하는 것에서 만족하는 대신 존재 자체로 만족합니다. 왜냐하면 존재의 뿌리가 이미 모든 것을 소유한 하나님께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을 버려야 하나님이 좋아하시기 때문에 참는 게 아닙니다. 이미 모든 것을 소유한 하나님께 뿌리가 박혀 있기에 무엇을 소유하는 것에서 만족을 얻을 수 없을 따름입니다.

영적인 만족과 소유를 영적 성숙의 지표로 생각하다가는 우리는 유혹에 빠지고 맙니다. 오늘 예배하고 찬양하고 만나고 가르치고 배우는 주일에 우리가 하는 모든 신앙적, 영적 활동을 살펴보아야겠습니다. 우리의 근원이 하나님께 있음을 확인하는 것이 우리의 영적 활동의 유일한 목표이자 결과이며 만족입니다. / 유재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