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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고전의 벗들 (2차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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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총새에 불이 붙듯 '목사들의 목사' 유진 피터슨의 마지막 선물 [서평] 유진 피터슨 <물총새에 불이 붙듯>(복있는사람) "유진 피터슨은 '목사'였다." 이것은 3년 6개월 전 몬태나주에 있는 그의 자택을 방문하고 돌아오는 길에 마음속으로 적어 본 방문기의 첫 문장이다. 그랬다. 피터슨은 영성신학을 가르친 교수이기도 하고, 성경 번역자이기도 하고, 저술가이기도 하지만, 그는 자신이 해 온 모든 일을 언제나 "목사로서" 한 일들이라고 고백한다. 그날도 그랬다. <메시지>(복있는사람) 성경 한국어판 완역 기념 인터뷰를 위한 만남이었는데, 인터뷰 중에도, 또 인터뷰 전후 대화에서도, 그가 말할 때의 작은 떨림에서마저 느껴졌던 단어는, '영성'도 <메시지>도 그 무엇도 아닌 '목사'였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나는 생각했다. 목..
영혼의 친구(유해룡 외) 《영혼의 친구: 유해룡 교수 퇴임 기념 문집》 유해룡 외 지음 | 권혁일 편집 | 키아츠 | 2018 “과연 오늘 하나님은 우리 각자와 관계를 맺으시며, 인간은 그것을 알아차리며, 그 관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갈 수 있는가? 이 물음에 대해서 답할 수 있기 위해서 영성지도가 필요하다.” (p.76).《영혼의 친구》는 장로회신학대학교 유해룡 교수의 퇴임 기념 문집이다. 유해룡 교수는 한국 개신교에 기독교영성학(또는 영성신학)을 처음으로 도입한 학자이고, 개신교 신학교에 영성수련과 영성지도 프로그램을 처음으로 시작한 영성지도자이다. 대전신학교에서 4년 6개월,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21년 6개월, 총 26년간 기독교영성을 가르치고 영성지도자로 활동하고 올해(2018년) 8월 은퇴했다. 《영혼의 친구》라는 제..
벌거벗은 지금(리처드 로어) 벌거벗은 지금 리처드 로어 지음 | 이현주 옮김 | 바오로딸 | 2017년 이 세상에 자신을 나타내시며 예수께서 하신 첫 선포는 “때가 찼고 하나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막1:15)다. 여기서 “가까이 왔다”는 것은 “이미 왔고, 계속 오고 있다.”는 의미이다. 나는 이 말을 현재에 대한 고도의 깨어있음과 현재에 대한 집중적 축적으로 이해한다. 요즘 같은 진보된 시간 개념을 가진 우리와 달리, 제자들은 이 말을 거의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 제자들은 그들의 전통인 메시야적 종말 세계관에 근거하여 로마제국의 종말을 기다렸던 것 같다. 그 후의 신자들도 그러했다. ‘하나님 나라’를 -당시 자신들이 가진- 세계 종말론과 연결하고, “언제”와 “어디에”를 더듬는다. 여기서 내가 말하고..
예수처럼, 동주처럼 : 『처럼: 시로 만나는 윤동주』 “예수처럼, 동주처럼”처럼시로 만나는 윤동주김응교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기독교인 윤동주에 대한 책이 있나요?" 며칠 전 우연히 만난 분으로부터 들은 질문이다. 필자가 신학교 졸업논문으로 윤동주 시인에 관한 글을 쓰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호기심이 생기신 모양이었다. 의외로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윤동주 시인의 이름은 알아도 그가 신실한 그리스도인이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듯하다. 필자가 윤동주의 영성을 공부한다고 말하면, 윤동주를 기독교 영성, 또는 신학의 관점에서 연구할 만한 내용이 있느냐고 의아해하시는 분들이 많다. 그래서 질문을 하신 분께 지난 2월 16일―이날은 윤동주 시인이 후쿠오카 감옥에서 숨을 거둔 지 71주기가 되는 날이다―에 발간된 책을 한 권 소개해 드렸다. [「돌아와 보는 ..
가르침과 배움의 영성 영적 여정으로서의 교육: 교사들의 멘토, 파커 파머 가르치고 배우는 일의 의미를 묻는, 교회 안팎의 진지한 교육자들이 경청하는 교육사상가가 있다. "교사들의 교사"라고도 불리는 파커 파머(Parker J. Palmer: 1939-)다. 파머는 1998년 미국 교육자 1만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리더십 프로젝트')에서 과거 10년간 "가장 영향력 있는 지도자" 서른 명 가운데 한 명으로, 중요한 "어젠다 상정자" 열 명 가운데 한 명으로 선정된 바 있다. 11개 대학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전미교육언론협회가 주는 특별상을 두 차례 수상하기도 했다. 2010년에는 종교교육협회(REA)에서 종교교육에 큰 영향을 끼친 지도자에게 수여하는 ‘윌리엄 레이니 하퍼 상’을 받았는데, 이 상의 과거 수상자로는..
[서평]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경험하다 케네스 리치의 《하나님 체험》Experiencing God: Theology as Spirituality케네스 리치 지음 · 홍병룡 옮김 | 청림 | 2011년 영성 지도(spiritual direction) 사역에 관해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케네스 리치(Kenneth Leach)의 《영혼의 친구》(Soul Friend)를 꼭 읽어보라는 말을 듣게 된다. 케네스 리치라는 이름은 아마도 《영혼의 친구》라는 책을 통해 가장 많이 알려졌을 것이다. 리치는 영성 지도에서 중요한 저작들을 남겼는데, 이 책 《하나님 체험》(Experiencing God)은 영성 지도와 관련된 삼부작으로 이루어진 시리즈 중 《영혼의 친구》와 《마음으로 드리는 기도》(True Prayer)에 이은 시리즈의 마지막이자 세..
[서평] 부담 없는 입문서, 아쉬운 연구서 토머스 머튼 은둔하는 수도자 ∙ 문필가 ∙ 활동하는 예언자 Mission-Shaped Hermit: Thomas Merton, Mission and Spirituality 키스 제임스 지음 · 김은해 옮김 | 비아 | 2015년 선교와 영성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좀 늦은 감이 있지만, 올해 초 국내에서 번역 출간된 토마스 머튼(Thomas Merton: 1915-1965)에 관한 책을 한 권 소개하고자 합니다. 바로 성공회 출판사 '비아'에서 나온 《토머스 머튼: 은둔하는 수도자, 문필가, 활동하는 예언자》입니다. 이 책의 원제는 Mission-Shaped Hermit :Thomas Merton, Mission and Spirituality인데요, 문자적으로 옮기자면 "사명으로 형성된 은둔 수도자: ..
[서평] 리처드 로어의 《불멸의 다이아몬드》 불멸의 다이아몬드 우리의 진짜 자기를 찾아서 Immortal Diamond: The Search for Our True Self 리처드 로어 지음 · 김준우 옮김 | 한국기독교연구소 | 2015년 개인적이고 자기중심적인 마음에 갇혀 끙끙거리다가 어느 순간 ‘탁’하고 벗어날 때, 그 사람이 참 아름다워 보인다. 마치 무덤 같은 고치에서 한 마리의 나비가 태어나는 것 같다고나 할까. 이렇게 자기를 ‘탁’하고 벗어나게 해 주는 방법이 있다. 스승이신 장신대 유해룡 교수께서 신학생들에게 늘 이르시는 말씀이기도 하다. “자기 초월로 이끄는 세 가지가 있다. 인격적 관계를 기반으로 한 기도, 독서, 이웃 사랑이다.” 이 셋은 자기를 온전히 개방하지 않고서는 그 본질을 수행하기 불가능한 일이다. 낯선 세계, 낯선 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