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타/영성 관련글

(12)
침묵과 고독 우리가 사는 세상은 크고 작은 소음들과 현란한 불빛들로 가득합니다. 여기저기서 울리는 공사장 소음, 한밤중에도 끊이지 않는 자동차의 소리, 오토바이가 질주하는 소리, 구급차와 소방차의 사이렌 소리, 길거리와 쇼핑몰에서 들리는 음악 소리, 사무실에서 들리는 복사기 소리, 컴퓨터 자판 소리, 문을 여닫는 소리, 이웃집에서 들리는 층간 소음, 집안의 TV, 청소기, 에어컨, 공기청정기, 헤어드라이어 등의 생활 소음 등이 우리가 사는 거의 모든 곳에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물리적인 소음들 외에도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면서 처리해야 할 수많은 잡다한 일들은 마치 소음과 같이 우리의 마음과 정신을 어지럽힙니다. 그리고 휴대전화나 이메일로는 아무리 번호나 주소를 차단해도 각종 스팸 메시지와 광고가 끊임없이 들어오고, ..
사순절과 영적 독서 사순절과 영적 독서 사순절은 부활절을 준비하는 사십일을 일컫는 말이다. 왜 사십일인가? 예수 그리스도께서 공생애를 시작하시기 전에 광야에서 마귀의 유혹을 이기며 준비하신 날수가 사십일인 것을 그리스도인들이 기억하며 기념하기 원했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인들이 보기에 온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사건은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과 부활이다. 대림절은 성탄절을 기다리는 사십일이고 사순절은 부활절을 준비하는 사십일이다. 사십일 동안 그리스도인은 다양한 영성훈련들을 통해 몸과 마음을 준비하며 기다린다. 그리스도의 성육신을 묵상하며 그리스도의 재림을 기다리고, 그리스도의 고난을 묵상하며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기쁨에 참여할 날을 기다린다. 사순절은 사십일 동안 영성훈련에 집중하는 기간이다. 여기에서 영성훈련이란 하나님의 뜻, 하..
코로나19 시대, 어디에서 하나님을 만날까? 코로나19 시대, 어디에서 하나님을 만날까? 블루(Blue)와 부재(不在) “코로나 블루(corona blue)”가 사람들을 병들게 하고 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바이러스19 대유행으로 인해 우울감을 경험하고 있는데, 그것은 신앙을 가진 그리스도인들도 마찬가지다. 그 이유들 중의 하나는 바로 코로나19 시대에 하나님을 만나기가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한 사람들과의 단절감은 물론이고, 하나님과의 단절감이 신앙인들까지도 우울감 속에 욱여넣고 있다. 아무리 어둡고 어려운 시대일지라도 하나님께서 주시는 위로와 소망을 날마다 경험한다면, 잘 살아낼 수 있을 텐데 그것이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지금까지 한국 교회 전통에서 하나님을 만나는 주요한 장은 집회였다. 주일은 물론 수요일과 금..
영성은 하나님 체험, 사랑의 체험입니다 영성은 하나님 체험, 사랑의 체험입니다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 곧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잘 알려진 것처럼 한 가지 사실이 이렇게도 해석되고, 저렇게도 해석될 수 있음을 비유하는 말입니다. 비슷하게 오늘날 한국에서 ‘영성(靈性)’이라는 말도 상황이나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매우 다양한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국어사전에서는 영성을 “신령한 품성이나 성질”로 정의하고 있는데, 그것은 ‘신령 영(靈)’과 ‘성품 성(性)’ 두 글자가 합쳐져서 만들어진 단어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경우에 영성은 지성(知性)이나 감성(感性)과 더불어 인간이 가지고 있는 정신적 기능(faculty)의 하나라고 여겨집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영성을 ‘사상’이나 ‘정신’과 비슷한 의미로 사용..
왜 지금 자존감인가? 왜 지금 자존감인가? 친척이 있는 미국으로 조기 유학을 왔던 성민(가명)이를 기억한다. 그는 한국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중학교에 입학하였으나, 학업 성적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았다. 또한 또래의 왕따 문화에 피해자가 되어 고육지책으로 미국에 유학 오게 되었다. 처음 봤을 때부터 성민이는 주눅 들어 있었다. 미국이란 낯선 곳에 처음 도착해서 그런지 몰라도, 성민이는 수줍음을 탔고, 말수도 적었고, 사교성도 없어서, 그 아이가 외톨이처럼 혼자 지내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다. 목회자로서 영적 돌봄 사역의 차원에서 성민이의 적응과정을 오랜 기간 주의 깊게 지켜 보았다. 몇 달 지나지 않아, 성민이가 무척 활발해지며, 밝아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고, 교회 및 학교 친구들과도 스스럼없이 지내며 중고등부 사..
하늘을 그리워하는 마음 기독영성가 읽기C. S. 루이스 : 하늘을 그리워하는 마음 이종태그림자나라《새도우랜드》(Shadowlands)라는 영화를 아십니까? 《간디》(1982)의 감독자로 유명한 리차드 아텐보로(Richard Attenborough)의 1993년 작(作)으로서 비평가들로부터 호평 받았을 뿐 아니라 현재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영화입니다. 한국에서도 개봉되었던 이 영화는 안소니 홉킨즈(Anthony Hopkins)와 데브라 윙거(Debra Winger)가 주연을 맡아 열연했는데, 어떤 비평가는 안소니 홉킨즈가 출연한 영화들 중 이 영화를 최고로 뽑기도 합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영국 옥스퍼드와 캠브리지 대학에서 중세와 르네상스 영문학을 가르쳤던 C. S. 루이스와 미국 출신 ..
헤르메스와 바울 무리가 바울이 한 일을 보고 루가오니아 방언으로 소리 질러 이르되 신들이 사람의 형상으로 우리 가운데 내려오셨다 하여 바나바는 제우스라 하고 바울은 그 중에 말하는 자이므로 헤르메스라 하더라 (사도행전 14:11-12) 바울과 바나바가 디모데의 고향이었던 루스드라에 갔다. 거기서 나면서부터 걷지 못한 사람을 보고 바울은 그에게 "네 발로 바로 서라."라고 말하며 그 사람을 걷게 했다. 헬레니즘 문화가 다스리던 그 고장에서 사람들은 바울과 바나바가 한 일을 보고 그들을 하늘에서 내려온 신이라 하였다. 그 고장 사람들은 바나바를 제우스라 하고 바울을 헤르메스라 부르며 그들에게 제사를 드리려고 했다. 몇몇 주석에 보면 '일어나 걸으라.' 말한 것은 바울인데 왜 사람들이 바나바에게 제우스라 하고 바울을 헤르메스..
침묵 기도, 일상 중에 녹여 내기 (3) : 삶을 하나로 묶기 이 글은 높은뜻 정의교회 '기도학교'에서 강의한 내용입니다. 침묵기도를 일상 속에 뿌리내리는 데에 도움이 되시기를 바라며 세 번에 걸쳐서 게재합니다. (1) 기도와 항해, (2) 매일의 기도, (3) 삶을 하나로 묶기 / 주선영 침묵 기도, 일상 중에 녹여 내기(3) 삶을 하나로 묶기 앞선 글에서는 매일의 기도를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에 대해서 말씀 드렸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 시리즈의 마지막으로 기도를 통해 삶을 하나로 묶는 것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삶을 하나로 묶기 헨리 나우웬은 현대 신앙의 위기는 신앙 체험이 없는 것이 아니라, 체험이 피상적이고 연속성이 결여되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삶이 단절된 것이 아니라 연속되며 깊은 차원이라는 것을 구체적으로 경험하려면, 침묵 기도로 형성된 내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