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길'은 2015년 한 해 동안 기독교 월간지 <목회와신학>에 '영성 고전에서 배우는 영성 목회'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목회와신학>의 양해를 얻어 이곳 산책길 팀블로그에서도 2월부터 매달 글을 게재할 예정입니다. 잡지에서는 지면의 제한으로 원고가 축약되어 인쇄되었지만, 이곳에서는 전문을 게재합니다. 아래의 글은 연재를 시작하는 프롤로그입니다.
‘영성 고전에서 배우는 영성 목회’
연재를 시작하며
영성 목회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사실 ‘영성 목회’라는 말은 ‘먹는 음식’이라는 말처럼 우스꽝스러운 어구입니다. 원래 ‘음식’이란 먹을 수 있는 것이어야 하는 것처럼, ‘목회’는 영성적(spiritual)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영성 목회’라는 말이 종종 사용되는 현상은 먹지 못 할 음식들이 시중에 유통되는 것처럼, 그만큼 오늘날 한국 교회 안에 영성적이지 않은 목회가 많음을 반증합니다. 또한, 원래 ‘영성’(spirituality)이라는 말은 어떤 분들의 오해처럼 육체에 반대 되거나 세상과 분리된 개념이 아니라 오히려 영과 몸, 개인과 공동체, 교회와 세상을 포괄합니다. 기독교 영성이란, 간단하게 말하면 궁극적 진리이신 하나님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경험을 말합니다. 그래서 이 시리즈에서 ‘영성 목회’라는 단어를 사용할 때는 육적인 측면을 배제한 ‘영적인’ 또는 ‘신령한’ 목회 방법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영성의 관점에서 본 ‘참된 목회’, ‘본질에 충실한 목회’를 의미한다는 것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이것은 바꾸어 말하면 하나님의 현존 가운데 살아가는 삶의 경험을 개인적, 공동체적 차원에서 육성하는 데에 초점을 둔 목회입니다.
최근 영성 목회에 관심을 갖는 분들이 많지만 이에 대한 좋은 자료들을 접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또한 많은 분들이 ‘영성 목회’에 대해 이야기할 때에 당장 교회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영성 프로그램’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에 관심을 갖습니다. 하지만 이 시리즈의 필자들은 목회의 ‘기술’ 또는 ‘수단’으로서의 ‘프로그램’을 이야기하려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보다는 오랜 기독교 역사 속에서 사랑받아 왔고, 많은 영향을 끼쳐 왔던 영성 고전들 또는 영성가들의 작품들에 담겨 있는 목회에 관한 지혜를 열두 번에 걸쳐 소개하고자 합니다. 물론 영성 훈련 방법들에 대해서도 부분적으로 다루게 될 것이지만, 농사로 비유한다면 효과적인 ‘영농법’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근본적으로 바람직한 ‘농사’란 무엇인가에 대해 주로 이야기할 것입니다. 물론 짧은 글 속에 목회의 다양한 면들과 영성 고전에 담긴 풍부한 지혜를 다 담아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 시리즈에 소개되는 통찰과 지혜들이 목회 현장에서 분투하시는 목회자들께 의미 있는 길잡이가 될 수는 있을 것입니다. 또는 신학교나 교회에서 목회자들 또는 동역자들과 함께 읽고 토론할 수 있는 자료로도 사용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영성 목회’라는 이 부끄러운 단어가 사라지는 날이 오길 희망하며, 영성 고전에서 배우는 영성 목회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 권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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