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에 대한 지식과 인간에 대한 지식은 견고하게 연결되어 있다. 한쪽을 모르면서 다른 한쪽을 알 수는 없다."
존 칼빈 (John Calvin, 1509-1563) 《기독교 강요》(The Institutes of the Christian Religion), 제1권, 제1장.
종교개혁의 한 축에 서서 부패한 종교적인 제도와 맞서 싸운 칼빈의 《기독교 강요》의 처음은 하나님에 대한 지식을 알기 위해 먼저 우리 자신의 모습을 알아야 한다는 선언으로 시작한다. 우리 자신의 무지, 공허, 빈곤, 허약, 이보다 더한 것인 타락과 부패를 자각함으로써, 지혜의 참된 광채, 건전한 덕, 차고 넘치는 선, 의의 순결함이 오직 주 안에만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개신교 정신(Spirituality of Protestant)은 잘못된 인간 역사의 자각(knowing)에서부터 시작해서 믿음 안에서의 저항(Protest), 그리고 변혁(Transformation)에까지 나아가는 것이다.
미국 개신교 영성의 수업을 들으면서 미국 개신교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 사회 정의(Justice)에의 헌신이라는 것을 알고는 한국의 개신교와는 다른 이질감을 느낀 적이 있다. 오히려 우리는 언제인가부터인가 불의에 눈감고, 사회적인 부조리를 슬며시 인정하며, 이른바 신앙을 개인을 위한 안식처와 도피처로만 삼는데에 익숙해져 오지 않았는가? 신앙인은 불의를 자각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불의에 저항할 수 있어야 한다. 칼빈의 가르침처럼 먼저 자신의 무지, 공허, 빈곤, 허약, 불의를 자각해야 한다. 또한 내가 살아가고 있는 '나의' 사회의 불의와 부조리를 예민하게 인지하고 이에 저항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해야 자신의 변화, 사회의 변혁이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러한 개개인의 신앙과 용기가 모여 비로서 하나님의 나라가 임재한다. 나와 나의 사회 가운데 계시고 통치하시는 하나님을 알 수 있다. /소리벼리(정승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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