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통틀어 (성서 기자들을 제외하고) 히포의 아우구스티누스(Augustine of Hippo, 354-430) 만큼이나 유명한 기독교 저자가 또 있을까? 진리 찾아가는 한 영혼의 영적 여정을 담은 그의《고백록》은 약 1600여 년 동안 수많은 이들을 자신과 같이 영적 여정에 오르도록 격려해왔고, 서구 문학에서 '자서전'(Autobiography)이라는 장르의 효시가 되는 작품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인물에 관한 좋은 평전이 최근에 한국에서 새롭게 번역 출간 되었다.
아우구스티누스의 자서전이 자신의 내적 여정과 회심 과정을 1인칭으로 이야기한 고백이라면, 아우구스티누스에 관한 피터 브라운의 평전은 어거스틴의 삶과 사상을 후기 로마시대라는 사회 역사적 상황을 고려하여 제3자의 관점에서 전체적으로 조망한 글이다. "아우구스티누스는 급속하고 극단적인 변화의 시대에 살았을 뿐만 아니라 그 자신 또한 계속적으로 변화했다"는 피터 브라운의 서문처럼 이 책은 아우구스티누스의 변화를 그의 시대의 변화 속에서 연대기적으로 추적하고 있다. Society and the Holy in Late Antiquity, Body and Society 등 후기 로마시대와 고대 기독교 연구에 관한 중요한 글들을 저술한 피터 브라운(Peter Brown)이 저자라는 사실이 이 책을 주저 없이 선택하게 만든다.
원래 미국에서 초판은 1967년에 나왔고, 2000년에 그간의 아우구스티누스 연구 동향과 새롭게 발견된 자료들을 반영한 개정판이 나왔다. 한국에서는 1998년에 호남신학교 차종순 교수가 초판을 번역하여 《어거스틴 생애와 사상》이라는 제목으로 한국장로교 출판사에서 출간하였고, 최근에 개정판이 새롭게 번역되어 《아우구스티누스》라는 제목으로 새물결에서 나왔다. 해외에 있으면서 번역본을 재빠르게 구해서 읽고 비교할 형편이 되지 못해서 현재로서는 새로운 번역본에 대한 평가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역사학을 전공한 학자이지만 "나는 기독교 신자가 아니고, 신학 근처에는 가보지도 못했다"고 말하는 옮긴이가 기독교 사상과 영적 경험에 대한 내용을 어떤 식으로 옮겼는지가 궁금하다. 만만치 않은 책 가격이 부담스럽겠지만,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을 혼자서 읽다가 어려움을 겪은 이들이나 아우구스티누스를 연구하기 원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리라 생각해서 피상적으로나마 정보를 제공한다. / 바람연필
Augustine of Hippo : A Biography
- 저자
- Brown, Peter 지음
- 출판사
- California | 2008-03-06 출간
- 카테고리
- 문학/만화
- 책소개
- A new expanded edition of Peter B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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