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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 수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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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악한 생각을 태우소서 어떤 형제가 한 운둔자를 찾아와 말했다. “제가 어떻게 해야 합니까? 제 생각이 저를 너무도 괴롭힙니다.”은둔자가 대답했다. “그대는 가공할 무기, 곧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마음을 던져버리고, 대신에 갈대로 만든 막대기, 곧 사악한 생각을 손에 쥐고 있구려. 다시 불을 움켜쥐시오. 불을, 가공할 무기를,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마음을 움켜쥐시오. 그러면 사악한 생각들이 접근할 때에 마치 불이 갈대를 사르듯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그것들을 온통 파괴할 것이오. 악한 생각들은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사람을 압도할 수 없소이다.” - 사막 교부들 지음, 배응준 옮김, 《깨달음》, (서울: 규장, 2006), 88-89. 꿈에서 이 분이 등장한 게 벌써 세 번째이다. 간헐적이긴 하지만 이렇게 지속적으로 내 꿈에 등장..
장명등을 밝히는 사람들 :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와 <사막 교부들의 금언집> 2013년 8월의 추천 고전장명등을 밝히는 사람들 :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와 《사막 교부들의 금언집》 시간을 '때우기 위해' 교회 북까페의 책장을 기웃거리다가 반가운 제목을 발견했다. 이전에 어디선가 광고를 보고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책인데, 이곳 태평양 바다 건너편에서 마주치게 된 것이다.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 공지영은 평소 좋아하는 작가이고, 지리산도 스무 살 때 무거운 배낭 위에 텐트까지 얹어서 기다시피 올랐던 '지리산 등반대'의 초록빛 추억이 깃든 산이다. 게다가 평소 제법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학교'에 관한 글이라 책 제목을 보는데 군침이 막 돌았다. 그러나 책장을 몇 장 넘기지 않아도 이 책이 나의 예상과 달리 '교육'에 관한 책이 아니라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
모래와 함께 살던 사람들의 이야기 (방성규 지음) 2012년 12월의 추천 도서 방성규 지음, 《모래와 함께 살던 사람들의 이야기: 사막 수도자들의 영성과 삶》(이레 서원, 2002). 봉쇄수도원에서 일상을 만나다2002년 신학대학원 졸업을 한 학기 남겨두었을 때, 난 교회에서 파트타임 전도사로 사역을 하며, 모자란 학비를 벌기 위해 과외, 출판사 일 등 여러 아르바이트를 하며 그렇게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었다. 졸업 후의 진로와 결혼, 여러 가지 일상에서의 삶의 문제들 앞에서 점점 지쳐가고 있던 그 학기, 난 신대원 수업의 일환으로 교수님과 학우들과 함께 인천에 있는 한 봉쇄 수도원을 방문했다. 봉쇄 수도원은 바깥 출입을 제한하며 그 곳에서 평생 머물면서 수도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다. 당시 나는 수도원을 현세 도피적이고 비성경적이라 여기고 있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