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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L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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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함을 즐겨라 (아씨시의 프란치스코) 하지만 우리는 우리의 약함들을 매우 기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거룩한 십자가를 매일 지고 가는 것을 대단히 즐길 수 있습니다. - 아씨시의 프란치스코 (Francis of Assisi, 1182-1226), "권고들(Admonitions)" V. 8. 나는 최근 몇 년동안 삶을 '즐겨라(enjoy)'는 권면을 자주 들었다. 그렇다면 나는, 그리고 우리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즐겨야 할까? 아씨시의 성자 프란치스코는 우리가 남들보다 아름다운 외모를 갖고 있거나, 부유하거나, 귀신을 쫓아내는 것과 같은 기적을 행한다고 해서 그것을 기뻐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이러한 것들은 오히려 우리에게 장애물들이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이것들은 모두 우리에게 속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신 프란..
그분이 그렇게 사셨던 것처럼 (본회퍼) 나는 한계에 처해서가 아니라 중심에 있어서, 약함에 있어서가 아니라 힘에 있어서, 죽음과 죄책을 계기로 해서가 아니라 생과 인간의 선에 있어서 신에 대해서 말하고 싶다. …… 거기에는 종교로 위장된 도피를 결코 허락하지 않는 것이 기록되어 있다. - 본회퍼 지음(Dietrich Bonhoeffer, 1906-1945), 문익환 옮김, (The Letters and Papers from Prison), 170, 이십 대 초반에 만난 신영복 교수의 《옥중서간》은 자못 맛갈스런 글의 맛을 알려준 나의 문학 입문서이며, 한 인간이 가진 고뇌의 깊이를 엿볼 수 있는 인생 지침서이다. 그의 글은 지금도 나를 사색케 한다. "없는 사람이 살기를 겨울보다 여름이 낫다고 하지만 교도소의 우리들은 차라리 겨울을 택합니다...
주님을 알게하소서 (히포의 아우구스티누스) 언제나 한결같으신 주님, 제가 저 자신을 알고 당신을 알게 하소서. 이것이 저의 기도입니다. 히포의 아우구스티누스 (Augustinus of Hippo: 354-430, Soliloquia. II.I.I) 초대 교부/영성가들은 물질세계에 대한 지식(scientia)은 하나님을 아는 지식(sapientia, wisdom)과 다르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어거스틴은 말한다. 변화하고 쇠락하는 물질계에서는 하나님, 곧 언제나 변함 없으신 그분을 아는 지식을 얻을 수 없다. 그러므로 인간이 하나님을 찾아 만나는 길은 인간 자아(the self)의 가장 깊은 곳에 있는 하나님의 형상(imago Dei, the image of God)을 향하는 내면적 여정(via interior)이어야 한다. 나를 깊이 아는 길이..
재의 수요일 (Ash Wednesday) "인생아 기억하라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가리라" - 사순절이 시작되는 '재의 수요일' 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