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렌조 스쿠폴리 (Lorenzo Scupoli: c. 1529-1610),
《보이지 않는 전쟁》, Unseen Warfare. (Ch. 2.)
로렌조 스쿠폴리의 <보이지 않는 전쟁>은 한국의 기독교인들에게 다소 낯선 고전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성 훈련에 대한 실천적 지침과 교리적 가르침은 동-서방 교회의 영적 지도자들에게 지속적인 영향력을 발휘해왔다. 16세기 로만 가톨릭 사제인 로렌조 스쿠폴리(Lorenzo Scupoli)의 저작 Spiritual Combat은 18세기 그리스 정교회의 수도승 니코데무스(Nicodemus)의 손을 통해 그리스어로 번역 및 편집되었으며, 이후 19세기 러시아 정교회의 주교인 은둔자 테오판(Theophan the Recluse)은 이를 러시아어로 번역했다. 그리고 이 러시아 번역은 다시 영어판의 기초가 되었다. 번역 및 편집을 통해 Unseen Warfare 라는 제목을 붙였던 니코데무스는 이 책이 수세기 동안 갈라졌던 동방교회와 서방교회의 다리 역할을 하길 소망했다. 그는 교회적이거나 교리적인 접근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동일한 적에게 대응하는 영적 전쟁을 함께 할 때에 동서방의 반감이 해소되리라고 기대했다.
그는 무엇보다 영적 전투가 일어나는 전장이 우리의 마음이자 내적 인간이며, 전투 기간은 우리의 전 삶이라고 명시한다. 이어 영적 전쟁에서 승리하고 신앙의 온전함을 얻기 위한 네가지 무기를 제시한다. 그 첫번째 무기가 '자신에게 의지하지 않음'이다. 그는 아담의 죄 이후 우리가 영적, 도덕적으로 나약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높이는데 익숙해져있다고 밝힌다. 이 영적 질병은 너무나 교묘하기에 감지하기 어렵고, 자기 사랑에 갇혀 하나님의 은혜의 시작을 막아버린다. 사실 이 자기애는 모든 고통의 뿌리이며 실패의 근원이다. 그럼에도 현대는 이것을 포기하는 순간 영적 전쟁이 아니라 삶 자체가 패배나 무의미한 것으로 전락하게 될 것처럼 우리를 속인다.
그러나 로렌조 스쿠폴리, 니코데무스 그리고 테오판은 이 자기 부인이 필수적인 영적 무기임을 가르쳐준다. 또한 이것 없이는 강렬한 전투가 아니라 적의 작은 공격에도 넘어지고 말 것이라고 경고한다. 2013년, 이 신비한 자기 부인의 무기를 들고 보이지 않는 전쟁에서 더 많은 동료를 얻는 삶을 기대해본다. / 작은소리찾기
'한 줄 묵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한사랑 _ 개암 비전 II (노리치의 줄리안) (0) | 2012.12.30 |
---|---|
늘 하나님을 뵙는 삶 (마테오 리치) (0) | 2012.12.27 |
그리스도인의 품격 (존 웨슬리) (1) | 2012.12.21 |
어둠 속에서 (닛사의 그레고리우스) (1) | 2012.12.19 |
"자그마한 것" _ 개암 비전 I (노리치의 줄리안) (1) | 2012.12.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