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경우 무엇보다 해로운 것은 고독입니다. ……… 그렇다고 그 당사자는 자기가 느끼고 있는 것을 어떻다고 표현할 수 있는가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무어라 이름할 수 없는 영혼의 고통과 압박감이기 때문에 도저히 표현할 길이 없는 것입니다. 그저 제일 좋은 방법이 있다면 - 고통을 없앨 방도는 모르므로, 그걸 없애는 방법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참을 수 있는 방법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이웃 사랑하는 일, 그것도 드러나는 일에 힘쓰는 것과 하나님의 자비를 바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당신께 희망을 거는 사람을 저버리실 리가 만무합니다.
- 아빌라의 테레사(Teresa of Avila: c. 1515-1582), 《영혼의 성》(The Interior Castle), 6궁방, 1장. 13절.
고독은 어떤 약으로도 치유되기 어려운 병과 같다. 외부에 있는 타자가 제시해 주는 것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 마음의 상태이기에, 더더욱 고독해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빌라의 테레사는 고독이 하나님께서 보다 큰 은혜를 주시려 할 때 허락하시는 마음의 시련이라고 밝힌다. 하나님과의 깊은 영적 연합으로 도달하기 이전 깊은 정화의 과정에서 영혼이 경험하는 하나의 시련이다. 그것의 중요한 특징은 세상 그 무엇으로도 위로를 받을 수 없는 상태라는 것이다. 그러니 잠깐의 외로움이나 기도가 잘 안되는 그런 것과는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
테레사는 이 고독의 고통을 해결할 수는 없다고 한다. 그 시련이 하나님으로부터 온 것이어서 세상의 어떤 것으로도 위로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참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준다. 그것은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다. 고독은 사랑을 받지 못하는 데서 오는 것으로 알고 있던 나의 얕은 지식과는 상반된 것이다.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고독의 약이라니! 외부에 있는 사랑이 고독을 치료해주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서 타자를 향해 나아가는 사랑이 고독의 고통을 경감시켜준다. 오늘도 이 역설적인 진리가 내 안에 좀 더 깊이 스며들길 소망한다. 테레사의 말대로 이웃 사랑은 하나님께 소망을 두는 행동이기 때문에……. / 작은소리찾기 박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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