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바 이사야가 말했다. "말하기보다 잠자코 있는 것을 좋아하라. 침묵이 보물을 쌓아두는 것이라면, 말하는 것은 보물을 흩뜨리는 것이다."
《사막 교부들의 금언집: 주제별》, ch.4, 18.
침묵한다는 것, 반드시 순기능만 있는 것은 아니다. 침묵을 통해 거짓과 잘못을 숨길 수도 있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무너뜨리고 파괴할 목적으로도 쓰인다. 부모의 자녀들을 향한 침묵은 종종 벌로써 쓰일 때도 있다.
사막 수도자들이 얘기하는 침묵은 이런 것들과는 다르다. 그리고 단순히 입으로 말을 그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침묵은 사막 수도자들에게 자신들의 내적 고요함과 평화를 찾고 유지하기 위한 반드시 필요한 훈련이었다.
이런 침묵은 생명력을 가져다 준다. 각종 소음으로 요동하고 있는 자신을 알아차릴 수 있도록 해준다. 자신의 소리를 내려놓음으로 비로서 하나님을 듣게 된다. 다른 사람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귀가 생긴다. 무엇이 진정한 소리이고 무엇이 소음에 불과한 지를 깨닫게 된다. 언제 말을 해야하고 언제 침묵을 지켜야 할지를 분별할 수 있게 된다.
내적 평화를 얻고자 하는가? 깨어서 침묵 가운데 앉아 있어보라. 하나님의 품이 좀 더 가까이 느껴질 것이다. 그 품은 더 이상 숨겨지지 않은 상처나고 더렵혀진 나를 스스럼 없이 안아주는 따스함이다.
원로가 말했다. "염려하지 않는 것과 침묵과 내밀한 명상은 순결을 낳는다." (ch 5 , 29)
/ 임택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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