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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묵상

기억의 신비 (C. S. 루이스)

즐거움은 추억될 때 만개(滿開)한다. 

(A pleasure is full grown only when it is remembered.)


- C. S. 루이스, <침묵의 행성 밖에서>, 홍성사 (인용부분은 필자 역)


요즘 <응답하라 1994>(응사)가 인기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응사가 재미있는 건 꼭 응사가 재미있어서가 아니라, 응사를 통해 우리 각자가 자기 옛 추억을 떠올리기 때문인 것 같다. 


일찍이 어거스틴이 그랬던 것처럼 C. S. 루이스도 인간 영혼의 활동인 '기억'(memory)의 신비에 대해 자주 말하곤 했는데, 그는 흔히 "기억이 과거를 미화시킨다"고들 하지만, 정말 기억이 "미화"시키는 것 맞느냐고 물었다. 실은 우리는, 기억을 통해 과거에 보지 못한 아름다움을 오늘 제대로 보게 되는 건 아니냐고, 말이다. (<개인기도>(홍성사) p. 179)


다시 말해, "과거가 아름다워 보이는" 건, 멀리 떨어져 있어서 제대로 보지 못하기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멀리 떨어져 있어서 더 잘 볼 수 있게 되어서 그런 것 아니겠느냐는 말이다


오늘 나의 일상을 되돌아본다. 

혹, 지금으로부터 20년 후에는 아주 잘 보이게 될 아름다움들을, 감사제목들을, 너무 가까이 있어서 제대로 못 보고 있는 건 아닌지…. / 이종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