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요즘 님을 온갖 고난에서 건져달라고 기도하는 대신, 님께서 고통받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면, 마땅히 받아야 할 고난을 이겨낼 능력과 인내를 달라고 간절히 구하고 있습니다. [중략] 용기를 내세요. 님의 고통을 끊임없이 하나님께 아뢰세요. 온갖 고난을 이겨낼 만한 힘을 달라고 간구하세요. 다른 무엇보다 하나님과 자주 대화를 나누는 습관을 기르시고, 님께서는 할 수 있는 한 하나님을 잊어버리지 않도록 하세요. 병약한 가운데 하나님을 경배하시고, 마치 희생제물을 드리듯이 시시때때로 하나님께 님의 병약함을 아뢰세요. 가장 심각한 고통이 찾아왔을 때에는, 마치 어린 아이가 사랑하는 아버지에게 말하듯이, 겸손하고 다정하게 하나님께 구하세요. 하나님의 거룩하신 뜻을 순순히 따르고 하나님의 은혜로운 도우심을 내려달라고 요청하세요. 비록 보잘것없고 연약하지만, 님께서 이렇게 할 수 있도록 저도 도와드리겠습니다.
- 로렌스 형제 (Brother Lawrence of the Resurrection: c. 1614-1691), 《하나님 임재 연습》, The Practice of the Presence of God. (Eleven &Thirteen Letter)
남의 고난에 대해 말하기는 쉽다. 거기에 어떤 의미가 있고 그 고통을 통해 단련하실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적합한? 가르침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나의 고통일 때 양상은 많이 달라진다. 또한 내가 많이 사랑하는 사람일 때도 그 의미는 사뭇 달라진다. 고통의 자리를 외면하거나 떠날 수 없고 함꼐 무너지더라도 그 고통에 동참하기를 선택하게 된다.
로렌스 형제는 고통 중에 있던 이를 서신을 통해 위로하고 또 세워가며 도전도 준다.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잊지 않는다. 그것은 함께 하며 돕겠다는 약속이다. 하나님은 세상 가운데 고통을 두셔서 그 사람을 새롭게 하기도 하시지만, 고통을 두셔서 사랑할 시간을 마련하기도 하신다. 사실 고통은 일상에서 떠나지 않는 문제이고, 언제까지인지 가늠할 수 없는 고통은 사람을 지치게 한다. 그래서 '오랜 병에 효자없다'는 속담도 있다. 그렇지만 외로이 고통 중에 있는 이에게 더 필요한 말은 오늘 함께 하며 그 자리를 지켜주겠다는 것이 아닐까? / 작은소리찾기 박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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