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창의 <십자가를 지고>
운보 김기창 화백은 조선의 예수님을 그려냈다. 십자가의 피가 이 촌박한 땅에 뿌려지기 원하는 마음으로 이 땅(한국)의 예수님을 그려낸 듯하다.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우리 나라의 사회 문화적 상황 속에서 이해하고 제시하려는 시도이다. <십자가를 지고>에서는 예수님이 화폭 중앙이 아니라 가장자리에 위치하고 있다. 대신 화폭의 중앙과 오른쪽은 이 땅의 민초들에게, 그것도 여성들에게 할애되어 있다. (서양의 십자가 그림과 비교하면 이러한 차이가 분명히 나타난다.) 마치 예수님의 십자가는 이 땅의 약자를 위한 복음(복된 소식)이었다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주님, 이 땅, 조선을 굽어 살피소서!
가장 미련한 자가 중심이 되는 세상이 되게하소서
비탈길 따라 하늘로 올라간 예수님처럼
이 땅도 스올에서 일어나 주님따라 올라가게 하소서!
/ 이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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