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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묵상

사실을 사실대로 합시다 (김교신)

모 연석에서 타교 신자인 청년 문학사가 권주하여 말하되, “우리는 술을 술로 마시지 않고 반야탕이라 변칭(變稱)하여 마신다. 너희 기독 신자가 만일 계명에 주저하는 바가 있거든 우리를 모방하여 술의 명칭을 변경함이 양책(좋은 계책)이 아니냐고 말했습니다. … 술을 마시면 불가한 줄로 알았던 것이 반야탕이라 변칭하면 양심의 가책 없이 마실 수 있는 겁니까? … 술은 술이라하고 물은 물이라 합시다. 종교 신자가 되기 전에 정직한 학도가 되고 충실한 시민이 됩시다 사실을 사실대로 합시다.”

- 김교신 지음 (1901-1945), KIATS 엮음,《김교신》(서울: 홍성사), 35-7.



김교신 선생은 종교인(신앙인)이 종교 이전에 충실한 시민이 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술을 변칭하여 물이라고 하는 것은 욕심 때문에 자기를 속이는 것이요 사실을 거짓으로 바꿈으로 하나님에게 득죄하는 것임을 말하고 있다. 물론 이 글을 요즘 우리의 아픔에 적용하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겠지만, 김교신 선생의 '충실한 시민' '사실을 사실대로'라는 개탄이 지금 이 시대의 독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같다. 

마치,

"뭐가 그리 두렵소뭐가 그리 두려워서 공무원들과 언론은 아이들을 구할 수 있는 그 '골든 타임'에 한 명의 잠수부도 보내지 않고 "오백여 명의 잠수부가 투입되고, 수십여 척의 선박이 구조에 동참하고 있다"고 거짓을 말하였소. 대통령이 그리 두렵고, '데스크'가 그리 두려워서 사실을 사실대로 말하지 못하였소? 나는 사실 두렵소간교하고 눈치 빠른 언론은 정부의 지침대로 북풍과 경제풍으로 이 조문 분위기를 덮으려고 할 것이고, 불쌍한 서민들은 다시 바쁜 일상의 궤도에 지쳐, 이 '만행'을 잊을까 두렵소. 그러면 그들은 늘 그래왔던 것처럼 몇 명의 '희생양'(해양경찰, 구원파, 선장 등 선박직 직원들)의 핏 값으로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대낮에 대로를 활보할 것이기에사실이 다 가려지기에  나는 정말 두렵소!!" / 이경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