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광과 편견이 이성(理性)의 이라는 이름으로 행세하면서 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이성과 신앙을 결합시킴으로서, 이러한 시류에 최선을 다해서 대항하는 것이다.
존 웨슬리 (John Wesley: 1703-91), “조셉 벤슨(Joseph Benson)에게 보낸 편지,” 1770.
지금 우리 앞에는 지난 두 세기를 돌아보고 정리하는 일이 큰 숙제처럼 놓여 있다. 지난 두 세기는 흔히 “이성의 시대”라고 불린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이 시대는 인간의 광기, 편견, 충동, 탐욕 등이 그 어느 때보다 적나라하게 분출된 시기이기도 하다. 이런 와중에서 인류는 이전엔 생각할 수조차 없었던 규모의 폭력, 학살, 전쟁들을 겪었고, 분열, 차별, 억압 속에 큰 상처를 입었다. 이런 일들을 떠올리고 보니, “열광과 편견이 이성의 이름으로 행세하면서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는 웨슬리의 말은, 비록 그가 18세기 말에 한 것이지만, 마치 19 세기와 20세기에 대한 진단처럼 들린다.
그렇다면, 이성의 바른 위치와 올바른 역할은 어떤 것일까? 이에 대한 웨슬리의 생각은 어떠했을까? 웨슬리의 주장이 이 복잡한 문제에 관한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주장 속엔 우리가 귀담아 들어야 할 값진 그 무엇이 있어 보인다. 그는 이성은 우리가 판단하고, 이해하고, 논리적 사유를 전개하게 하는 우리 영혼의 중요한 기능으로 보았다. 또한 그는 이 이성은 신앙과 잘 결합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성과 신앙의 조화 속에서 신앙도 이성도 올바른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가진 욕망, 감정, 충동 등을 점검하고 정화하는 것은 신앙 생활의 중요한 덕목이다. 이러한 자기 정화 속에서 인간의 영혼은 그 원래의 질서를 회복하게 되고, 여기서 이성은 감정과 욕망과 충동의 지배를 벗어나서 오히려 그런 것들을 제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 새결새김 남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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