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phany
- the blessing of the waters
성수(聖水)에 파리가 빠지면 성수가 더렵혀진다고 생각하는 건
불신앙이다.
성수에 파리가 빠지면
파리가 성화(聖化)된다.
거룩한 파리가 된다.
그 물에 빠지면
모든 것이 거룩해진다.
만물이 성물(聖物)이 되며
만인이 성도(聖徒)가 된다.
그리스도께서 오셨기 때문이다.
거룩하신 하느님의 아들이 오셔서
요단 강, 죽음의 강 물에 당신의 몸을 담그셨기에
이제 세상에
거룩하지 않은 물은 없다.
성수는 도도히 흘러
하느님의 집에서는
세례수가 되고
사람의 집에서는
세숫물이 된다.
그 물로 깨끗이 씻어
환히 빛나는 얼굴.
그 얼굴이 사람의 얼굴이다.
하느님의 얼굴 같은
사람의 얼굴.
/ 이종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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