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므로 십자가는 피할 수 없다. 모든 곳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가 어디에 가든, 우리가 짊어지기 때문에 십자가로부터 벗어날 수 없으며, 십자가는 우리와 함께 한다. 어디로 향하든지, 위든, 아래이든, 안에서든, 밖에서든, 당신은 십자가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토마스 아 켐피스(Thomas à Kempis: c. 1380–1471), 《그리스도를 본받아》 12장. 십자가의 왕도.
어김없이 사순절이 돌아왔다.
종교적 절기로 지나치기엔
삶의 주변에 흩어져있는 고통들이 다시금
십자가를 가리킨다.
신학공부 입문을 함께 한 동료 목사님의 사모님이,
아직 험한 세상을 경험하지도 못한 세 아들을
남겨두고 주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지난 3여 년의 투병 생활은
천국과 지옥이 공존하는 시간이었으리라.
그 과정을 먼발치에서만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가까이서 바라보기엔 두려웠고,
가슴이 너무 아팠다.
십자가를 바라보기가 부담스럽다.
내 삶이 편안해졌다는 신호일 터,
편안한 순간 또한 잠시라는 사실을
영성가는 다시 확인시켜준다.
십자가를 직시하지 않으면
십자가는 두려움으로 남게 된다.
십자가를 직면하여 끌어안고
받아들이게 될 때,
우리는 비로소 삶의 진실한 면들을
받아들이게 될 지 모른다.
편안과 안락이 축복이라 여기는
영적인 탐닉으로부터 벗어나
삶에 이미 충만한 십자가를
인지하고 끌어 안을 수 있게 될지 모른다,
십자가를 바라본다면.
십자가는 어디에서든 발견된다. / 구름 위 햇살 이주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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