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폭력은 강력하며 공정한 무기이다. 그것은 상처 입지 않게 베고 이를 사용하는 사람을 고결하게 만드는 역사상 유일한 무기이다. 치유의 칼이다. 정의를 요구하는 흑인들의 함성에 대한 실질적이고 도덕적인 답변인 비폭력 직접 행동은 전쟁에서 지지 않고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해 냈으며, 그럼으로써 1963년에 일어난 흑인혁명의 승리 전략이 되었다.
- 마틴 루터 킹 주니어 (Martin Luther King. Jr.: 1929-1968),
《왜 우리는 기다릴 수 없는가》(서울: 간디서원, 2002), 34.
March on Washington for Jobs and Freedom (Photo from Wikipedia)
1963년은 에이브라함 링컨(Abraham Lincoln)이 "노예해방선언"이라는 문서에 서명을 한 지 100년 째가 되는 해였다. 그러나 미국의 흑인들은 여전히 인종 차별 가운데서 비참하게 생활하고 있었다. 전국에서 노예 해방 1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번드르르하게 진행되고 있을 때, 흑인들은 "우리는 정말로 해방되기는 한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마틴 루터 킹과 함께 그들은 약 1천여 개의 도시에서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 정의와 평등을 외치며 행진하였다. 특히 킹 목사는 1963년 봄, 당시 인종 차별이 가장 심한 도시이자, 경찰의 폭력적인 진압으로 인해 가장 위험한 곳이었던 앨러배마 주의 버밍엄에서 인권운동 행진을 이끌었다. 나아가 그해 8월 28일에는 "일자리와 자유를 위한 워싱턴 행진"을 조직하고, 그곳에서 "나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라고 알려진 명연설을 남겼다. 이러한 일련의 비폭력 운동은 이듬해 민권법 개정안(Civil Rights Act of 1964)의 통과를 이끌어 냈다.
마틴 루터 킹의 《왜 우리는 기다릴 수 없는가》(Why We Can't Wait)는 1963년에 일어난 흑인 인권 운동을 돌아보며 혁명의 정당성과 경과를 설명하는 책이다. 이 책에서 킹은 1963년 흑인 혁명의 승리 전략으로 비폭력을 꼽는다. 그에 의하면 비폭력은 "상처를 입지 않게 베는" "강력하며 공정한 무기이다." 그는 1963년은 흑인 혁명을 향한 정당한 이유와 많은 힘들이 결집된 때였지만, 비폭력이라는 철학과 방법이 없었다면 대규모 무혈 혁명을 이끌어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지금 2016년,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과연 이 나라가 국가의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민주 국가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리고 1963년의 워싱턴 행진 때와 같은 (어쩌면 그보다 많은) 사람들이 광장에 모여 민주 국가의 회복을 위해 행진하고 있다. 서민들의 고혈과 같은 세금으로 소수의 특권층들이 부를 누리는 사회를 바로잡자고 외치고 있다. 정의와 원칙이 비웃음을 당하고 불의와 반칙이 거만하게 웃는 세상을 치료하자고 손을 들고 있다. 이것은 혁명이다. 정치적 혁명보다 더 근원적인 가치의 혁명이다. 이 혁명의 철학과 방법은 마틴 루터 킹의 말처럼 비폭력이 되어야 한다. 우리가 진정 주의하고 거부해야 할 세력은 '국정을 농단하는 악한 영'이라기보다는 의로운 행진에 나선 그리스도인들로 하여금, 시민들로 하여금 인간의 가치를 부정하는 폭력에 휘말리게 하려는 '폭력의 영'이다. 주님의 가르침을 기억하자. "온유한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땅을 기업으로 받을 것임이요."(마태복음 5:8)/ 바람연필 권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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