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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묵상

깊이깊이 뉘우치며 간구한 아빠 (김교신)

1932년 3월 31일 목요일.

…… 젖먹이 정옥(正玉)의 기침병이 점점 심하여 적십자의원에서 진찰을 받았으나 별 효과 없다. 나 자신의 신앙인답지 않은 생활을 깊이깊이 뉘우치다.


1932년 4월 1일 금요일.

…… 젖먹이의 병의 원인은 나의 영적 나태함에 있는 듯하여, 그 병이 심할수록 깊이 반성하지 않을 수 없다.

- 김교신 지음,《김교신일보》(서울: 홍성사, 2016), 46-47.


김교신 선생은 당시 소사역 앞의 감리교회(지금의 부천제일교회)에서 부흥회를 인도하던 중인 1932년 1월 30일 넷째 딸을 얻었다. 당시 그는 그 기쁨을 그날 일기에 이렇게 기록하였다. "태모(胎母)가 염려되어 7시 반 차로 소사를 출발하여 집에 오니, 오전 5시 20분경에 일녀(一女)를 더하니, 이것으로 제4녀가 생겼다. 이제는 4부 합창이 가능하구나." 


그런데 태어난 지 두 달밖에 되지 않은 어린 딸이 심하게 아프게 된 것이다. 당시의 신식 의료기관인 적십자의원에도 가보았지만 차도가 없었다. 작고 연약한 갓난아기가 심하게 기침을 하며 고생하는 것을 보는 부모 마음은 얼마나 아팠을까? 그렇지만 그가 아버지로서 해 줄 수 있는 것이 더 이상 별로 없었다. 그렇게 무력하고 고통스러운 순간에 그는 자신을 돌아보았다. 혹시 자신의 영적 나태함으로 인해 아이가 아픈 것은 아닌지 돌아 보며 깊이 뉘우쳤다.


성경에는 다윗과 밧세바의 죄악으로 인해 그들의 첫 아이가 앓다가 태어난 지 일주일 만에 죽은 이야기가 있다(삼하 12장). 하지만 하나님께서 다시는 부모의 죄로 자녀를 징벌하지 않으시겠다는 말씀도 기록되어 있다(겔18:1-4). 그러므로 아이들의 질병의 원인을 부모들의 죄로 돌리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렇지만 그 때에 김교신 선생이 자신의 영적 나태함을 반성한 것은 무력한 부모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선택이었다는 점에서 충분히 이해가 된다. 그는 사람의 힘으로는 어쩌지 못하는 상황에서, 주님 앞에 자신을 겸손히 낮추며 도우심을 구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는 며칠 뒤인 1932년 4월 3일 일기에 다음과 같이 쓴다. "정옥의 기침병이 조금 차도가 있어 안심." 이 추운 겨울, 가족의 질병으로 고통 가운데 있는 이들에게도 김교신 선생에게 임한 주님의 은총이 있기를 두 손 모아 기도. / 바람연필 권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