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안토니우스의 생애
아타나시우스 지음, 전경미 옮김 | KIATS | 2019
4-5세기 무렵 이집트 사막에 살았던 사막의 수도자들은 고대 기독교의 대표적인 기도의 사람들이다. 그 중에서도 성 안토니우스(Antonius: 251-356)는 사막 수도자들의 효시가 되는 인물로, 이후 아우구스티누스를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의 회심과 삶에 깊은 영향을 끼친 영적 거장이다. 그는 젊은 시절 교회에서 “네가 온전하고자 할진대 가서 네 소유를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라 그리하면 하늘에서 보화가 네게 있으리라 그리고 와서 나를 따르라”(마태복음 19:21)는 말씀을 듣고, 그대로 순종하여 자신의 재산을 정리하고 평생 기도하는 삶을 살았다. 그는 단순한 믿음을 가졌고, 머릿속으로 계산하지 않고 단순하게 순종했으며, 기도와 금욕의 단순한 삶을 살았다.
이 책 《성 안토니우스의 생애》는 그러한 안토니우스의 생애를 이야기한 전기로서 알렉산드리아의 주교 아타나시우스(Athanasius of Alexandria: 296-393)에 의해 저술되었다. 아타나시우스가 묘사하는 안토니우스는 자신과의 싸움은 물론 악한 영들과의 영적 전투에서 승리한 영웅이자, 아리우스주의자들에 맞서서 교회를 지키는 수호자였다. 그리고 이러한 승리의 비결은 무엇보다 그가 기도와 금욕의 삶을 통해서 점점 하나님의 사람으로 변화되고 세워져갔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이 책은 일종의 성인전(hagiography)이기 때문에 객관적인 사실을 전달하는 것보다 이 책의 주인공인 안토니우스가 얼마나 거룩한 사람인지를 전달하는 데에 그 초점이 있다. 그래서 이 책에 기록된 일화들, 또는 그가 행한 기적들이 모두 사실인지 아닌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 만큼 안토니는 거룩한 기도의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책을 읽을 때에는 사건 하나하나의 진실성을 따지기보다는 안토니우스가 얼마나 진실하게 하나님을 추구했는지, 얼마나 단순한 믿음을 갖고 실천하는 삶을 살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좋다.
이 책은 이야기들로 엮어져 있어서 읽기도 쉽고, 영적 삶에 대한 교훈과 지혜 외에도 재미도 얻을 수 있다. 특히 안토니가 악한 영들과 싸우거나 놀라운 기적을 행하는 부분들은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할 정도로 흥미롭다. 그래서 그의 이야기는 오랜 세월에 걸쳐 많은 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해왔고, 그림이나 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으로 재구성되어왔다. 또한, 그동안 기존의 한국어 번역본에 아쉬운 점들이 많았는데, 이번에 새롭게 좋은 번역본이 나왔으니, 이 책을 한 번도 읽어 보지 못한 독자들은 물론, 이전에 읽어본 독자들도 새롭게 일독하면 좋겠다. / 바람연필 권혁일
《말씀의 샘에서 솟아나는 기도2》(영락교회)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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