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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묵상

메멘토 모리 (그리스도를 본받아)

곧 죽음을 목전에 두고 있는 사람처럼 

행동하고 생각하라. 

부끄럽지 않게 살았다면

죽음이 두렵지 않을 것이다.  

죽음으로부터 도망치려 하지 말고

죄로부터 도망쳐라. 


- 토마스 아 켐피스(Thomas à Kempis: c. 1380–1471), 

《그리스도를 본받아》, book.1, ch.23.


영성가들은 언제나 우리에게 "죽음을 기억하라"(memento mori)고 말한다. 


죽음을 기억(re-member)한다는 것은, 

보기 싫어 멀리 내쫓아버린 죽음을 

다시(re) 나의, 내 삶의 일부(member)로 받아들여 

자주 들여다보며 생각한다는 것일 것이다. 


죽음에 대해 자주 생각해보는 것은 건강하지 못한, 병적인 태도가 아닐까? 

토마스 수사는, 그 반대가 진실이라고 말한다. 


죽음 생각이 싫은 것은, 

죽음이 그저 두렵기 때문이고, 

죽음이 그저 두려운 것은 

죄와 싸우는 삶 ― 경건한 삶, 영적인 삶 ― 을 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죽음 기억하기'는, 

어떻게든 죽음을 망각하게 만들어

사람을 아무 생각없는 '소비자'로 살다 죽게 만들어 버리려는 

현대사회 ― 세상! ― 음모와 술책에 맞서는

반문화적(counter-cultural) 라이프스타일이요, 영성이다. 


/ 산처럼

Caravaggio(1573-1610), 'San Gerolamo' (Saint Jer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