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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묵상

세 가지 상처 (노리치의 줄리안)

나는 사는 동안 세 가지 상처를 받기를 간절히 원했습니다. 참된 통회라는 상처, 깊은 동정이라는 상처, 그리고 하나님 향한 갈망이라는 상처. 


노리치의 줄리안(Julian of Norwich: ca.1342 – ca.1416),

《하나님 사랑의 계시 Showings》, LT, ch. 2.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열여섯 가지 계시'를 체험하고서 평생을 잉글랜드 노리치의 한 교회 부속건물에서 은수자(anchoress)로 살았던 여인 줄리안. 그녀가 1373년 '계시'(showings)를 보기 전에 늘 하나님께 구했던 것이 있었다. 바로 "세 가지 상처"를 지니고 살게 해달라는 기도였다. '통회'(contrition)라는 상처, '동정'(compassion)이라는 상처, (하나님을 향한) '갈망'(yearning)이라는 상처. 


왜 통회와 동정과 갈망이 '상처'일까? 

아마 그것들은 모두 '아픈' 것들이기 때문이리라. 그렇다. 그것들은 모두 '마음 아픔'과 관계된 것들이다. '통회'란 자기 죄에 대해 마음 아파하는 것이며, '동정'(com-passion)이란 다른 이의 고통(passion)에 대해 같이(com) 마음 아파하는 것이며, (영적) '갈망'이란 하나님을 마음 아프도록 그리워하는 것이다. 


후에 줄리안은 그 세 가지―통회, 동정, 갈망―를 "약"이라고 부른다. "통회는 우리를 정결한(clean) 사람으로, 동정은 우리를 준비된(ready) 사람으로, 갈망은 우리를 존귀한(worthy) 사람으로 만들어준다……. 이 세 가지는 죄인인 우리를 치료해주는 약들이다."


그렇다. 정말 그렇다. 그 '상처'들이 바로 '약'이다. 

통회하며, 동정하며, 갈망하며 우리 마음이 아파야 비로소 우리 마음이 낫는다. 내 죄 때문에, 타인의 고통 때문에, 하나님이 너무 보고 싶어서, 우리 마음이 아플 때, 우리 마음이 찢어질 때, 비로소 우리 마음이 낫기 시작한다. 병들었던 우리 영혼이 치유되기 시작한다. 


나는 지금 아픈가? 

하나님이 주시는 아픔을 지니고 있는가? 


그렇다면, 그 아픔이 우리를 살릴 것이다. / 산처럼


 al shal be wel

 and al shal be wel

 and al manner of thyng shal be wele

 - The Shewings, LT, 3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