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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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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된 긍휼을 품은 사람은 (히포의 아우구스티누스) 하지만 형제애에서 우러나는 긍휼을 품은 이는 그 슬픔의 원인이 존재하지 않기를 바랄 것입니다. - 히포의 아우구스티누스(Augustinus of Hippo: 354-430) 《고백록》, Book III, ii (3) 카르타고(Carthage)에서 유학하던 젊은 시절, 아우구스티누스는 극장에서 비극을 즐겨 보았다. 그것은 그가 비극 관람을 통해 얻는 '카타르시스(catharsis)' 그 자체를 즐겼기 때문이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사람들이 자신은 슬픈 일을 당하기를 원하지 않으면서도, 다른 이들의 불행을 보는 것을 즐기고, 그들을 불쌍히 여기기 좋아하는 것은 참된 긍휼(misericordia)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가 생각하는 참된 긍휼은 불쌍한 사람과 함께 슬퍼하는 것에서 나아가 그 슬픔의 원인이 사라지기..
분배는 자선이 아니라 정의를 행하는 것 (그레고리우스 1세) 우리가 궁핍한 이들을 보살펴 그들에게 필요한 것을 줄 때에, 우리가 주는 것은 우리 자신의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정당하게 속한 것이다. - 그레고리우스 1세(Gregorius I: 540-604), 《목회 규칙(Regula Pastoralis)》, III. 21. 언젠가 사석에서 대화를 나누다가 어느 분이 "부자들의 것을 빼앗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눠주는 것"으로는 경제적 불평등의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마음에 걸렸던 부분은 "부자들의 것을 빼앗아" 가난 한 이들에게 준다는 표현이었다. 고소득자에게 세금을 많이 걷어서 가난한 이들에게 필요한 것을 공급하는 것은 정말 "부자들의 소유를 빼앗는" 것일까? 수도자 출신으로서 교황으로 지명된 첫 번째 인물이었..
일상은 하늘에 닿아있는 일 (디트리히 본회퍼) 다른 사람들을 돕는 일상에서 사랑과 자비의 일을 무시하지 않는 사람만이 하나님의 사랑과 자비의 말씀을 기쁘고도 믿을 만하게 선포할 수 있다. - 디트리히 본회퍼(Dietrich Bonhoeffer, 1906-1945), 정지련, 손규태 옮김, 《신도의 공동생활》 (Gemeinsames Leben), (서울: 대한기독교서회), 104. 깨닫고 느끼고 새롭게 배우게 된 것이 바로 나 자신인 줄 착각할 때가 많다. 기독교를 전하며 복음을 다른 이에게 소개한다고 해서 그 일이 내가 그 복음 안에서 살고 있다라는 것을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니다.기독교 고전의 명문을 소개하는 일 역시 마찬가지다. 교회 강단에서 성경을 풀어 설명하는 목회자들 역시좋은 신학 지식을 갖추고 감동을 불러 일으키는 설교문을 생각해 내는 것을..
이성적인 사색보다는 경험적인 언어로서의 '기도' 사부교부 마카리우스는 '우리는 어떻게 기도해야 합니까?'라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많은 말을 할 필요가 없다. 단지 그대의 두 손을 펴고서 '주님, 당신이 잘 알고 계시오니 당신의 뜻대로 자비를 베푸소서'라고 하라. 만일 갈등이 더 치열해지면, '주님, 도와 주소서'라고 하라. 주님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잘 알고 계시며, 우리에게 자비를 베푸실 것이다"라고 대답했다. - The Sayings of the Desert Father: The Alphabetic Collection, trans. Benedicta Ward. 131.의 글을 제 16장 638에서 재인용.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모든 몸 짓은 '영스러운 것'이다. 이 영은 가둘 수 없다. 제한 할 수 없다. 흐르는대로 움직이게 해야한다.기도만큼..
베네딕트의 규칙서 (Rule of St. Benedict) 블로그를 시작하며 7월의 추천 고전으로《베네딕트의 규칙서 Regula Sancti Benedicti》 를 선정하였다. 6세기 초 이탈리아의 수도승 누르시아의 베네딕트(Benedict of Nursia)에 의해서 쓰여진 이 작품은 현재까지 기독교 수도원운동에 있어서 기준이 되는 가장 권위 있는 텍스트로 여겨져 오고 있다. 오늘날 교회 안팎에서 '공동체'라는 말을 자주 들을 수 있지만, 사실은 물질주의와 개인주의의 영향으로 인해 많은 기독 교회들이 분열과 분쟁을 거듭하고 있으며 참된 공동체성을 상실해가고 있다. 그러므로 과거 그리스도의 참된 제자가 되기를 원하는 열망으로 공동체 생활을 택한 수도자들의 규칙서가 오늘날 한국 교회에도 여전히 유효한 통찰과 지혜를 주고 있다고 믿는다. 최근에 새롭게 출간된 한국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