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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레의 스승 안창호

독립운동가로서의 안창호 선생의 삶과 사상을 다룬 책은 많지만, 기독교인으로서의 그의 면모를 조명하는 글은 별로 없다. 그런데 최근 20세기 초 한국의 기독교 지도자로서의 안창호를 보여주는 책을 두 권 발견하고서 반가움에 소개한다. 


먼저 2012년 2월 규장에서 출간된 《안창호 : 사명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 사람》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규장 신앙 위인 북스' 시리즈의 하나로 도산의 삶을 동화식으로 엮은 전기이다.  


다음으로 한국고등신학연구원(KIATS)에서 작년 말《겨레의 스승 안창호》라는 제목으로 그의 작품과 일화를 한글과 영어로 한 권에 묶어 내놓았다. '한국기독교지도자 작품선집' 시리즈의 열두 번 째인 이 책은 기존에 전해지는 도산 안창호와 관련된 많은 자료들 중에서 기독교인으로서의 그의 면모를 볼 수 있는 글들을 추려 담고 있다. 그 중 한 구절을 인용해보면, 도산은 1936년 10월 4일 평양의 남산현교회에서 다음과 같이 연설하고 있다.


"우리 기독교인이 민중의 선각자가 되어서, 먼저 실천적 사랑의 생활을 하므로 모든 방면에 나아가고, 또한 새로워져서 이 강산에 천국을 세우도록 용진해 나아갑시다." (22쪽)


이 글에서 볼 수 있듯이 민족지도자 안창호와 기독교인 안창호를 칼로 자르듯이 따로 분리해서 생각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교회 또는 신앙에 관해서만 이야기하고 있는 글을 읽을 것으로 기대하고 이 책을 본다면 크게 실망할 것이다. 오히려 도산에게서 신앙과 실천(삶)은 분리되지 않고 하나였다. 이 책의 5부에는 다음과 같은 일화가 담겨있다. 안창호가 평양에 있을 때에 그와 함께 교회를 부흥시키고자 했던 선교사 마포삼열 (Samuel A. Moffett) 목사가 그에게 교회 일을 함께 할 것을 제의하며 경제적 지원을 약속했다. 그러나 안창호는 이렇게 말하며 그 제안을 단번에 거절했다고 한다. 


"교회 일이라는 것이 혼자 만들어서 하면 안 됩니까? 꼭 목사님과 같이 해야 합니까? 저는 이미 내용과 실천으로 하고 있지 않습니까? 내가 하나님의 일을 하는 것은 저의 일인데, 누구한테 무슨 돈을 받는다는 말입니까?" (196쪽)


곧,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그 내용과 실천에 있어서 바로 하나님의 일이라는 의미다. 그러므로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서 기독교 신앙과 사회적인 실천을 통합한 도산의 성숙한 면모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제2부 동포에게 고함, 제3부 청년과 민족에서는 시대와 장소를 초월해 오늘날의 한국인들과 청년들에게 고하는 민족의 선각자의 목소리도 생생하게 들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글본과 영어본이 한 권에 묶여져 나온 것은 해외에 있는 동포들과 한인 2세들에게 도산 안창호의 삶과 사상을 알리는 데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굳이 두 가지 언어를 필요로 하지 않는 국내에 있는 독자들에게는 1만8천원이라는 책값이 조금 부담스럽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 바람연필





안창호

저자
오병학 지음
출판사
규장문화사(규장) | 2012-02-20 출간
카테고리
종교
책소개
일제의 침략에서 민족의 자주와 독립을 쟁취하기 위하여 60 평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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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호

저자
안창호, KIATS (엮음) 지음
출판사
KIATS | 2012-11-19 출간
카테고리
종교
책소개
도산 안창호의 연설, 설교, 일기, 서한 등 관련 자료들은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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