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높으신 주님, 영광스러우신 하나님,
제 마음의 어둠을 밝혀 주시옵소서.
그리고 주님,
저에게 바른 믿음과, 확실한 소망과, 완전한 사랑과,
감각과 지식을 주시옵소서.
그래서 제가 주님의 거룩하고 참된 명령을 수행할 수 있게 하소서.
- 아씨시의 프란치스코 (Francis of Assisi, 1182-1226),
"The Prayer Before the Crucifix" (십자가상 앞에서의 기도)
청년 프란치스코는 원래 세상에서 명성 있는 기사와 귀족이 되기를 원했다. 그러나 전쟁과 질병, 그리고 신비 체험 등을 통해서 회심을 경험한다. 이후에 그는 성 다미아노 교회의 십자가 앞에서 기도하다가 십자가 위의 예수께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는 것을 듣는다.
"프란치스코야, 가서 내 집을 재건하거라. 네가 보듯이 그것은 거의 다 무너져가고 있다."
이 말씀을 듣던 당시 프란치스코는 그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건축재료를 들고와서 자신이 기도하고 있던 성 다미아노 교회를 보수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이후에 그는 그 명령이 건물로서의 교회가 아니라 당시 쇠퇴해가던 그리스도의 몸으로서의 교회를 말하는 것임을 알고, 프란치스코회를 설립하고 주님의 교회를 재건하는 데에 평생을 바쳤다.
위에 인용한 기도문은 프란치스코가 자신이 받은 명령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수행해야하는지 알 수 있도록 주님께서 분별력(discerning heart)을 주시도록 구한 기도인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사명(소명)뿐만이 아니라 그것을 이루기 위한 분별력도, 힘과 지혜도 모두 주님으로부터 받아야 한다. 분별력이 필요할 때마다, 힘과 지혜가 필요할 때마다 이 기도문을 가지고 진실하게 기도한다면 주님께서 프란치스코에게 주셨던 것과 같은 은총을 오늘날 우리에게도 주시지 않을까? / 바람연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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