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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묵상

뾰족집이 교회란 말입니까? (조지 폭스)

오람에 있는 뾰족집(a steeple-house)에 갔을 때에, 얼마 있자 한 신앙고백자가 와서는 내 가슴을 밀치면서 교회에서 나가라고 명령했다. "쯧쯧 가엾은 사람같으니라고! 뾰족집이 교회란 말이요? 교회란 하나님께서 자신의 피를 주고 사신 사람들을 말하는 것이지 건물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조지 폭스(George Fox 1624-1691), The Journal, chapter 5. One Man May Shake the Country for Ten Miles (1651-52)년의 글 중에서

 

한 목사님의 설교집에 있는 '지금의 교회는 하나님의 무덤'이라는 표현을 보고 갑자기 마음이 울컥합니다. 하나님이 일하시지 않는 교회,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전혀 하나님의 뜻을 이루지 못하고 능력도 권세도 없는 무기력하고 무능력한 성도들……. 어쩌면 인정하기 싫어도 지금 우리가 처한 교회의 현실이 이런 무기력함과 무능력함으로 표현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전혀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회적 현실, 비인간적인 사건들의 연속, 그리고 그러한 세계에서 교회는 전혀, 아무런 저항도, 선포도, 예언도 없이, 그저 그들 자신들만의 은혜와, 축복과, 성공만을 외치는 마비된 장소가 되어 버린 것 같기 때문입니다. 

 

조지 폭스는 성직자들이 설교하고 그것을 위해 사람들이 모인 장소를 교회라고 부르지 않고 뾰족집이라고 불렀습니다. 마치 바벨탑틀 쌓는 자들처럼 자기 자신들이 하늘에 다달아 보고자 모인 사람들이 모인 그런 장소 말입니다. 그런데 폭스는 그 뾰족집을 찾아다니며 피하지 않고 성직자들을 향해, 그 곳에 모인 사람들을 향해 그들에게 구원을 가져다 줄 빛과 하나님의 은혜로 향하도록 가르칩니다. 때로는 사도바울처럼 모욕을 당해 매를 맞거나 감옥에 갇히기도 하지만 몇몇의 마음이 죽지 않은 사람들은 그의 목소리를 듣고 깨닫기도, 회개하기도, 두려워하기도 합니다. 

 

"한 사람이 온 나라를 흔들 수 있다!"

 

갑자기 이 글이 쓰인 Chapter의 제목이 눈에 들어옵니다.

폭스는 뾰족집에 가서 말씀을 전하면서 자신이 온 나라를 흔들 수 있다고 생각했을까? 온 나라는 그의 말처럼 흔들렸는가? 그리고 지금도, 2013년의 우리가 사는 세상도 한 사람의 믿음이, 열정이, 헌신이 온 나라를 뒤흔들수 있을까?

 

적어도 그런 열망을 가진 사람들이 이곳 저곳에서 많이 일어났으면 하는 소망을 품어 봅니다. 

/ 소리벼리 정승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