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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묵상

사막의 열매 4 : 평화와 기쁨 (컬른의 브루노/정호승)


실제로 강한 의지를 가진 사람들은 이곳[사막]에서 자기 자신에게로 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원하는 만큼 그곳에 거할 수 있을 것입니다. 덕의 씨앗들을 부지런히 재배하고 낙원의 열매들을 기쁨으로 먹으면서 말입니다이곳에서 우리는 눈(eye)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 눈은 신성하신 신랑을 명료하게 바라 봄으로써 그로 하여금 사랑으로 상처입게 한 그 눈입니다. 그리고 그 눈은 맑아서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을 볼 수 있게 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바쁜 여가를 보낼 수 있으며, 조용한 활동 속에서 쉼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전투의 고생스러움으로 인해, 하나님의 운동 선수들에게는 간절히 기다리던 보상이 주어집니다. 그 보상은 세상이 무시하는 평화와 성령 안에서의 기쁨입니다.


른(쾰른)의 브루노(Bruno of Cologne, c. 1030 - 1101), Ep 2.2; Sch 88:82-85.


컬른의 브루노는 불모의 땅 사막, 어떤 위로도 자라지 않을 것 같은 메마른 곳에 역설적인 평화와 기쁨이 있다고 말한다. 그것은 경쟁과 다툼과 분주함을 통해 자아를 확장하고 욕구를 채우려는 "세상이 무시하는 평화"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도시의 현란한 유흥과 최신 과학기술에서 찾아내려고 하는, 그러나 결코 그러한 것들로는 대체될 수 없는, "성령 안에서의 기쁨"이다. 브루노의 시대에 이러한 평화와 기쁨이 '지리적인 사막'으로 옮겨 간 이유는, 사람들이 도시에서 '실존적인 사막'을 쫓아 내어 버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늘 현대인들도 인간적인 의지와 힘으로 도시를 개발하여 하나님께서 만들어 놓으신 도시 속의 사막을 없애려고 한다. 진정한 평화와 기쁨을 맛보기 위해서는 오로지 하나님만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자신의 사막으로 담대하게 들어가야 한다


그래서 사막에 들어가는 자, 사막에 거하는 이들은 자신의 외적 자아와 또는 악한 영과 고생스러운 전투를 하는 "그리스도의 좋은 군사"들이며(딤후2:3-4[각주:1]), 푯대를 향하여 달려가는 "하나님의 운동 선수들"(빌3:12-14[각주:2])이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사막에서의 참된 평화와 기쁨은 이렇게 고생하고 수고하는 자들에게 주어지는 보상이다. 하지만 많은 이들은 너무나 쉽게 즐거움을 누리려고 한다. 그러나 쉽게 얻은 즐거움과 평화는 아침 이슬보다도 더 빨리 사라지고 만다. 


이 글과 함께 정호승 시인의 <물 먹는 법>이라는 시를 함께 읽으면 좋을 것이다. 이 시에서 시인은 역설적으로 목마를 때에는 오히려 소금 같은 사막의 모래를 마시라고 권하고 있다. 이 시의 마지막 부분에 절벽을 깨뜨려 마시는 물은 하나님께서 사막의 바위를 깨뜨려 모세와 이스라엘 백성에게 물을 주신 사건(출17:1-8, 민20:1-13)을 연상시킨다. / 권혁일



물 먹는 법


목마을 때 오히려 사막을 마셔라

소금 같은 사막의 모래를 마셔라

목마른 낙타들이 다니는 길을 따라 걷다가

잠든 사막의 별을 마셔라

나는 오늘 사막에 떨어진 별 하나 주워

별 속에 출렁이는 바닷가

새들이 마시는 물을 마신다

새들이 알을 낳은 절벽을 깨뜨려

절벽의 물을 마신다


정호승, 《여행》(서울: 창비, 2013), 84.



  1. 3. 너는 그리스도 예수의 좋은 병사로 나와 함께 고난을 받으라 4. 병사로 복무하는 자는 자기 생활에 얽매이는 자가 하나도 없나니 이는 병사로 모집한 자를 기쁘게 하려 함이라 [본문으로]
  2. 12. 내가 이미 얻었다 함도 아니요 온전히 이루었다 함도 아니라 오직 내가 그리스도 예수께 잡힌 바 된 그것을 잡으려고 달려가노라 13. 형제들아 나는 아직 내가 잡은 줄로 여기지 아니하고 오직 한 일 즉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잡으려고 14. 푯대를 향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3)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 달려가노라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