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 줄 묵상

날마다 새로운 나 (토마스 머튼)

1964년 1월 25일. 지속적으로 스스로를 교정하고 성장해야 할 필요가 있다. 어제의 금욕생활(renunciation)은 뒤에 남겨 둔 채, 그러면서도 자신의 모든 어제들과의 연속성 안에서 말이다. ([과거의] 일에 들러 붙는 것은 자신의 과거와의 연속성을 잃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것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에 들러 붙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토마스 머튼(Thomas Merton, 1915-1968), Dancing in the Water of Life(New York: HaperSanFrancisco, 1997), 67


지금으로부터 오십여 년 전 이맘 때, 토마스 머튼은 지속적인 자기 변화와 성장의 필요성에 대하여 생각하였다. 1964년이면 그가 수도자로서, 작가로서, 사회비평가로서 이미 상당한 수준의 성장을 '이룬' 때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지속적으로 자신이 스스로 변화하고 성장해야 한다고 일기에 적고 있다.


이러한 변화와 성장을 위해서는 과거의 일들을 뒤에 남겨두고 떠나야 한다. 그것이 어떤 성취이든 실패이든, 기쁨이든 슬픔이든 간에. 그것은 어제의 나는 우리의 기억 속에서만 존재할 뿐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과거의 일에 집착하는 것은 오히려 자신의 과거와의 단절을 의미한다. '참된 의미에서의 어제의 나'는 변화하는 오늘의 나 안에 있다. 그리고 그 오늘의 나는 '관념 속에서만 존재하는 어제의 나'에 집착해서는 안 되며 날마다 새롭게 변하고 성장해 나가야 한다. 


어제 저녁 한 노인의 장례식에 다녀왔다. 장례예배 순서지에 그분의 약력이 실려 있었고, 옛날 사진들이 화면 속에서 공개되었다. 하지만 약력과 사진 속의 그는 내가 알던 그분이 아니었다. 그것은 늙음으로 인한 외모의 변화 때문이 아니었다. 어쩌면 그분은 여든이 넘어서까지 나날이 더욱 새로워지기를(日新又日新) 그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 권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