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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묵상

바람 형제가 드리는 찬양 (아씨시의 프란치스코)

“찬양 받으소서, 나의 주님, 바람 형제를 통하여,

구름 낀 공기, 고요한 공기, 그리고 모든 종류의 날씨를 통하여,

그들을 통하여 주님은 당신의 피조물들이 그 생명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십니다.”


(Praised be You, my Lord, through Brother Wind,

and through the air, cloudy and serene, and every kind of weather,

through whom You give sustenance to Your creatures.)


- 아씨시의 프란치스코의 <피조물의 찬가 (The Canticle of the Creatures)> 중에서


아씨시의 프란치스코는 <피조물의 찬가> 제6절에서 바람 형제가 주님께 드리는 찬양을 대신 전하고 있다. 날씨의 변화는 바람과 함께 온다. 찬 바람과 따뜻한 바람이 만나면 공기 속에 있던 수분들이 모여 구름이 만들어진다. 구름이 무거워지면 비나 눈이 되어 땅으로 내려온다. 그렇게 바람은 땅에 물을 공급해준다. 또 바람은 씨앗들을 여기저기 날라주어 생명이 지속될 수 있게 해준다. 바람이 일으키는 변화는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에서 생명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이다. 만약 바람이라는 현상이 없다면 이 세상에서 생명 현상도 멈추게 될 것이다.


영성생활에서도 바람은 얼마나 소중한지! 예수님은 생명의 영인 성령을 바람에 비유하셨다. “바람이 임의로 불매 네가 그 소리는 들어도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나니 성령으로 난 사람도 다 그러하니라”(요한3:8). 인간의 내면에서 생명으로 향하는 움직임을 불러일으키는 성령의 움직임도 바람과 같다. 성령의 바람이 불면 거듭남이 일어나고, 성령의 바람이 불면 성화가 일어난다. 그래서 기도는 생명의 바람이 불어오기를 기다리는 바람(longing)의 표현이다. 오늘도 우리의 몸과 마음이 바람이 전해주는 생명의 온기를 경험할 수 있기를! 그리고 누군가에게 그런 따뜻한 바람이 될 수 있기를! / 이강학